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덕목이란/류갑희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뭘까?
많은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섬기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아닐까 한다.
어찌 보면 요즘 시대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과도 일치하는 것 같다.
역사상 이런 생각을 가장 잘 정리하고 실천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다산은 여유당전서에 포함되는
<경세유표> <흠흠신서> <목민심서> <마과회통> <아방강역고> <아언각비> 등
500여권의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그중 단연 최고의 책은 <목민심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목민관이 되어 부임하는 것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세세히
기록해 놓은, 관리들이 꼭 지켜야 할 일종의 매뉴얼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관리가 되는 자는 저마다 가슴속에 품은 이상과 철학이 있겠지만
현실에서 그 뜻을 제대로 펼치기는 매우 어렵다.
공직을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웠던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오롯이 다잡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공직을 떠난다.
가장 깊은 울림을 준 내용을 소개한다.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기를 줄을 모른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여위고 시달리고, 시들고 병들어 쓰러져 진구렁을 메우는데, 그들을
기른다는 자들은 화려한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을 살찌우고 있다.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다산의 애틋한 마음이 이 한 구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싸움 중 가장 어려운 싸움은 바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잘 다스릴 수 있겠는가.
공직자나 공직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보길 권한다.
<정선 목민심서>
류갑희 |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