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이야기 / 김지명
초등학교 다닐 때, 큰 강을 두 곳이나 지나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비가 오면 강물이 범람하여 강을 건널 수 없어 학교에 못 가곤 했지만, 학교에서 공부할 때 비가 많이 오면 강물이 불어나 강을 건너지 못하곤 할 때도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는 고무신을 구매하여 새 신발을 신고 다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많은 비가 왔어, 강을 건너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신발을 들고 강을 건너가다 미끄러져 물속으로 넘어지면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다. 옷은 다 젖었지만 갖고 있었고 신발 한 짝이 없어져 집에도 못 가고 울고만 있었다. 강물 속으로 찾아볼 수가 없어 찾지도 못하고 집에 가면 혼날 것이 확실하여 가기가 두려워 울 수밖에 없는 딱한 심정이었다. 그 당시에는 산이 헐벗어 있었기에 비가 조금만 오면 강물은 황토색으로 변하여 물속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물속에서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었다. 함께 집으로 가서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친구의 아버지는 바보처럼 신발을 잃었다고 꾸지람을 하셨다. 엄마는 곁에서 말리는 척하지만, 사실은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심해 보였다. 그 다음 날부터 신발은 짝짝이로 신고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가 며칠이 지난 후 같은 신발을 신고 왔어, 기뻐하였다. 아버지가 깊은 강가에서 찾아왔다고 자랑을 하면서 다시 새 신발을 신은 기분이라고 했다. 작은 신발 한 짝을 찾은 기분은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용돈 십만 원 얻는 기분과 같다고 했다. 시골 생활은 각가지 즐거웠던 일들이 도시 아이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것들을 많이 접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추억거리도 많이 잠재하고 있다.
우리가 자라는 시절에는 국가나 모든 국민이 가난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구두에 발을 맞추어 신었던 때도 있었다. 형이나 언니가 신던 신발을 동생이 신어야 했던 시절에는 달아서 못 신을 정도가 되어야 신발을 다시 싸곤 하였다. 고무신이라도 찍어진 것은 기워서 다시 신곤 했지만, 요즘은 시대가 아주 많이 달라졌다. 값비싼 신발도 유행이 변했다고 신지 않는가 하면 새것도 발이 조금 아프다고 신지 않고 버리는 젊은 세대들이다. 고가의 신발이라도 소비가 많아지는 것은 삶이 풍요롭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부부가 노동하면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되어 고가의 신발도 마음대로 구매하지만, 우리 시절에는 여자들은 농어촌을 제외한 도시에서는 노동할 자리가 없었고 부인들이 돈 벌로 다니는 것을 아주 부끄럽게 생각했기에 남편이 벌어서 의식에 급급하던 시대였다. 고가의 신발을 생산하여 수출은 하여도 내국인이 신고 다니는 사람은 극소수였던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었다.
여름휴가를 받아 아내와 함께 여행 떠날 때 시험용 운동화 선물 받은 것을 신고 떠났다. 여수 오동도를 둘러보고 향일암을 거쳐 목포에 도착하여 유달산 부근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유달산으로 올라갔다. 바위를 지나고 오솔길 따라 걸으며 다시 바위로 내려가는데, 한쪽 신발에 밑창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능선 하나 넘어가니 완전히 떨어져 버렸다. 찔룩거리면서 종주하려고 하는데 또 다른 신발이 덜거덕 그려서 끈으로 묶어서 내려오다가 밑창이 완전히 분리되어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맨발로 도로까지 나와 택시를 타고 주차한 곳으로 갔다. 맨발로 승용차를 운전하여 신발가게를 찾아가 새로운 등산화를 구매하여 돌아오면서 유달산의 추억은 그 어느 추억보다 오래 남을 것이라 했다. 즐거운 휴가도 망쳐놓은 신제품 신발을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산을 좋아하여 등산화를 자주 바꾸어 신기도 했지만, 발은 별로 편치가 않았다. 등산화 밑창이 딱딱하여 오래 신으면 고무에 기름기가 빠지면 더욱 딱딱하여 발이 아파서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그런데 요즘엔 발이 아주 편하게 설계되어 생산된다 하여 새로운 것으로 구매하려고 백화점으로 갔다. 백화점 신발판매대에는 신발의 종류가 아주 많았다. 눈에 쉽게 보이는 것은 운동화이지만 세분되어 종류가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다. 테니스화 볼링화 골프화 축구화 육상화 댄스화 보행 화 신사 구두 숙녀 구두 고무신 샌들 하이힐 부추 장화 슬리퍼 어린이 신발 등 아주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짚신도 신발종류고 아주 미니형 신발 대형으로 길거리 로버트형 간판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신발들은 액세서리로 선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다양하게 생산된다는 것이 흥미로워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운동화 하나 완제품 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원단 구매로부터 치 수별로 재단하여 분야별로 끊을 만들고 구멍을 꿇어 양철이나 플라스틱으로 구멍에 맞추어 넣고 꽉 찍어주고 있다. 앞면과 옆면을 바느질하여 운동화 상판을 만들어 회사의 명암을 만드는 라벨을 납품받아 상판 앞면에 붙여 만들고 있다. 천이 들어오면 수십 번의 손길을 거쳐야만 하나의 반제품이 완성된다. 밑창은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여 회사마다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여 신발 밑창을 만들고 있다. 상판을 밑창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거나 접착제가 좋지 않으면 조금만 신어도 밑창이 떨어져 나가는 실패작이 되기도 했다. 끈질긴 연구 끝에 접착이 강한 접착제를 개발하여 확실한 접착기술을 발명하였기에 질 좋은 상품이 생산되고 있다.
요즘은 전문 스포츠를 연구하는 마니아들이 과학적으로 연구 실험하여 신발 회사마다 특허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신발은 쿠션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어 연구하고 있으며 사람마다 발마다 모양새가 달라서 발 모양에 잘 맞는 신발을 세심하게 연구하고 있다. 환 풍이 잘 되어야 발에 무좀이나 땀을 말려줄 수 있기 때문에 구멍을 꿇어야 하는데 어느 위치가 좋은 것인지 숱한 경험으로 새롭게 개발되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뒤꿈치가 먼저 닿으면 머리까지 충격이 간다는 것에 많은 관심을 집중하여 연구하고 있다. 충격을 흡수하는 신발을 개발하여 시판되고 있지만, 안전을 위하여 공기 통풍이 잘되게 하여 더욱 편안한 신발을 만들어 세계적인 명품으로 움트고 있다. 어제와 오늘이 이렇게 달라지고 있지만 2~3대 후손들은 어떤 신발을 신을 것일까? 하여 상상만으로도 아주 궁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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