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토론토에 삽니다. 나이애가라 폭포가 가까워 일년에 서너차례는 가보게 됩니다. 나이애가라 폭포 근처에 웰란드 운하라는 잘 알려진 운하가 있습니다. 이는 Lake Ontario 와 Lake Erie (온타리오 호수와 이리 호수) 를 잇는 중요한 운하입니다.
나이애가라 폭포를 bypass 하여 이리호로 직접 배가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죠. 저는 6월 30일 (토) 오늘 이 운하를 보러갔습니다. 이 운하는 44km 에 불과하나 중요성은 큽니다. 왜냐하면 대서양에서 배가 직접 들어와 (St. Lawrence Seaway) 오대호를 통하여 내륙으로 운송하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대서양으로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 강이 온타리오 호수를 통하여 5대호 전체와 연결이 되어 미국의 디트로이트는 물론 일대 전체가 공업화 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운송로이죠. 이 seaway (waterway 라고도 부름) 대서양 입구에서 부터 북미의 중심 내륙까지 전체 길이는 3,700km 입니다.
그 가운데 제가 오늘 가본 웰란드 운하가 있습니다. 웰란드 운하는 이 대형 seaway 의 일부죠. 이 운하가 처음 만들어진게 1829년 입니다. 당시야 육상운송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으니 캐나다 북부에서 나는 엄청난 양의 광물, 곡물, 임산물 등을 수송하기 위하여 운하가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나이애가라 폭포를 비껴가느라 Niagara Escarpment 를 넘어야했습니다. 즉 99m 의 표차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개의 갑문을 만들었죠. 그림을 차례로 보시기 바랍니다.
1. 웰란드 운하 맵 (회색 부분이 주운하)
2. 두 대호수간의 표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만든 갑문들의 (locks) 프로파일 입니다.
3. 배를 이렇게 띄워 올리거나 내려보냅니다. 밑에 밸브가 있어 그리 물을 들여보내거나 뺍니다.
1829년에 첫 운하를 개설한 이래 몇 개를 더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산업이 발전하면서 배가 커지자 처음 만들었던 몇 개는 폐기해버리고 피더운하와 주운하 하나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4. 폐기한 운하 - 흉물
5. 지금 운용중인 운하 - 이런 배가 다닙니다. 배 뒤를 보면 상당히 큰 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피더선이나 다녀서는 물류에 큰 도움이 안됩니다. 적어도 대형 화물선이 바다로 부터 직접 드나들어야 좀 도움이 될까말까 합니다.
2005년 12월에는 뱃길이 막혀 24대의 배가 밀려있었지요. 이 배가 27시간 동안 꼼짝못하고 있었습니다. 한반도 운하를 만들어도 이렇게 뱃길이 사고로 막히지 말라는 법이 없지요. 이런 점도 고려해야합니다.
한반도 대운하를 만들고 싶으면 (실제로는 대부분이 수로이며 운하는 얼마 안되는 개념이죠?) 캐나다의 3,700km 짜리 대수로.운하를 배우기 바랍니다. 유럽의 쬐그만 운하나 보고와서 뭔 허튼소리를 하는지...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여기서 소개한 운하를 통과하는 수송량의 변화를 주목해봐야합니다. 80 년전에 최초의 운하를 만든 이래의 물동량 변화입니다.
1959년 - 2,500만톤
1979년 - 6,625만톤: 이 시점을 정점으로 이 운하를 통한 화물 운송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
2003년 - 3,180만톤
앞으로 계속 하락 전망 2000년대 들어서 물동량이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waterway 로 얼마나 큰 배가 드나드는지 압니까? 대서양에서 화물선이 직접 들어와 5대호를 통하여 북미 내륙으로 화물을 실어나르거나 실어내갑니다. 연간 현재 3,500척의 배가 드나듭니다. 예전에는 더 많았다고 합니다.
유럽의 별거 아닌 운하와 비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중요했던 운하가 70년대 부터 육상운송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화물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앞으로 더 늘까요? 천만에요. 줄어들 것입니다.
이거 돈이 얼마나 드는건데... 드나드는 화물선이 줄어들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있는 돈 꼻아박는거 아닙니까? 돈먹는 하마가 된다는 말이죠.
지금은 19세기가 아닙니다. 운하로 화물 실어나르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여기 운하야 예전에 만든 것이니 할 수 없이 그냥 쓰는 것이지 이것도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면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는 판이예요. 물량이 있어봐야 주로 광석 등 벌크 화물 중심일겁니다.
그러나 수출 물건이 대부분인 한국은 컨테이너에 담아야하는데 벌크로 실어다 또 컨테이너에 담고 하려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들겁니다. 공장에서 직접 컨테이너에 실어 CY (Conatiner Yard, 보세구역) 로 가져가 거기서 항만으로 운송, 바로 겐트리 크레인으로 컨테이너선에 실어야 비용이 적게들지, 이건 오히려 거꾸로 운송도 늦고 (한반도 운하에 띄울 배가 커봤자 얼마나 클지..). 결국 한꺼번에 가져가지 못하고 찔끔찔금 가져가니 한 번에 가져갈 걸 두번 세번에 걸쳐 가져가 컨테이너에 채운다면 결국 컨테이너 나가는데 시간도 더 걸리고, 비용도 더 들걸요?
이런 판국에 이제와서 천문학적인 돈 들여 운하 짓겠다고하니 어이가 없어 입이 안다물어 집니다. 아니, 경제대통령하겠다고 하면서 가장 비경제적인 일을 고집하면 되겠습니까? 이건 아니예요. 일자리요? 천문학적인 돈 들여 저임금 일자리나 양산하면 경제적인겁니까? 차라리 북미처럼 DST (Double Stack Train) 즉 이층으로 컨테이너 싣는 화물열차 등을 만드세요. 있는 철로 가지고 두 배로 실어나르니 훨씬 경제적입니다. 터널을 좀 높이고, 안되면 옆에 다시 뚫던지 약간만 우회하면 되고, 물량은 두배로 실어나르고, 돈은 별로 안들고, 이게 경제적인것 아닌가요?
이젠 제발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 그만했으면 합니다. 나라가 자기 집 살림입니까? 추진력이 있는 것도 좋은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추진하는 위치에 올라서게되면 막무가내로 밀어부치기 때문에 risk 가 상당히 있다는 것도 알아야합니다.
첫댓글 중요한 자료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