어느덧 바이크에 입문한지
날짜로는 100여 일이 지났고
주행거리는 7,000 Km를
넘어 서게 되었습니다.
직선 주로는 고속주행도
가능하고, 어지간한
곡선 주로도 5~6단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트한 코너와
헤어핀 구간은 아직도
완벽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은 내리막이
더 어렵다던데 저는
저는 오르막이 훨씬
어렵게 느껴집니다.
베테랑이들이 많이 포함된
투어의 경우에는 평균 속도가
20% 정도 빠르던데
산 길 급 코너를 타다 보면
살짝 팀에 뒤쳐지거나
어찌어찌 따라는 가지만
왠지 편안하지 않은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지난 번 강릉 투어에서
강릉으로 내려갈 때는
태기산과 대관령을 넘었고,
서울로 올라올 때에는
구룡령을 넘었는데 제 뒤에서
타시던 선배님들이 저의
커브 라이딩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코너링 라인>
코너링에서 중요한 몇 가지
사항 중 하나가 올바른 라인을
타는 것이라는 건 이미 여러 번
들어서 알고 있는데 막상
투어에서 고속으로 팀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할 여유가
없어져 실수를 하곤 합니다.
특히 가파른 코너에서는
너무 일찍 선회를 시작해서
차선의 안쪽 라인을 타게되고,
그 결과 바깥쪽으로 밀려서
배가 불러지곤 합니다.
Out-In-Out으로 타라!
태기산을 넘을 때 제 뒤에서
타시던 선배님께서
저의 라이딩 모습을 보고
코멘트 해 주신 사항입니다.
뒤에서 따라오면서 보니까
코너링에서 가끔 차선을
벗어나는데 주된 이유가
라인을 잘못 타기 때문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코너에 도달하면 우선
바깥쪽으로 붙고 선회하면서
코너의 안쪽을 향해 주행하고
다시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바깥쪽으로 붙으라는 조언입니다.
이렇게 하면 회전반경이
줄어들면서 선회 시
밖으로 밀리며 배가 불러지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속도도
유지할 수 있답니다.
여러번 자료에서 보았던
사항인데 막상 투어에서는
앞 차들을 따라가는데
급급하다 보니 놓치는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계속 연습 중입니다.
Middle-Middle-Middle로 타라!
또 따른 선배님은 가장 이상적인
코너링 라인은 주행하고
있는 차선의 한 가운데로
계속 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Out-In-Out의 방법에
좀 더 익숙해지고
체중이동, 시선처리,
바이크 조작 능력 등이
향상되면 이렇게 타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우선 1번의 방법으로
연습을 계속하다가
익숙해지면 2번의 방법도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브레이크와 스로틀 조작>
선회 시 코너에 진입하면서
브레이킹으로 속도를 줄이고
저단 기어로 변속한 다음
코너의 정점인 Apex
부근에서부터 스로틀을
감아 가속을 시켜줘야
코너링에서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라이딩을
돌이켜보면 깊은 코너에서
브레이킹을 할 때
항상 Apex 부근에서
가장 낮은 속도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Apex에서 속도가
떨어져 힘이 딸리니까
이 때 저단 기어로 바꿔
다시 가속을 시작하는데
이렇게 하니 앞 차와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ㅜㅜ
다시 선배님께 요령을
물어보니 깊은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인 다음, 필요한
기어로 변속을 해 놓고
선회하다가 출구가 보이기
시작하면 바로 스로틀을
아주 조금씩 감으면서
가속을 해보라고 합니다.
결국 코너를 빠져 나올 때
바이크를 조작하는 타이밍과
순서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이런 사항들을
연습하기 위해 혼자서
새벽 투어를 나섰습니다.
(8월 23일 일입니다.)
연습을 위해 찾은 곳은
포천에 있는 수원산입니다.
(카이저님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오후엔 태풍으로 인한
비 소식이 있어서
새벽 4시 53분에 출발합니다.
동네는 아직 캄캄한 밤이지만
새벽 공기가 신선합니다.
(이른 새벽부터 노력하는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
포천으로 가는 내내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지만
저 멀리 북쪽 하늘은
맑은 것 같아 희망을
갖고 계속 달려 갑니다.
80분 정도를 달려서
수원산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수원산은 해발 710 미터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을 넘어 가는 도로
(포천지방도 56번)에는
44개나 되는 커브가 있고
깊은 헤어핀도 네 군데나
있는 매력적인 길입니다.
여기가 SPOT A 지점으로
진입하는 입구이고,
뒤로 수원산이 보입니다.
반대로 SPOT B에서
넘어오는 길의 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A, B 지점을 왕복하며
코너링 연습을 했습니다.
고갯길 투어의 백과사전인
더할리 클럽의 카이저님의
말에 따르면 수원산 코스는
대한민국 전체 고갯길
가운데 난이도로 치면
상위 10% 정도에 속하는
어려운 코스랍니다.
(그래서 여기를 무난히
탈 수 있으면 전국 어디든
편안하게 탈 수 있답니다.)
단지 다른 길에 비해서
아직은 라이더들에게는
덜 알려진 편이라 많이
가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전거와 스포츠카
매니아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길이랍니다.
도로에 보니 스키드 마크도
많이 있고, 사고의 흔적도
벌견할 수 있었습니다.
동네 편의점 사장님께
여쭤보니 지난 달에도
사망 사고가 한 건
있었다고 합니다. ㅠㅠ
그래서인지 드리프트를
금지하는 경고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도로에는 다양한 형태의
코너들이 모여 있어서
아래와 같이 코너 형태에
따라 라인을 달리 하면서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A-B 구간을 총 10회
오가며 연습을 했는데
처음 넘을 때에는 약간
헉! 하는 느낌이 듭니다.
코너의 세기가 장난이
아닐 뿐더러 헤어핀에서는
2단 주행도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A에서 B지점으로 가는
첫 번째 라이딩을 마치고
다시 차를 돌려 반대편
쪽에서 시작하는 두 번째
라이딩에 도전 하려는데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ㅠㅠ
소나기처럼 보이는데
빗줄기가 제법 굵습니다.
잠시 길가에 있는 작은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봅니다.
갈등이 시작됩니다.
우의를 입고 연습을 할까?
아니면 그만 집으로 갈까?
비가 계속오면 도로가
미끄러울테니 안전도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렇게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제 정성에 하늘이
감탄했는지 비가 그칩니다.^^
다시 차를 몰고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정상에 있는
전앙대도 들려 봅니다.
왕복 회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나아지긴 하는데
아직도 딱 이거다! 라는
느낌이 오지는 않습니다.
일단 중간 휴식을 위해
동네 입구에 있는 편의점에
들릅니다. 작은 동네인데
편의점 규모가 상당합니다.
여기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려는데
드립 커피가 있더군요.
(전 편의점을 거의
안 가는 편인데 요즘
편의점 참 대단합니다.)
에너지 보충을 위해
천하** 소시지도 하나
흡입을 해 줍니다.
편의점에 앉아 무엇이
문제일까를 생각합니다.
회전, 속도, 자세,
힘의 배분, 가속과 감속...
그런데 문득 스키에서
사용하는 스킬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한 때 스키에 미쳐서
스키 강사 자격증까지
땄던 이력이 있습니다.
(한국, 캐나다 두 개의
강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카빙 슬라롬에서
사용하는 스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이동과
에지 콘트롤입니다.
턴의 정점으로 진입할 때와
턴을 빠져 나올 때
어떻게 힘을 조절하여
감속, 가속하느냐에
따라 속도와 회전반경에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바이크의 선회도 공통점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다가
좋은 자료를 찾았습니다.
바로 이 녀석입니다.
브레이킹과 악셀레이팅의
힘의 배분에 관한 자료인데
저는 여기서 커다란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코너 진입 시초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속도를 줄이고, 코너를 돌며
정점을 살짝 지난
Delayed Apex에
도달할 때까지 점차
브레이크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Delayed Apex에
도달하면 스로틀을 서서히
감으면서 악셀레이팅을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코너링 시
가장 저속인 지점이
코너의 Apex가 아니라
턴 진입시점이어야 하는데
저는 이것이 잘못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연습을 반복하면서
이렇게 해야 감속과 가속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턴의 모양도 좋아지고
속도도 유지된다는
시실을 터득했습니다.
이후로 이 방식으로
수원산을 7~8회 정도
왕복하면서 연습했는데
예전에 비해 코너링이
훨씬 안정되고 속도도
많이 빨라졌습니다.
(처음에 2단도 버겁던
구간을 4단으로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항들을 종합하여
그림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초록색 구간
직선 구간에서 풀 파워를
유지하며 주행한다.
2) 빨간색 구간
브레이킹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저단 기어로
다운 쉬프트를 한다.
3) 노란색 구간
스로틀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뒷바퀴의
트랙션을 확보한다.
(트레일 브레이크
사용도 가능)
4) 하늘색 구간
Delayed Apex에 도달하면
다시 스로틀을 감으면서
서서히 가속을 시작한다.
5) 파란색 구간
고단 기어로 바꾸고
스로틀을 감아서
풀 파워로 가속한다.
라인을 잡을 때에도
실제 도로의 Apex 보다
조금 뒤 쪽에 있는
Delayed Apex를 향해
주행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차체를 기준으로
볼 때 자동차와 바이크의
Apex 지점이 서로
조금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헤어핀 구간에서는 좀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라인은 Out-In-Out을
따르면 무리가 없습니다.
시선 처리 방법은 모든
코너에서 거의 비슷한데
항상 코너의 안쪽을 봐야하고
과감하게 고개를 돌려야
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좌코너에서는 중앙선 쪽을,
좌코너에서는 가드레일 쪽을
본다고 생각하면 쉽더군요.
이런 것들을 계속 생각하며
연습을 하다보니 어느새
내 몸과 바이크가 적절한
타이밍과 각도 등을 알아서
만들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타이트한 코너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 들었습니다.
오늘이 바이크를 타면서
코너링에 대해 가장 많은
것을 깨우친 날입니다.
새벽부터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이것을 스스로 깨우치는
데까지 100여 일이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원리를 알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래서 선배님들이
계속 타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하셨나 봅니다.^^)
벌써 다음 투어가 기다려집니다.
오늘의 이런 감각들이
사라지지 않고 제 몸안에
새로운 라이더 DNA로
자리잡길 소망합니다.
이상 공부하는 할리 라이더, 펀치입니다.
(P.S.)
제가 여러 곳에서 수집한
자료와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라 내용 중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각자의 판단에 따라 보십시오.
좋은 연습 코스 알려 주고
타이밍에 관한 조언을
해 주신 카이저님께
다시 감사 드립니다.
역시나 펀치님 이십니다
라이딩스킬중 코너링 라인이 빠지면 섭섭하죠~^^
안그래도 코너링라인 부분을 언제쯤 다루실까
은근히 기다렸는데 ㅎㅎ
연재하시는 글에 대한 정성이며
모든부분이 이미 초보는 완전히
벗어 나신듯 하구요
시작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듯합니다
펀치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아직도 코너링에서 가끔 차선을 벗어납니다.
언제나 완성될런지 기다리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