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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차돌배기? 차돌바기? 차돌박이? 차돌빼기?]
다행스럽게도 산불이 잡혀가네요. 타들어가는 나무를 보면 제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어제는 청주로 봄나들이(?)를 다녀온 그 탄력으로, 강남에 진출해서 목을 좀 축였습니다. 한 고깃집에서 차돌박이를 시켜놓고 투명한 액체와 씨름을 좀 했죠.
오늘은 그 차돌박이 이야깁니다.
표준어에서 [배기]로 소리가 나는 말은 ‘-배기’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한 살배기, 세 살배기’처럼 쓰죠.
표준어에서 [바기]로 소리가 나는 것은 ‘-박이’로 적습니다. ‘-박이’는 ‘박다’의 의미가 살아 있는 경우에 쓰는 것으로, ‘점박이, 덧니박이, 외눈박이, 오이소박이, 붙박이, 장승박이, 토박이’ 따위죠.
끝으로, [빼기]로 소리 나는 것은 ‘-빼기’로 적습니다. ‘고들빼기, 곱빼기, 코빼기’ 따위죠. 다만, ‘뚝배기, 학배기, 언덕배기’ 이 세 가지는 [-빼기]로 소리 나지만 ‘배기’로 적습니다.
잔소리가 좀 길었네요. 정리하면, 우리말에서 ‘-박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라는 뜻입니다. ‘박다’의 의미와 밀접하게 관련 있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배기’ 아니면, ‘빼기’입니다.
그럼 고깃집에서 ‘소 양지머리뼈의 한복판에 붙은, 희고 단단한 기름진 고기’를 먹고 싶으면, 뭐라고 주문해야죠? 차돌배기? 차돌바기? 차돌박이? 차돌’? ‘흰 기름덩이가 박힌 고기’니까 당연히 ‘차돌박이’죠
산불난 곳의 잔불이 잘 정리되어 더는 산불이 없기를 빕니다. 어릴 적에 외웠던 표어가 생각나네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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