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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한지원(識韓之願)
훌륭한 분을 만나 뵙고 자기 이름이 그에게 알려지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이백(李白)이 한형주(韓荊州)의 인정을 받기를 원한다는 뜻으로, 평소에 흠모하던 인물을 만남을 일컫는 말이다.
識 : 알 식(言/12)
韓 : 나라 한(韋/8)
之 : 갈 지(丿/3)
願 : 원할 원(頁/10)
(유의어)
원식한형주(願識韓荊州)
출전 : 唐書 卷一一八, 古文眞寶
식한지원(識韓之願)은 한형주(韓荊州)의 인정을 받기를 원한다는 뜻으로, 평소에 흠모하던 인물을 만남을 일컫는 고사성어다. 그런데 국내의 한 인사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의 유명한 문사(文士)를 만나 식한지원(識韓之願)이란 말을 듣자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아! 우리 한국을 알고자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원래 이 고사성어는 시선(詩仙)으로 추앙받는 이백(李白)이 "저는 천하의 선비들이 입을 모아 만호후(萬戶侯: 넓은 영토의 제후)에 봉해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한형주(韓荊州)에게 한 번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들었습니다"에서 나온 것이다.
한조종(韓朝宗)은 당나라 현종(玄宗)떄 사람으로, 이부시랑(吏部侍郞) 한사복(韓思復)의 아들이다. 좌습유(左拾遺)를 시작으로 거듭 승진하여 형주자사(荊州刺史)에 이르렀다. 현종 22년 십도채방사(十道採訪使)를 두었을 때, 한조종은 양주자사(襄州刺史)로 재직하면서 산남동도(山南東道)의 채방사를 겸임했다. 채방사란 지방관리들의 치적을 평가하는 직책이다.
양주 남쪽의 옛 초나라 땅에 소왕정(昭王井)이란 오래된 우물이 있었다. 이 우물을 마시거나 긷는 자는 해를 입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목이 몹시 마른 행인도 이 우물을 마시지 못했다.
한조종은 우물의 신을 타이르는 글을 지어 우물에 붙이고 물을 떠 마셨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는 우물물을 마시는 자에게 해가 없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 우물을 한공정(韓公井)으로 바꿔 불렀다. 한조종이 경조윤(京兆尹: 서울시장 격)으로 있을 때는 위수(渭水)의 물길을 나누어 금광문(金光門)으로 끌어 들여 운송 수로로 이용하게 했다.
현종 치세 말, 전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떠돌더니 결국 안녹산(安祿山)의 난이 일어났다. 이런 말이 떠돌 때부터 불안을 느낀 지식층은 은밀히 피난책을 강구했다. 한조종도 종남산(終南山)에 거처를 마련했다가 장안위(長安尉) 곽선기(霍仙奇)의 고발을 받았다. 이에 현종은 시어사(侍御史) 왕홍(王鉷)에게 한조종을 조사하라 명하고 오흥별가(吳興別駕)로 강등시켰다.
한조종은 인물에 대한 감식안이 있었고, 후진 추천을 즐겨 했다. 시어사를 지낸 최종지(崔宗之),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지낸 엄무(嚴武)는 모두 그의 추천을 받아 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당시 선비들은 그를 존경하고 추종했고, 또 그의 인정을 받기를 원했다.
한조종의 인망을 보여 주는 글이 '고문진보(古文眞寶)'에 실려있다. 시선(詩仙)으로 추앙받는 이백(李白)은 '여한형주서(與韓荊州書)'라는 글에서, "저는 천하의 선비들이 입을 모아 만호후(萬戶侯: 넓은 영토의 제후)에 봉해지기를 바라기 보다는 한형주(韓荊州)에게 한 번 인정 받기를 원한다고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한형주란 한조종이 형주자사를 지냈기 때문에 일컬은 말이다(唐書 卷一一八).
이 성어와 관련된 여담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어떤 인사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의 유명한 문사(文士)를 만났다. 일본의 문사는 우리나라의 인사의 손을 잡고, '식한지원'이라며 반겼다. 그 인사는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리 한국을 알고자 원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귀국한 인사는 어느 좌석에서 일본의 이름 있는 문사가 우리나라를 이해하기를 원한다는 데 반가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앞으로 고사성어의 새로운 정의가 무수히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인정받는 것은 좋은 것이고 누구나 그리되길 꿈 꿀 것입니다. 그러려면 스스로 명예를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겠지요. 또한 아는게 힘! 지식은 권력이다.
고문관지(古文觀止)
제7권 육조당문(六朝唐文)
10. 與韓荊州書(여한형주서)
作者:李白
白聞天下談士相聚而言曰:
백문천하담사상취이언왈:
저 이백이 듣건대, 천하의 논객(論客)들이 서로 모여 말하기를,
生不用封萬戶侯, 但願一識韓荊州.
생불용봉만호후, 단원일식한형주.
'태어나서 만 호의 제후에 봉해질 필요는 없어도 다만 한형주(韓荊州)께서 한 번 알아주기를 소원한다'고 하였습니다.
何令人之景慕, 一至於此耶.
하령인지경모, 일지어차야.
사람들이 우러러 사모하는 것이 어찌 이 정도에 이르게까지 하실 수 있습니까?
豈不以周公之風, 躬吐握之事.
기불이주공지풍, 궁토악지사.
이 어찌 주공(周公)의 풍도를 본받아 몸소 식사 중에 밥알을 뱉어내고 머리를 감다가도 젖은 머리를 움켜쥐고 선비를 맞이한 일 때문 아니겠습니까?
使海內豪俊, 奔走而歸之.
사해내호준, 분주이귀지.
그래서 천하의 호걸과 준재들이 바삐 달려와 공의 문하에 귀의하게 된 것입니다.
一登龍門, 則聲價十倍.
일등용문, 즉성가십배.
한 번 용문에 오르면 명성이 종전의 열 배에 이릅니다.
所以龍蟠鳳逸之士, 皆欲收名定價於君侯.
소이용반봉일지사, 개욕수명정가어군후.
그러므로 용이 서리고 봉황이 서식하는 듯한 선비들이 모두들 공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아 명성을 얻고자 합니다.
君侯不以富貴而驕之, 寒賤而忽之,
군후불이부귀이교지, 한천이홀지,
공께서는 자신이 부귀하다 하여 교만하지 않으시며, 상대방이 미천하다 하여 그들을 소홀히 하지 않으시면,
則三千之中有毛遂,
즉삼천지중유모수,
삼 천 명의 식객 중에 반드시 모수(毛遂)와 같은 이가 있게 마련이니,
使白得穎脫而出, 卽其人焉.
사백득영탈이출, 즉기인언.
저 이백으로 하여금 재능을 나타내 보이게 해주신다면 바로 모수와 같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註)
○ 談士(담사) : 이론이나 의견을 좋아하는 학자들. 논객(論客).
○ 萬戶侯(만호후) : 식읍(食邑)이 만 호인 봉후(封侯).
○ 願一識韓荊州(단원일식한형주) : 韓朝宗(한조종)은 사복(思复)의 아들로 형주(荊州)의 자사(刺史)가 되었는데, 당시 그의 명성이 매우 높아서 모든 사람이 사모하고 만나 보기를 원했다.
○ 景慕(경모) : 우러러 사모하다.
○ 周公(주공) : 희단(姬旦). 주 문왕(周文王)의 아들이며, 주 무왕(周武王)의 동생이다.
○ 吐握之事(토악지사) : 吐哺不及餐(토포불급찬), 一沐三握髮(일목삼악발). 주공(周公)이 성왕(成王)을 보필하면서 현자(賢者)을 맞이하기 위해 밥을 먹으면서 먹던 밥을 세 번씩이나 뱉고, 머리를 한 번 감으면서도 세 번씩이나 감던 머리를 쥔 채 나와 손님을 맞이한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史記 魯周公世家)
◯ 龍門(용문) : 황하의 상류에 있는 산 이름으로 하(夏)나라 우왕(禹王)이 계곡을 파서 물길을 내어 이로 인하여 큰 폭포가 생겼는데, 물고기들이 이 폭포를 올라가면 용(龍)이 된다는 전설이 있어 용문(龍門)이라 이름 하였으며, 이 때문에 사람이 출세하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이라고도 표현하게 되었다.
○ 龍蟠鳳逸(용반봉일) : 비범한 인물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하다. 용이 서리고 있고 봉황이 서식하다. 蟠(반)은 서리다. 빙 감다. 逸(일)은 은둔하다.
○ 收名定價(수명정가) : 명예스러운 이름을 얻고 명망을 세우다.
○ 君侯(군후) ; 존귀한 사람에 대한 경칭. 여기서는 한조종(韓朝宗)을 말한다.
○ 毛遂(모수) :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 사람으로, 4대공자의 한 사람인 평원군(平原君)의 식객이다.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평원군을 도와서 초(楚)나라가 조(趙)나라를 구원하도록 하였다. (史記列傳 권76 平原君虞卿列傳: 囊中之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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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穎脫而出(영탈이출) : 송곳이 주머니 속에서도 끝이 튀어나오듯이 재능이 출중하다.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才能)이 밖으로 드러남을 말한다. 유사어 낭중지추(囊中之錐). 穎(영)은 송곳 머리. 가늘고 긴 물건의 뾰족한 끝.
白, 隴西布衣, 流落楚, 漢.
백, 농서포의, 유락초, 한.
저 이백은 농서(隴西) 지방의 평민으로서 초한(楚漢) 지역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十五好劍術, 徧干諸侯;
십오호검술, 편간제후;
三十成文章, 歷抵卿相.
삼십성문장, 역저경상.
열다섯 살에 검술을 좋아하여 두루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벼슬을 구했으며, 삼십이 되어서는 문장을 지어 공경과 재상을 두루 배알하였습니다.
雖長不滿七尺, 而心雄萬夫.
수장불만칠척, 이십웅만부.
비록 키는 7척이 못되지만 마음은 만 명의 장부들보다 웅대합니다.
皆王公大人, 許與氣義.
개왕공대인, 허여기의.
왕이나 공경대부들이 모두들 저의 기개와 도의를 인정하였습니다.
此疇曩心跡, 安敢不盡於君侯哉.
차주낭심적, 안감부진어군후재.
이것이 지난날의 저의 마음 씀과 행적이온데, 어찌 감히 공 앞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君侯制作侔神明, 德行動天地,
군후제작모신명, 덕행동천지,
筆參造化, 學究天人.
필참조화, 학구천인.
공의 문장은 천지신명의 솜씨와 같고, 덕행은 천지를 감동시키며, 필치는 천지의 조화에 참여하고 학문은 하늘과 인간의 도(道)를 다 추구하셨습니다.
幸願開張心顏, 不以長揖見拒.
행원개장심안, 불이장읍견거.
바라옵건대 마음을 여시고 안색을 펴서 장읍(長揖)하고 있는 저를 거절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必若接之以高宴, 縱之以清談;
필약접지이고연, 종지이청담.
請日試萬言, 倚馬可待.
청일시만언, 의마가대.
만일 반드시 성대한 연회로써 저를 접대하고 제게 청담(淸談)을 마음껏 하게 하신다면, 매일같이 만언의 글을 써 올리라고 청하신다 하더라도 말에 기대어 선 채 급히 글을 쓸 수 있습니다.
今天下以君侯為文章之司命,
금천하이군후위문장지사명,
人物之權衡, 一經品題, 便作佳士.
인물지권형, 일경품제, 편작가사.
오늘날 세상 사람들은 공을 문장의 사활을 주재하는 신으로 여기고 있으며, 인물을 재어보는 저울로 알고 있으니, 한 번 공의 평을 받고 나면 곧 훌륭한 선비가 됩니다.
而今君侯何惜階前盈尺之地
이금군후하석개전영척지지,
不使白揚眉吐氣, 激昂青雲耶.
불사백양미토기, 격앙청운야.
지금 공께서는 어찌하여 계단 앞 한 자 남짓한 땅에 저를 접대하지 않으셔서, 저로 하여금 활개를 펼 수 없게 하시고 청운의 뜻을 높이 펴내게 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註)
○ 隴西(농서) :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영하회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일대를 말한다. 이백은 자칭 오호16국 시대의 서량(西涼)의 시조인 무소왕(武昭王) 이고(李暠)의 후예라고 한 것이다. 이고(李暠)는 농서인이다.
○ 布衣(포의) : 평민.
○ 干(간) : 간알(干謁). 면회를 청하다.
○ 諸侯(제후) : 지방장관을 말한다.
○ 歷抵(역저) : 두루 배알하다. 抵(저)는 다다르다. 배알한다는 뜻.
○ 卿相(경상) : 중앙 조정의 고급관원.
○ 疇曩(주낭) : 지난번.
○ 心跡(심적) : 속마음. 심지(心志)와 행위.
○ 制作(제작) : 문장의 저술.
○ 侔(모) : 가지런하다. 동등하다.
○ 参(참) : 참여하다.
○ 天人(천인) : 천도(天道)와 인도(人道).
○ 開張(개장) : 개방하다. 펴다.
○ 長揖(장읍) : 두 손을 맞잡아 쥐고 높이 들어서 허리를 굽히는 예(禮). 두 손을 맞잡아 쥐고 아래 위로 흔들며 하는 절을 읍(揖)이라 하며 이렇게 절을 하는 것을 작읍(作揖)이라 하며, 읍(揖)의 동작을 크게 하는 것을 장읍이라 한다.
○ 清談(청담) : 고견. 공리공담(空理空談). 위진(魏晉) 시대에 선비들이 노장(老莊)철학을 숭상하여 속세를 떠나 청담(淸談)을 일삼은 것에서 나온 말이다.
○ 日試萬言(일시만언) : 매일 여러 번 시험하다.
○ 倚馬可待(의마가대) : 급박하게 전쟁에 나가는 말에 기대고서도 완성된 글을 지을 수 있다, 문재(文才)가 뛰어나 글을 빨리 잘 짓다.
○ 司命(사명) : 사람의 생사를 관장하는 신.
○ 權衡(권형) : 저울. 평가하다.
○ 惜階前盈尺之地(석개전영척지지) : 계단 앞에 한 자 남짓한 땅을 아까워하다. 즉, 이백이 자신을 접견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 白揚眉吐氣(백양미토기) : 활개를 펼 수 없다. 揚眉(양미)는 눈썹을 치켜뜨다.
○ 激昂(격앙) : 기운이나 감정 따위가 격렬히 일어나 높아짐. (감정·어조 등이) 격앙되다.
昔王子師為豫州, 未下車, 卽辟荀慈明;
석왕자사위예주, 미하거, 즉벽순자명;
既下車, 又辟孔文舉.
즉하거, 우벽공문거.
옛날에 왕자사(王子師)는 예주자사(豫州刺史)가 되었는데 부임하는 수레에서 내리기도 전에 순자명(荀慈明)을 불러 관직을 주었으며, 임지에 도착하여 수레에서 내린 후에는 공문거(孔文舉)를 불러 일을 맡겼습니다.
山濤作冀州, 甄拔三十餘人,
산도작기주, 견발삼십여인,
或為侍中尚書, 先代所美.
혹위시중상서, 선대소미.
산도(山濤)는 기주자사(冀州刺史)를 지냈는데 30여 명의 인재를 발탁 하였으며, 그중에는 시중(侍中)과 상서(尚書)까지 된 사람도 있었으므로 선대에 칭송받는 바가 되었습니다.
而君侯亦一薦嚴協律, 入為祕書郎.
이군후역일천엄협률, 입위비서랑.
그런데 공께서도 또한 엄협률(嚴協律)을 천거하시니 조정에 들어가 비서랑(祕書郎)이 되었습니다.
中閒崔宗之, 房習祖, 黎昕, 許瑩之徒,
중간최종지, 방습조, 여흔, 허영지도,
或以才名見知, 或以清白見賞.
혹이재명견지, 혹이청백견상.
그 중 최종지(崔宗之), 방습조(房習祖), 여흔(黎昕), 허영(許瑩) 등의 무리는 어떤 이는 뛰어난 재주로 알려지게 되었고, 어떤 이는 청렴결백함으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白每觀其銜恩撫躬, 忠義奮發.
백매관기형은무궁, 충의분발.
저 이백은 매번 그들이 은혜를 잊지 않고 감개하면서 충성과 의리로써 분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白以此感激, 知君侯推赤心於諸賢之腹中,
백이차감격, 지군후추적심어제현지복중,
所以不歸他人, 而願委身國士.
소이불귀타인, 이원위신국사.
저는 이에 감격하였고 공께서 여러 현사들의 뱃속에 진심을 심어 주신다는 것을 알았으며, 다른 사람에게 귀의하지 않는 까닭은 공과 같이 나라에서 걸출한 인물에게 몸을 의탁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倘急難有用, 敢效微軀.
당급난유용, 감효미구.
갑자기 위급한 재난을 당하여 쓰실 일이 있게 된다면 저는 감히 미천한 몸이나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註)
○ 王子師(왕자사) : 王允(왕윤). 후한 말기 태원(太原) 기현(祁縣) 사람. 자는 자사(子師)다. 영제(靈帝) 때 예주자사(豫州刺史)를 지냈을 때 대학자인 순상(荀爽)을 불러 관직을 주었으며, 공융(孔融)에게 업무를 맡겼다.
○ 辟(벽) : 부르다.
○ 荀慈明(순자명) : 荀爽(순상). 한나라 말기의 대학자로 순상의 자(字)는 자명(慈明)이다.
○ 孔文舉(공문거) : 孔融(공융). 한나라 말기의 명사(名士). 공융의 자(字)는 문거(文舉)이다.
○ 山濤(산도) : 진(晋)나라 하내회(河內懷) 사람으로 자(字)는 거원(巨源), 시호는 강(康)이다.노장(老莊)의 학문을 즐기었으며 죽림 7현의 한 사람으로 무제(武帝) 때 이부상서(吏部尙書)가 되어 사람을 잘 가리어 등용하였다.
○ 侍中尚書(시중상서) : 시중(侍中)과 상서(尚書). 중앙정부의 관직명.
○ 嚴協律(엄협률) : 이름은 미상. 協律(협률)은 음악을 교정하는 관직이다.
○ 祕書郎(비서랑) : 비서성(秘書省)에 속하며 중앙정부의 장서(藏書)업무를 관장했다.
○ 崔宗之(최종지) : 이백의 친구로 예부낭중(禮部郎中), 우사낭중(右司郎中) 등의 관직을 거쳤다. 맹호연, 두보와 교제하였다.
○ 房習祖(방습조) : 미상.
○ 黎昕(여흔) : 습유관(拾遺官)을 지냈으며 왕유(王维)와 교제하였다.
○ 許瑩(허영) : 미상.
○ 銜恩(형은) : 은혜를 입다.
○ 撫躬(무궁) : 감개(感慨)하다. 撫(무)는 박차.
○ 赤心(적심) : 진심.
○ 國士(국사) : 나라의 걸출한 인물.
○ 倘(당) : 갑자기. 빼어나다.
○ 敢效微軀(감효미구) : 보잘 것 없는 몸으로 행하다.
且人非堯舜, 誰能盡善.
차인비요순, 수능진선.
또한 사람은 모두가 요순(堯舜)과 같은 성인이 아니니 누군들 완전히 잘할 수 있겠습니까?
白謀猷籌畫, 安能自矜.
백모유주획, 안능자긍.
제가 도모하고 계획하는 것이 또한 어찌 감히 자부할 만하다 하겠습니까?
至於制作, 積成卷軸, 則欲塵穢視聽.
지어제작, 적성권축, 즉욕진예시청.
그러나 문장을 짓는 일에 있어서는 이미 지은 것을 여러 권으로 만들어 쌓아 놓았으므로 공께 보여 공의 눈과 귀를 더럽히고자 합니다.
恐彫蟲小技, 不合大人.
공조충소기, 불합대인.
다만 보잘 것 없는 재주이어서 어르신께 누가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若賜觀芻蕘, 請給紙筆, 兼之書人.
약사관추요, 청급지필, 겸지서인.
만약 공께서 보잘 것 없는 문장이나마 한번 보아주신다면 청컨대 종이와 붓을 내려주시고, 글씨 쓸 사람을 더불어 보내 주십시오.
然後退掃閒軒, 繕寫呈上.
연후퇴소한헌, 선사정상.
그런 연후에 조용한 방으로 물러나 깨끗이 치운 다음 정서하여 공께 올리겠습니다.
庶青萍 結綠長價於薛 卞之門.
서청평 결록장가어설 변지문.
명검 청평(青萍)과 보옥 결록(結綠)과 같은 명품처럼 설촉(薛燭)과 변화(卞和)에게 보여 비로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幸推下流, 大開獎飾, 惟君侯圖之.
행추하류, 대개장식, 유군후도지.
부디 비천한 저를 밀어주셔서 크게 한 번 칭찬하여 주시기 바라오니, 공께서 고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註)
○ 謀猷籌畫(모유주획) : 도모하고 계획하다. 謀猷(모유)는 계획을 꾸미다. 籌畫(주획)은 계획하다. 畫(획)은 그을 ‘획’.
○ 卷軸(권축) : 고대에 비단이나 서화(書畫) 따위를 표장(表裝)하여 말아 놓은 축(軸). 두루마리.
○ 塵穢視聽(진예시청) : 상대방에게 자기의 작품을 보기를 청하는 겸사. 塵穢(진예)는 더러움.
○ 彫蟲小技(조충소기) : 보잘 것 없는 재주. 벌레를 조각해 놓는 작은 재주.
○ 芻蕘(추요) : 꼴과 땔나무. 자기의 작품을 겸칭한 것이다.
○ 閒軒(한헌) : 조용한 방.
○ 繕寫(선사) : 정서하다. 잘못을 바로잡아 다시 고쳐 베끼다.
○ 庶(서) : 바라다. 희망하다.
○ 青萍(청평) : 보검의 이름. 월왕 구천의 칼 이름.
○ 結綠(결록) : 아름다운 옥(玉)의 이름.
○ 薛(설) : 설촉(薛燭). 춘추시대 월나라 사람으로 칼을 잘 감정하였다. 옥(玉)을 잘 감식하던 변화(卞和)와 병칭하여 설변(薛卞)이라 한다.
○ 卞(변) : 변화(卞和). 옥을 잘 감별하는 사람으로 여기서는 한조종(韓朝宗)을 말한다. 변화는 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초나라 산중에서 발견한 박옥(璞玉)을 여왕(厲王)과 무왕(武王)에게 잇달아 바쳤지만, 인정을 받지 못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하여 두 다리 만 잃었다. 문왕(文王)이 듣고서 사람을 시켜 그 박옥을 갈아 옥기를 만들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화씨벽(和氏璧)이다. (韓非子 和氏)
○ 下流(하류) : 지위가 낮은 사람.
○ 大開獎飾(대개장식) : 크게 칭찬하다. 獎飾(장식)은 칭찬하다.
李白(이백) :
당나라 시인으로 자(字)는 태백(太白)이며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의 대표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여 편의 작품이 현존한다. 그의 생애는 분명하지 못한 점이 많아, 생년을 비롯하여 상당한 부분이 추정에 의존하고 있다.
어린 시절을 촉나라에서 보냈으며, 25세 때 촉나라를 떠나 양자강(揚子江)을 따라서 강남(江南), 산동(山東), 산서([山西) 등지를 편력하며 한평생을 보냈다. 젊어서 도교(道敎)에 심취했던 그는 산중에서 지낸 적도 많았다.
그의 시의 환상성은 대부분 도교적 발상에 의한 것이며, 산중은 그의 시적 세계의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였다. 맹호연(孟浩然), 원단구(元丹邱), 두보(杜甫) 등 많은 시인과 교류하며, 그의 발자취는 중국 각지에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 識(알 식, 적을 지, 깃발 치)은 ❶형성문자로 识(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戠(시, 식)으로 이루어졌다. 말(言)로 듣고 알게 된다는 뜻으로 알다를 뜻한다. 본디는 戠(시)이라고만 써서 여러 가지 뜻을 나타내었으나 나중에 말뚝은 樴(직)이라 쓰고, 안표(眼標)가 되는 깃발은 幟(치)라고 쓰며, 그 밖에 職(직)과 織(직) 따위의 글자가 생기고, 안표(眼標), 알다란 뜻의 경우는 말씀언변(言)部를 붙여 識(식)이라고 쓴다. ❷회의문자로 識자는 ‘알다’나 ‘지식’, ‘표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識자는 言(말씀 언)자와 戠(찰흙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戈(창 과)자에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만이 그려져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대에는 긴 창이나 막대기에 깃발을 매달아 부대나 종족을 구별했었다. 識자에 아직도 ‘깃발’이나 ‘표시’라는 뜻이 남아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識자는 본래 이러한 표식을 그렸던 것이지만 후에 言자와 音(소리 음)자가 차례로 추가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말(言)과 소리(音)를 통해서도 식별한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識(식)은 (1)사물의 시비(是非)를 판단하는 작용 (2)오온(五蘊)의 하나. 사물을 인식, 이해하는 마음의 작용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지식(知識) ③식견(識見) ④친분(親分) 그리고 적을 지의 경우는 ⓐ적다(지) ⓑ기록하다(지) ⓒ표시하다(지) ⓓ표지(標識: 표시나 특징으로 다른 것과 구분함)(지) 그리고 깃발 치의 경우는 ㉠깃발(旗-)(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알 인(認)이다. 용례로는 사물을 식별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식견(識見), 사물의 성질이나 종류 따위를 구별함을 식별(識別), 사람이 지니고 있는 학식이나 견문이나 도량을 식량(識量), 학식이나 상식 따위가 있는 사람을 식자(識者), 학식과 사람을 잘 알아보는 감식력을 식감(識鑑), 어떤 의식 작용의 생기와 소실과의 경계를 식역(識閾), 견식이 있고 사물의 도리에 밝음을 식달(識達), 학식과 덕행을 식덕(識德), 견식과 도량을 식도(識度),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을 식력(識力), 마음과 영혼을 식신(識神), 일식 또는 월식 때에 해 또는 달이 제일 많이 가리워진 때를 식심(識心), 어떤 순간에 있어서의 의식 경험의 전 범위를 식야(識野),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아는 일을 인식(認識), 생각이 미치어 대상으로서 알거나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의식(意識), 어떤 대상을 연구하거나 배우거나 또는 실천을 통해 얻은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지식(知識), 일반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보통의 지식을 상식(常識), 양심적인 지식과 판단력을 양식(良識), 감정을 하여 식별함을 감식(鑑識), 많이 알고 있음을 다식(多識), 배우지 못하여 아는 것이 없음을 무식(無識),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됨 또는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을 때를 이르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정丁자인 줄 모른다는 뜻으로 글자를 전혀 모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한 글자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자무식(一字無識), 학문이 넓고 식견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박학다식(博學多識), 얼굴을 반만 아는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알아는 보지만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반면지식(半面之識), 잠깐 만난 일이 있었을 뿐인데도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반면식(半面識), 한 번 서로 만난 일이 있어 약간 안면이 있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일면식(一面識), 늙은 말이 갈 길을 안다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또는 경험 많은 사람이 갖춘 지혜를 일컫는 말을 노마식도(老馬識途), 얕게 보고 엷게 안다는 뜻으로 천박한 견문과 지식을 이르는 말을 천견박식(淺見薄識), 배우지도 못하고 아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학무식(不學無識), 듣고 보고 한 것이 적고 지식이 얕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천식(寡聞淺識), 보고 들은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을 일컫는 말을 다문박식(多聞博識) 등에 쓰인다.
▶️ 韓(한국 한/나라 한)은 ❶형성문자로 㙔(한)은 속자, 韩(한)은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가죽 위(韋: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倝(간)의 생략형(省略形)인 𠦝(간→한)으로 이루어졌다. '에운다'는 뜻을 가진 韋(위)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우물 구덩이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𠦝(간→한)으로 이루어졌다. 우물가를 에워싸는 '우물 난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韓자는 '대한민국의 약칭'이나 '나라 이름'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韓자는 倝(햇빛 간)자와 韋(가죽 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倝자는 햇빛이 찬란하게 대지를 비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햇빛'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韋자가 성(城)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니 韓자는 햇빛이 성을 비추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韓자는 대한민국의 약칭이니 '아침의 나라'라는 이름에 걸맞은 글자이다. 그래서 韓(한국 한/나라 한)은 ①대한민국(大韓民國)의 약칭(略稱) ②나라의 이름 ③대한제국(大韓帝國)의 약칭(略稱) ④삼한의 통칭(通稱) ⑤전국(戰國) 칠웅(七雄)의 하나 ⑥주나라(周--)의 제후국(諸侯國) ⑦우물 난간(欄干ㆍ欄杆)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옷을 한복(韓服),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한옥(韓屋), 우리나라 재래종의 소를 한우(韓牛),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을 한식(韓食), 한국말로 번역함을 한역(韓譯), 대한제국의 마지막 때를 한말(韓末), 닥나무의 껍질로 만든 종이를 한지(韓紙), 임무를 띠고 한국에 주재함을 주한(駐韓), 한국을 방문함을 방한(訪韓), 훌륭한 분을 만나 뵙고 자기 이름이 그에게 알려지기를 원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식한(識韓), 한유의 문장은 왕양하여 바다와 같고, 소식의 문장은 파란이 있어 조수와 같다는 뜻으로 한유와 소식의 문장을 비교해 이르는 말을 한해소조(韓海蘇潮), 한나라가 망하자 장자방이 성을 낸다는 뜻으로 사영운이 스스로 자기를 장자방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망자방분(韓亡子房奮), 한신이 엎드려 기다의 뜻으로 큰 뜻을 가진 자는 눈앞의 부끄러움을 참고 이겨냄을 이르는 말을 한신포복(韓信匍匐), 삼한에서 가장 으뜸가는 집안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대대로 문벌이 높은 집안을 이르는 말을 삼한갑족(三韓甲族)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願(원할 원)은 ❶형성문자로 愿(원)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原(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頁(혈)은 머리가 큰 사람, 음(音)을 나타내는 原(원)은 물의 근원(根源)으로, 큰 머리, 물이 흘러 나오듯이 머리에서 생각이 떠올라 나오다, 생각하다, 원함 등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願자는 ‘원하다’나 ‘바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願자는 原(근원 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願자는 본래 ‘큰 머리’나 ‘머리가 커지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여기서 말하는 ‘머리가 커지다’는 아는 것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후에 아는 것이 많아지면 바라는 게 많아진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원하다’나 ‘바라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끊임없이 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그린 原자는 발음 외에도 끊임없이 바란다는 뜻도 함께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願(원)은 (1)소원(所願) (2)어떤 명사(名詞) 뒤에 쓰이어)원서(願書)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원(願)하다 ②바라다 ③빌다, 기원(祈願)하다 ④성실(誠實)하다 ⑤공손(恭遜)하다 ⑥정중(鄭重)하다 ⑦사모(思慕)하다 ⑧부러워하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착하다 ⑪질박(質樸)하다(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⑫소망(所望) ⑬기원(祈願), 염원(念願) ⑭희망(希望) ⑮바라건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랄 기(冀), 바랄 희(希),바랄 망(望)이다. 용례로는 원하고 바람 또는 그 원하는 바를 원망(願望), 지원하거나 청원하는 뜻을 기록한 서면을 원서(願書), 원하는 바를 적은 글 또는 그 문서를 원문(願文), 바라는 의사를 원의(願意), 청원하거나 바라는 사람을 원인(願人), 들어가고자 함을 원입(願入), 원하는 마음이나 바라는 마음을 원정(願情), 좇아 가기를 원함을 원종(願從),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을 기원(祈願), 원함 또는 원하는 바를 소원(所願), 국민이 청하여 바라는 바를 민원(民願), 뜻이 있어 지망함을 지원(志願), 오래도록 지녀온 소원을 숙원(宿願), 늘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간절히 바람 또는 그런 소원을 염원(念願), 자기 스스로 원함을 자원(自願), 바라는 바를 들어 주기를 청함을 청원(請願),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도와주기를 몹시 바람을 탄원(歎願), 비장한 결심으로 이루려는 소원을 비원(悲願), 바라고 원하는 생각을 냄을 발원(發願), 맹세하여 소원을 세움 또는 그 소원을 서원(誓願), 원서나 신청서 등을 제출함을 출원(出願), 신에게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 주기를 빎을 축원(祝願), 부모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하기를 원하다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이르는 말을 원걸종양(願乞終養), 한 번 만나기를 바란다는 말을 원일견지(願一見之), 원하던 바를 이룸을 이르는 말을 소원성취(所願成就), 본인의 청원에 의하여 그 직위를 해면함을 이르는 말을 의원면직(依願免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