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세계, 눈송이 속에 구름들이 은거하는 세계, 여름의 호숫가에 앉아서 눈송이들이 팥빙수를 먹는 세계의 노래. 눈송이들은 전쟁의 실상을 알지만 관여할 수가 없군요. 무능력해서 기도밖에 할 수가 없는 눈송이들이에요. 프로이트는 현실을 간과하지 않는 욕망에 주목하지만, 들뢰즈는 전쟁기계와도 같은 욕망의 폭력에 대해 경고해요. 시는 현실과 상상 너머에서 고뇌하는 노래라고 할까요.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세계를 걸어가고 싶었습니다.
이어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문학박사) 20015년 《시인동네》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와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연구서로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멜랑콜리의 정치성 연구」가 있다. 유투브 채널 <이어진의 문학의 향기>를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