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선택 “오늘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2025.3.6.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신명30,15-20 루카9,22-25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시편40,5ㄱ)
삶은 선택입니다. 행복도 선택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날마다 행복을 선택하여 훈련함으로 행복을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바로 수도생활이 그러합니다. 날마다 행복이신 주님을 선택하여 훈련하고 습관화해 살도록 일과표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좋은 날의 선택입니다. 날마다 설레는 기쁨으로 시작할 수 있는 오늘 하루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예전에 써놓고 좋아하며 나눴던 ‘모든 날이 다 좋다’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햇빛
밝은 날은
햇빛 밝은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흐린
날은
흐린 날대로
모든 날이
다 좋다
주님 늘 함께 계시기에”<2023.10.21.>
오늘 옛 현자도 공부중 사람을, 사랑을 먼저 선택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공부는 사람을 깨닫고 사람을 사랑하는 과정이다. 그 시작은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다산>
“번지가 인仁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知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했다. ‘사람을 아는 것이다.’”<논어>
어려운 선택이 아닙니다. 사람을, 사랑을 선택하는 공부가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12.3계엄 국회측 장순옥 변호사의 최후 변론에서 감동적인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이 세상 풍경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입니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2025.2.25>
제자리를 선택하여 제몫을 다하며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 때 참 아름다운 삶이겠습니다.
어제 저의 참 좋은 선택도 잊지 못합니다. 어느 수녀님으로부터 맨먼저 피는 파스카의 봄꽃 영춘화를 선물 받고 즉시 ‘마리아의 집’ 뜨락을 찾았고 연약해 보이는 노란 영춘화를 사진에 담아 복음의 축복을 전하는 마음으로 참 많은 분들에게 많은 시간 할애하여 다음 문자 메시지와 더불어 전송했습니다.
“사순절 재의 수요일 영춘화 봄소식 축복 선물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하는 형제님”
이런 답글도 받았습니다.
“눈 속에서도 봄의 희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저 꽃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죽음과 같은 겨울을 통과하여 피어난 생명의 봄꽃, 봄의 전령사 ‘영춘화迎春化’ 꽃이름 그대로 ‘파스카의 봄꽃’입니다. 영춘화의 꽃말은 희망, 사모하는 마음, 새해의 첫 출발입니다. 오늘 제1독서 모세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참 우렁차게 들립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참 좋은 선택을 촉구하는 말씀처럼 들려 많은 부분 그대로 인용합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의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자라면 날마다 오늘 우리의 행복이자 생명이신 주 우리 하느님을 사랑하여 선택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우리 주 예수님은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신후 이어 모세처럼 생명의 길, 행복의 길, 구원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모세의 생명과 축복의 선택이 복음에서 구체화됩니다. 예외없이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 있는 생명과 행복, 구원의 선택입니다. 단숨에 읽히는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를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자발적 사랑으로 자유로운 주님의 선택이요,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이신 예수님을 따름으로 구체화되는 선택입니다. 하루이틀 따름이 아니라 살아 있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입니다. 주님 사랑에 나를 버리고 비우고 날마다 내 고유의 책임의 십자가를, 운명의 십자가를 지고 세상 마치는 그날 까지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온 세상을, 재산을, 건강을 잃었어도, 주님을 잃지 않아, 한결같이 끝까지 주님과 함께 찬미와 감사, 평화와 기쁨, 신망애信望愛와 진선미眞善美의 참된 생명과 행복의 존엄한 품위의 삶을 견지堅持했다면, 그 인생은 하느님은 물론 믿는 우리가 보기에도 지옥에서 천국을 산, 참 좋은 성공 인생일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생명과 행복의 주님을 선택하여 잘 따를 수 있도록 결정적 힘을 주십니다. 끝으로 늘 인용해도 늘 새로운 제 좌우명 고백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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