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시인으로 유명한 박정원(이천세무서 하남지서 근무)씨가 최근 국세청장들의 잇따른 불명예 낙마를 보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담은 시를 보내왔다.
시인은 시를 통해 낙마한 청장들을 '팥배나무'로 비유하며 나무라고 있다.
다음은 박정원 시인이 보내온 시 전문이다.
팥배나무에게 딴죽을 걸다/ 박정원
온몸에 불을 지피는구나, 이 엄동설한에
빠알개진 꽃이라니
꽃도 아닌 것이 꽃이라니
팥도 없이 배도 없이 팥배라니
팥죽단지에 생쥐 들랑거리듯 연이어 내다보다가
생쥐 옆에 콩쥐 팥쥐, 콩쥐 옆에 콩배나무
물렀거라!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듣겠느냐
콩으로 팥죽을 쑨다 하여도 놀라지 않겠느냐
삽짝 쪽으로 훠이훠이 팥을 뿌리며
鬼神을 삭이는 그대,
배꽃 하륵하륵 내리는 팥배나무 아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제발 콩밭에 가서 두부를 찾지 말라
소리 소리 내려놓고 마침내
화염에 휩싸인 팥배나무,
녀석이 정말 팥배나물까 도감을 펼치는 사이,
고만고만한 열매들, 이놈일까 저놈일까
부를 이름만 치렁치렁한 팥배나무
서로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꽃들만 드리우더니
팥도 없고 배도 없고 눈꽃도 없는 팥배나무그늘 속
잇따라 대서특필되는 팥배들, 大雪 잡아먹은 小雪이
왜 철지난 小說로 읽히는가
한강은 얼음짱 밑에서 유유히 흐르나
건너야 할 나룻배는 꼬옹꽁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