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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노예-유럽에 버려지는 아프리카 축구선수들 | |
-저서 [스포츠를 읽어라] 중에서- 독일월드컵에서 가나의 돌풍으로 아프리카 축구가 다시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 아프리카에서는 축구가 유일한 삶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한다. 먹고 살 것이 부족하고 실업률도 최악인 상황에서 축구를 해서 성공해야 먹고 살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아프리카의 모든 아이들은 일찍부터 축구에 올인(모든 것을 거는 것)한다. 그래서 요즘엔 축구수출국인 브라질에까지도 아프리카 용병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그들에게 축구는 그저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생존의 도구인 셈이다. 어찌보면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 더 슬픈 얘기가 있다. 이런 아프리카 선수들을 마치 현대판 노예 취급하는 유럽 클럽 에이전트들의 얘기다. 우리는 이번 독일월드컵을 통해 드로그바(코트디브와르) 에시앙(가나) 아데바요르(토고)등 성공한 아프리카 축구선수들의 얘기들만 들었을 것이다. 여기엔 그 성공을 쫓다가, 가난 탈출을 위해 몸부림을 치다가 성공하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수많은 아프리카 유망주들의 슬픈 얘기가 있다. <편집자주>
요즘 아프리카엔 ‘현대판 노예상인’들이 다시 이 검은 대륙을 찾고 있다. 이름하여 축구 노예상들. 최근들어 아프리카에 축구 유망주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헐값에 사서 유럽클럽에 비싸게 되파는 신종 축구 노예상인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 축구는 근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많은 인재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프리카는 94년 미국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아프리카국가로는 처음으로 8강 고지에 오르고 나이지리아가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거센 ‘블랙 파워’는 2002월드컵에선 세네갈의 8강 진출로 이제 더 이상 잠시 스쳐 지나가는 돌풍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실제로 축구대륙 유럽에선 아프리카 출신의 뛰어난 선수들이 각 리그를 휘젓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무엘 에투(카메룬) 잉글랜드의 명문 첼시의 드그로바(코트디브와르) 에시앙(가나), 잉글랜드 아스날의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토고) 등 수없이 많은 아프리카대륙 출신들이 유럽최고의 무대를 휘젓고 있다.
사정이 이쯤되니 유럽의 많은 클럽들과 선수를 소개하는 FIFA 에이전트들은 아프리카 대륙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심지어 축구선수 수출국이라는 브라질조차 아프리카 선수들을 영입할 정도라니 요즘 아프리카엔 얼마나 많은 축구 유망주가 있는 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만 하다. 요즘 아프리카에선 어린 아이 10명이면 10명 모두 축구에 푹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이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축구만이 그들의 유일한 삶의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자원도 없고 실업률이 높고 마땅한 공부해서 살아가기도 힘드니 이들은 오로지 축구에 모든 것을 건다. 축구만이 빈곤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가족 중에 걸출한 축구 선수 1명만 있으면 가족은 물론 친척까지 모두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필자의 미국인 친구 폴(Paul)은 아프리카 토고에서 10년동안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해 오고있다. 그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축구의 현실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고 있었다. 희망은 그저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축구만 잘 해서 유럽무대에라도 진출할 수 있다면 자기 가족이나 친척을 먹여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 나라에서 몇번째 손가락에 꼽히는 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고의 톱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와 같은 경우 유럽 클럽에서 뛰며 연봉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현재 토고의 수도 ???에서 가장 큰 저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선수들을 바라보며 아프리카 선수들은 오늘도 열심히 잔디도 아닌 맨땅에서 공을 찬다.
이렇게 저변이 넓다 보면 자연 좋은 선수들도 많이 나오는 법. 13~17세 사이의 청소년시절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많다. 그런데 유럽 클럽에서 이들을 가만 둘 리 없다. 유럽의 클럽이나 에이전트들은 아프리카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어린 선수들을 아주 싼 값에 산다. 이미 국제경기에 나설 정도의 선수들은 몸값이 비싸기 때문에 아예 일찍부터 장래성있는 어린 선수들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헐값으로 사고, 계약은 거의 종신 계약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현대판 노예상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어린 아프리카 선수들을 테스트 목적으로 유럽 클럽에 데려가서는 테스트에 떨어지면 그냥 내팽겨쳐 버리는 것이다. 즉, 중간의 에이전트들이 아프리카 선수들을 데리고 유럽 클럽에 테스트 받으러 갔다가 선수들이 테스트에서 탈락하면 나몰라라 하고 선수들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다.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유럽까지 날라온 어린 선수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도 없어 할 수 없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유럽의 거리를 방황하는 부랑자로 전락하게 된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유럽에 버려지는 아이들의 수가 꽤 많다는 것이다. 매년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의 아프리카 선수들이 유럽의 수많은 클럽에서 테스트를 받는데 여기서 떨어지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바로 방치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아프리카 선수 ‘사냥’을 하는 에이전트나 클럽 입장에선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의 어린 선수들은 아주 헐값이 살 수 있기 때문에 100명중 1명만 성공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싼 값이 100명을 사서 그중 1명만 성공해도 이들로선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때문에 이들은 아프리카 대륙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구잡이식으로 유망주들을 사서 유럽에 보낸다. 뒷책임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이다.
물론 본인 실력이 아주 뛰어나면 이런 에이전트의 농간이 있어도 축구를 통해 부도 쌓고 명성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축구를 해서 실제 프로 선수로 성공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제 아무리 아프리카에서 날고 긴다 하는 유망주라 하더라도 전세계의 유망주들이 모두 집결하는 유럽 클럽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다. 유럽에 버려지는 아프리카의 어린 축구선수들. 축구 세계화의 또 다른 어두운 그늘이 아닐 수 없다. |
첫댓글 아,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