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태는 눈이 많을수록 그리고 쌓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눈사태로 인한 조난사고의 대부분이 폭설이 내리는 도중이거나 직후에 발생한다. 대체로 시간당 2cm의 눈이 쌓인다면 눈사태의 위험이 있다. 눈사태는 주로 구설위에 쌓인 신설이 일으킨다. 통계적으로 볼 때 경사 35° 의 사면에 신설이 사흘 동안 30~50cm 쌓이면 눈사태가 발생하고 경사 25° 의 사면에서는 50~80cm가 쌓이면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서 보듯 눈사태에 가장 적합한 경사도 즉 위험한 경사도는 30~40°사이다. 눈사태의 종류는 몇 가지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눈사태는 판상 눈사태다. 이는 표면 관찰만으로는 예측
하기 어려우나 경사도와 먼저내린 눈의 상태 등을 알고 있다면 예측할 수도 있다. 눈사태는 경사면에 쌓인 신설층이 먼저 내린 눈이나 땅의 표면과 접합된 상태에 따라 발생확률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경사진 암반이나 초원지대가 수림으로 덮인 사면보다 눈사태가 날 확률이 높다. 실제로 설악산 죽음의 계곡이나 천불동계곡의 오련 폭포 지역은 앞서 말한대로 경사진 암석으로 이루어져 폭설이 내리면 늘 눈사태가 발생하고 자주 사고가 나는 지역이다. 눈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눈사태 상습지역의 특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첫 째, 경사진 암벽이 협곡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설악산 죽음의 계곡과 천불동 계곡의 오련 폭포, 설악골의 좌측 골짜기인 좌골이 있다.
둘째, 경사진 사면이 길게 이어지는 곳으로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한라산 장구목 사면이 있다. 만약 이러한 지형이나 장소로 산행을 계획했다면 최소한 1주일 이전까지의 강설량을 미리 알아보고 산행을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산행 중 폭설이 시작되면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안전하다. 폭설이 시작된 후 경사진 암석지대나 사면 통과 시는 가능한 한 높은 쪽으로 가로지른다. 눈사태 발생 시 후미에서 떠내려갈 확률이 크고, 만약 묻힌다 해도 얕게 묻힐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눈사태가 예상되는 지역 통과 시는 배낭의 허리띠를 풀고 가능하다면 멜빵도 하나만 어깨에 메고 알파인스틱은 손목걸이를 빼고 잡는다. 반다나(bandana : 면으
로 된 손수건의 일종)나 목도리 등으로 입과 코를 싸매고 방수방풍의 (윈드재킷)의 후드를 쓰고 후드 앞부분이 입을 막도록 잘 여민 후 한 사람씩 통과하되 나머지 사람들은 눈사태가 발생하는지 잘 관찰하고 있어야 한다. 이때 매몰될 경우 찾기 쉽게 하기 위해서 가는 줄 20~30cm정도를 각자 허리에 묶는 방법도 있다. 눈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배낭을 벗어버리고 사태의 가장자리로 가도록 노력한다. 이때 입을 다물고 코와 입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는다. 눈사태가 느슨해지는 순간에는 얼굴 앞으로 공기층을 만들어주고 가능한 한 위로 솟구쳐 표면과 가까워지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눈에 묻혔다고 해도 절망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눈 뿐만 아니라 광산이나 건물 붕괴 시 생환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굳은 마음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 눈사태가 일어나 사람들이 매몰되었다면 신속한 발굴 작업이 급선무다. 매몰된 깊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조난자의 생존시간은 한두 시간 정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구조작업은 처음에는 함께 있던 사람들끼리 하고 이어 부근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 하다가 구조대가 도착하면 체계적이고 대대적인 발
굴 작업으로 확대하는 3단계로 진행한다. 이때 제일 처음에 할 일은 조난자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그 위치를 표시하여 그 위치부터 수색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초기 발굴 시에는 짧은 시간 내에 표면만 수색한 후 점차 깊게 파헤쳐 나간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눈사태가 난 자리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2차 눈사태에 주의해야 한다. 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익사사고와 유사하여 80%가 질식사다. 그러므로 조난자, 발굴시 입과 기도에 눈이 차있을 경우에는 이를 제거하고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를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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