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주식회사한국’은 실용과 중도에 기초한 경제개혁의 새 시대를 맞을 것이다. 당선자의 국정 최우선과제는 경제방향의 재정립이 될 것이다. 대외정책은 한·미·일 동맹,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새로운 대북 접근방식 3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첫 인사에서 대학개혁에 성공한 여성 대학총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발탁, 차기정권 진용이 CEO모드로 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차기정부의 성격 방향 정책을 보는 외신의 시각이다.
이 당선자는 경제살리기에 최우선순위를 두겠지만 대외관계에서도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되 북한, 중국, 러시아와도 실용주의에 입각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대북관계에서도 포용의 큰 틀에서 비핵화와 남북협력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외신은 예상했다.
“당선자 국정 최우선순위 경제방향 재정립”
◆차기정부 방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28일자 IHT기고에서 이명박 당선자의 국정 최우선순위는 한국경제의 방향을 소득재분배 치중에서 성장지향 전략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IHT기고 “북한 침묵은 불만보다는 관심의 징조”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도 맡았던 차 교수는 대선결과에 대한 북한의 눈에 띄는 침묵을 “당선자에 대한 불만보다는 관심의 징조”로 해석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재계대표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점으로 미루어 “김 위원장은 현대의 거물 출신인 당선자와 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게 차 교수 추론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압승이 한미동맹은 물론,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전제로, 북한에도 희소식이 될 것이라는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태평양포럼 랠프 코사 소장의 분석도 맥을 같이 한다. 코사는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를 통해 당선자는 북한의 비핵화약속 준수를 전제로 남북관계 개선을 명백히 다짐했다고 지적했다. 당선자는 북한의 핵무기포기 후 “전면적 남북교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기회를 열어주었다.
인수위 인선, 당선자 용인스타일 첫 시험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은 당선자의 용인(用人)스타일을 내비치는 첫 시험대로 간주된다. 일본 산케이, 아사히, 중국 신문신보 등은 여성지도자로서 대학혁신에 성공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의 인수위원장 기용을 주목했다. ‘차기정권 첫 인사는 여성위원장’ 제하 산케이 기사는 새 정부 윤곽을 형성하는 성격을 띤 인수위 인선은 재야로부터 여성등용으로 실력주의 이명박스타일을 강조했다고 논평했다.
아사히는 인수위조직이 “실용주의 작은 정부”의 윤곽을 예고한다고 논평했다. 당선자가 관록 있는 정치인을 위원장으로 기용했던 관례를 깨고 정치권 밖에서 적임자를 찾은 것은 그의 실용성과 행정능력을 보여준다.(신문신보)
“이명박 당선자 대외정책, 3자루의 검”
◆차기정부 정책
중국 인민일보-신화통신은 “CEO 이명박 당선자, 3자루 검으로 천하를 다스려”제목의 25일자 분석기사에서 노력과 창의, 환경의식을 바탕으로 샐러리맨의 신화와 청계천의 신화를 창조한 그가 한국의 첫 CEO대통령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경제대통령’카드가 민심을 잡은 것은 그것이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추이에 부합되고, 개혁으로 한국을 제조업-수출지향 경제체질에서 서비스-지식산업에 근거한 새로운 시장체제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요구에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의 대외정책은 점차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인민일보-신화통신은 차기 대통령 대외정책의 3대 근간을 “3자루의 검”으로 표현했다. 한·미·일 동맹에 복귀하고,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며, 북한에 대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북관계에서는 기존의 화해협력 틀에 호혜와 실용 요소를 가미한다는 것이다.
외신은 ‘핵 없는 한반도 평화시대’를 개척하고 ‘실용주의 외교’를 실천하겠다는 당선자의 첫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했다. 북한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애정 있는 설득’을 하겠다는 그의 약속도 점수를 받았다.
미 전문가 “비핵화 국제노력 새 국면 열릴 것”
한국의 차기정부 출범과 함께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고 점진적 개혁과 국제사회와의 통합에 나서도록 설득하려는 국제적 노력에 새로운 국면이 열릴 것이라고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오 핸런 선임연구원이 27일자 워싱턴타임스 기고에서 말했다. 한국의 당근 일변도정책 수정, 일본 후쿠다정부의 상대적 유연성, 강경제재에서 돌아선 미국의 새 정책이 조화를 이뤄 최상의 대북협상전술을 배출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 관측이다.
대북정책은 전임정부의 화해협력을 지속하되 북한의 좀더 긍정적인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상호주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당선자가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본질적 건설맨 이명박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항만건설과 교통체계 개선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북한에 가져다주는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스위크는 이를 ‘포용+상호주의’로 표현하고 이것은 앞으로 수년 동안 ‘설득력 있는 방식(winning formula)’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 21일자 사설도 당선자가 과거 신한국당, 청와대 식 대북정책으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그는 식었던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과 비핵화를 위한 보다 강력한 대미협력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민주주의 성숙…중도실용 새 시대로”
◆새로운 패러다임
대선을 전환점으로 한국의 방향전환이 가능했던 것은 이념과 이상을 중시했던 한국인들의 정서가 삶의 질에 무게를 두는 현실주의로 바뀌고 민주주의의 성숙과 함께 한국이 지역, 세대, 이념적 2분법을 탈피했기 때문이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이런 국민 정서의 추이를 잘 읽어낸 당선자가 좌우 두 경쟁자들 사이에서 중용을 채택 ‘문제를 만드는 대신 문제를 푸는 리더십’을 강조한 실용주의 기치로 목표를 정조준한 것이 승인이었다는 지적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이념적 구호보다는 현실적 문제해결로 쏠리면서 한국의 선거는 점차 미국선거와 비슷해지고 이슈도 계파를 넘어 공통 아젠다로 ‘정상화’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샐러리맨’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명박 당선자는 바로 이 흐름을 타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옛 정치모델 퇴조 “정치는 국민 섬기는 것” 기본회귀
홍콩 아주주간은 12월30일자 사설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재계와 서울시에서 CEO로 성공한 후 이제 국정을 이끄는 CEO의 선례를 세우게 됐다며 “이는 한국에는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되고 세계적으로는 성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설은 전통적 정치인들의 정치모델은 가고 “정치는 국민을 섬겨야 한다는 기본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변화와 함께 아시아와 세계도 이제 성찰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
“이명박표 서울 리모델링, 홍콩 발전 위한 교사”
◆코리안 모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일자 ‘한국형 모델’ 제하 논평에서 이명박 당선자의 서울시 환경개선을 홍콩이 본떠야 할 모델로 제시했다. 시멘트로 도로, 교량, 주택, 건물을 건설했던 왕년의 현대건설 CEO는 서울시장이 된 후 시대의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고 깨끗한 공기, 녹색의 복귀, 자연경관의 재등장을 중시하는 삶의 질 향상에 착안했다. 그는 과거 건설개발 만능시대에 등장한 복개도로와 고가도로를 걷어낸 자리에 옛 청계천을 되살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틀 전 별도분석에서 이 당선자는 ‘경제개혁의 새 시대’를 약속했으나 반대와 도전도 만만치 않다고 경계했다. 그가 한국 내 거센 비판과 북한의 거센 반발 없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는 기적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당선자가 안팎 파고를 잘 넘을 수만 있다면 한국에는 “잠재적으로 신나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한반도 전문가인 필자 도널드 커크는 주장했다.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 2007 국제뉴스 초점
◆2007한반도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돌파구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는 지난해 국제뉴스의 초점이 되었다. 중국 신경보가 선정한 2007 10대 국제사건 리스트에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진전 2개항이 나란히 올랐다. 신경보는 노무현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에 획기적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평가하고 56년 만의 남북열차 운행재개, 남북총리 양자회담, 남북교류 확대, 2·13합의와 북미관계해빙으로 이어진 핵문제 돌파구 등을 지적했다.
지난 5월 한국전 이후 최초의 시험운행을 거친 남북철도는 12월11일 단절 56년 만에 문산-봉동 화물열차에 정기운행의 문을 열어주었다. 내년에는 화물열차 뿐 아니라 여객열차도 이 구간을 정기 운행할 것이라고 AP통신이 22일 통일부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한국은 남북철도를 궁극적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 한국에서 출발해 유라시아대륙을 가로지르는 ‘철의 실크로드’를 열기를 희망한다. 한편 중국 광명일보는 ‘2007 10대 국제인물’의 하나로 이명박 당선자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