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가 회의로부터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 시인 최정례 부음 목동병원 영안실 203호 발인 30일. 평소에도 늘 받아보던 문자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었고 내 이름이었다. 실수임을 인정하는 정정 문자가 다시 오겠지 기다리며 그냥 있었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웃긴다고 말했더니 남편의 말이 그것은 시인의 죽음이지. 당신은 시인이 아니잖아 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딸애에게 내가 죽으면 제일 걱정되는 것은 자개장롱과 돌침대라고 했다. 딸애는 걱정 말라고 했다. 자기가 쓰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거짓말이다. 방 안 전체를 차지하는 이 무거운 구닥다리를 그 애가 쓸 리가 없다. 남 주거나 팔아버리지 말라고 했다. 딸애는 자기를 못 믿는다고 벌컥 화를 냈다. 작가 회의에 전화해서 항의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고, 절친한 사람도 없는데 누구에게 내가 살아 있다고 주장할 것인가. 어쨌든 나는 살아 있다. 그런데 궁금했다. 집 앞 문간에 의자를 내놓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사람들, 동남아시아 어디쯤에서 그런 사람들을 보았다. 나도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그러고 있다. 왜 벙깍 호수라는 이름이 갑자기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 호수는 매립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그 호수에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운전수가 한 대답이었다. 벙깍 호수에도 못 갔고 플리즈 원 달러를 호소하는 애들에게 일 달러도 안 준 나다. 한 번 주면 오십 명은 달라붙는다고 해서 못 줬다.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나는 살아 있다.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살아 있다고 말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친구들은 바쁘고 헛소리를 들어주지도 않는다. 나는 그냥 앉아서 지금은 사라졌다는 벙깍 호수만 그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