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게임에서 꺼내 주는 힘은 '그만해'라는 말보다, 게임 밖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에게서 나옵니다."
Q.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중학교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하루에 몇 시간씩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합니다. 밤늦게까지 헤드셋을 끼고 친구들과 떠들며 게임하느라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날도 많아요.
게임 시간을 줄이라고 하면 "애들 다 같이 하는 거야, 나만 빠지면 끼지도 못해"라며 화를 냅니다. 실제로 아이의 친구들은 대부분 같이 게임하는 친구들이에요. 남편은 게임기를 치워 버리겠다고 하고, 그 일로 아빠와 아이 사이가 많이 나빠져서 요즘은 대화도 거의 하지 않아요.
억지로 막으면 아이가 친구를 잃을 것 같고, 그냥 두자니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안녕하세요, 어머님. 게임 시간이 걱정되면서도 억지로 막았다가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될까 봐 망설여지시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온라인 게임은 친구와 어울리는 중요한 통로라서, 게임 문제는 친구 관계와 함께 봐야 해요.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 따르면, 게임에 깊이 빠질수록 시간이 지나며 아빠와 친구와의 관계가 점점 나빠졌습니다. 반대로 친구와 믿고 속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탄탄한 학생은 이후 게임에 덜 빠졌어요. 또 게임을 많이 하는 학생은 비슷하게 게임을 즐기는 친구를 새로 사귀고, 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게임 시간이 더 늘어나는 흐름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친구를 끊게 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관계가 게임 친구에게만 머물지 않도록 넓혀 주는 거예요.
"그 친구들이랑 놀지 마"보다는 운동이나 동아리처럼 게임 밖에서 친구를 만날 기회를 함께 찾아봐 주세요. 친구들이 게임을 하자고 할 때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라고 말하는 연습도 도움이 됩니다. 아빠와의 관계도 꼭 챙겨 주세요. 게임기를 치우기보다 아이가 어떤 게임을 누구와 하는지 관심 있게 물어봐 주시고, 잠자는 시간처럼 꼭 지켜야 할 규칙부터 아이와 함께 정해 보세요.
게임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잠이 무너지거나, 스스로 멈추지 못하고 못 하게 하면 지나치게 예민해진다면 전문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게임을 빼앗기보다 게임 밖에서도 사람과 이어질 수 있는 길을 함께 넓혀 주세요.
"친구를 막는 것이 아니라, 아이 곁에 다양한 친구가 있을 수 있도록 길을 넓혀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해결 방안 3가지
① 게임 밖에서도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세요
게임을 함께하는 친구만 남게 되면 아이의 하루도 게임 중심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운동, 동아리, 악기, 봉사활동처럼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특히 새 학기나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는 시기는 친구 관계가 새로 만들어지는 때이므로, 이 시기에 여러 활동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때 게임 친구를 억지로 끊게 하기보다, 게임 밖의 관계를 하나씩 더해 준다는 마음으로 접근해 주세요.
② 친구의 게임 권유를 거절하는 연습을 함께해 주세요
친구 사이에서는 "한 판만 하자", "너 없으면 팀이 안 돼" 같은 권유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연구진도 친구의 권유에 '아니'라고 말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오늘은 숙제 끝내고 내일 같이 하자", "지금은 가족이랑 저녁 먹어야 해"처럼 관계를 지키면서도 거절할 수 있는 말을 미리 함께 연습해 보세요. 아이가 실제로 친구의 권유를 거절했다면 그 용기를 꼭 칭찬해 주세요.
③ 게임보다 관계를 먼저 지켜 주세요
게임 시간을 두고 다투는 일이 반복되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멀어지고, 아이는 오히려 게임과 게임 친구에게 더 기대게 될 수 있습니다. 게임 시간 약속은 아이와 함께 정하되, 대화의 중심을 게임 시간이 아닌 아이의 친구, 학교생활, 고민으로 옮겨 보세요. 아이가 하는 게임에 관심을 보이며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대화의 문을 여는 방법입니다. 특히 게임 중독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약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아버지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 주세요. 스스로 조절이 어려울 만큼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Teng, Z., Griffiths, M. D., Nie, Q., Xiang, G., & Guo, C. (2020). Parent–adolescent attachment and peer attachment associated with Internet Gaming Disorder: A longitudinal study of first-year undergraduate students. 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9(1), 116–128.
Li, C., Yu, Q., Zhang, J., Lv, Z., Liu, Q., & He, J. (2024). The social processes of excessive online gaming homophily: Peer selection or influence?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 53, 2393–2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