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계사년!
문무대왕의 기운을 받으러 대왕암에 가다!
월성중학교 2학년 6반 김민욱
새벽 6시. 어제 밤늦게까지 연기대상을 보다가 일어나서 그런지 정말 피곤하다. 하지만 빨리 가지 않으면 해맞이에 늦기 때문에 서둘러 옷을 입고 대왕암으로 출발했다.
동해의 해맞이장소로 유명한 곳을 대자면 상생의 손이 있는 포항 호미곶,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 간절곶,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시계가 있는 강릉 정동진 등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경주 역시 그에 못지않은 멋진 일출장소다. 경주에서 유명한 일출명소는 토함산 석굴암, 양북 대왕암, 감포, 남산 용장사지 등이 있다. 석굴암은 차량통제헤서 일출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넘기고 용장사지는 눈이 와서 위험함으로 역시 패스, 그럼 바닷가 둘이 남았는데, 이왕이면 문무대왕의 기운도 받고자 대왕암으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달리고 달려 도착하니 길가는 차들이 점령했고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얼른 내려서 바닷가로 달려간다.
(새벽 7시. 여명은 밝아오고 있고, 차들 때문에 교통정리 하시는 분만 죽어 나가신다.)
(대왕암 앞 용왕당. 대나무와 태극기가 여기가 신적 장소임을 알려주고 있다.)
하늘은 맑은데 바다에 물안개가 피어올라서 그 가까운 문무대왕릉마저 보이지를 않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운치는 있다. 주위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고 무당께서는 방울을 울리고 칼을 던지고 계시며 스님들을 염불을 외시고 어느 쪽에서는 꽹과리를 친다. 이런 기대와 달리 과연 이 날씨에 해가 뜰지 의문이다.
(물안개가 피어오른 대왕암 앞바다. 해와 관계없이 정말 운치 있다.)
(물안개가 멋있기는 하다만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해가 뜰 수 있을까?)
(대왕암 앞바다. 수많은 사람이 2013년 첫해를 기다리고 있다.)
(여명은 밝았고 해 뜨는 시각은 다가왔다. 왼편에 대왕암이 살짝 보인다.)
해 뜨는 시각이 다되었지만 해가 뜨지를 않자 모두 실망한 가운데에서 물안개 사이로 드디어 해가 고개를 빠끔히 내밀었다! 누군가 "해 뜬다!"를 외치자 일제히 바다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고 계사년 첫해는 그렇게 만고의 시간을 견뎌서 물 위로 솟아올랐다. 또 다른 한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해 뜨는 시각이 다되었는데도 해가 보이지를 않았다. 그런데....)
(저 멀리 물안개 사이로 해가, 해가 보인다!)
(대왕암과 함께 일출. 계사년 첫해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드디어 떠오른 해. 물안개가 오히려 해돋이의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드디어 완전히 떠오른 해. 너무나도..... 아름답다.)
다들 흥분하며 폰부터 필름카메라까지, 셔터 누르길 바쁘고 새해 소원도 빌고 모두 새로운 한해를 기쁘게 맞이하고 있었다. 때마침 갈매기와 비둘기떼가 날아와 하늘을 수놓았다. 새로운 한해를 축복하고 있는 모양이다.
(때마침 찾아온 갈매기떼. 바다를 수놓고 있다. 위의 긴 줄은 연이다.)
(대왕암과 갈매기. 앞에 무당으로 추측되시는 분이 칼을 들고 계신다.)
(일출, 대왕암, 그리고 갈매기떼. 세 가지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새해를 축복하는 돼지. 그래, 2019년, 기해년은 너의 해야. 그때도 여기서 봤으면 좋겠다.)
(물안개를 떨쳐내고 하늘로 솟아오른 계사년 첫해. 갈매기와 비둘기가 새해를 축복하고 있다.)
해돋이의 기쁨도 잠시, 수십, 수백 대의 차들이 갑자기 빠져나가 상당한 교통체증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아침을 먹으면서 넉넉히 가기로 했다. 만약 경주사시고 일없으신 분은 될 수 있으면 느긋하게 가는 것이 교통체증을 피하는 길이다. 이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침도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되자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물안개가 걷힌 대왕암이 보인다. 대왕암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아직도 여기를 수중릉이라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여기는 단순히 문무대왕을 화장하고 남안 유골을 뿌린 장소라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실제 대왕암아의 물을 다 빼내고 조사한 결과 관이나 장례를 치른 것으로 보이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세계 유일의 수중릉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오래전 대왕암 안에서 관을 본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아직 확실히 결판난 것은 아니니 여러분에게 묻는다. 과연 여기는 수중릉일까? 아니면 유골을 뿌린 장소일까? 추측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대왕암. 수중릉이냐 아니냐는 선간판에도 애매하게 적혀있어 답을 내리기 어렵다.)
바로 집에 가지 않고 중간에 다른 유적지를 들른다. 대왕암(문무대왕릉)과 불과 5분도 체 떨어져 있지 않은 감은사지.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몇몇 답사객들이 계신다. 아마도 일출을 보고 가는 길에 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감은사지. 눈에 띄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삼층석탑.)
계단을 타고 올라간 감은사지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삼층석탑이란 말이 정말 실감 난다. 무려 높이 13.4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장식은 사라졌지만, 우뚝 솟은 찰주는 옛 신라의 영광을 기억하게 해준다. 이 절은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이 호국용이 된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찰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지어진 사찰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삼층석탑이다. 또한,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와 더불어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이 탑의 신비는 바로 비율에 있는데, 실제 높이는 4:2:2지만 보는 각도에 의해 착시가 일어나 4:3:2로 균형비를 이루는 것이다. 건물을 지을 때 보는 사람의 입장까지 고려해 지은 신라인들의 지혜에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감은사지 전경. 중문과 금당을 중심으로 두 탑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감은사지 서탑. 통일신라시대 탑형식의 시초. 이 형식은 불국사 석가탑에 와서 절정을 이룬다.)
(감은사지 동탑. 계사년 첫해의 기운을 받아 그런지 더 멋있어 보인다.)
이 사지의 또 다른 비밀은 바로 금당 터에 있다. 두 탑 사이에 위치한 금당은 단순하지 않고 가보면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환기구라도 되는 듯 길이 나 있다. 설마 바닥에 환기구를 낼 리는 없고 과연 이 길의 용도는 무엇일까? 바로 용이 된 아버지 문무왕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길이다. 죽어서 왜구들을 물리치기 위해서 호국용이 되어 동해를 지키는 선왕을 위해 지은 절인 만큼 그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멋진 작품이다.
(감은사지 금당 터. 정말 이름처럼 아버지에 대한 신문왕의 효심이 느껴진다.)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 동탑 찰주 위에 새 한 마리가 한가로이 쉬고 있다.)
감은사지는 여기서 답사를 끝내면 안 된다. 대부분 여기를 지나치는데 바로 슈퍼들 끝에 있는 감은사지 사진자료실이다. 물론 여기는 슈퍼지만 안에 들어가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수많은 옛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 교과서나 기행문책에서 본 듯한 수많은 사진이 여기 다 걸려 있다. 감은사지가 물론 중심이지만 경주 전경, 불국사, 성덕대왕신종 등, 너무 값진 사진들이 잘 남아있다. 만약 감은사지에 왔다면 꼭 이 사진자료실은 들러주어야 한다. 사진만 보고 오기 좀 그러면 껌이라도 하나 사가고.
(감은사지사진자료실. 슈퍼 안에 있다.)
(사진자료실 내부. 어떻게 찾았든 이렇게 전시하고 무료로 개방한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
이제 새해 첫 답사를 모두 마쳤다. 집에 가자마자 눈이 풀리더니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잠시 나갔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해는 떴는데 눈이라니 그것도 잠시였지만 펑펑 내렸다. 새해 첫눈, 그것도 난생처음 여우 눈이라니, 정말 꿈만 같다. 올해는 정말 모든 일이 잘 풀리 것 같다.
새해 첫날부터 참 일이 많았던 계사년. 그중에서도 대왕암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해는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다시 한 번 경주의 아름다움을 실감했다. 새해 첫 답사, 정말 꿈같은 답사였다.
임진년을 보내고 새로운 해 계사년이 드디어 왔다. 또한, 새로운 정치가 또 한 번 5년간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제발 통일 좀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도 새해소망 비시면서 2012년에 싫었던 일은 버리고 좋았던 일만 가져가서 더 새롭고 힘찬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다가온 새해 2013년! 모두 바라던 일 이루어지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정- (2013. 1. 1. 火)
대왕암(앞 해수욕장)→ 감은사지(감은사지 삼층석탑→ 감은사지 금당)→ 감은사지 사진자료실
새롭게 펼쳐라!
羅新
첫댓글 작년 기행문 수정 중입니다. 사진 5개(2011 동계 국토순례는 10장)씩 추가하고 있으니 다시한번 봐주시면 좋겠습니다.(혹시 모를 오타도 수정 중에 있습니다.) 올해도 더 나은 기행문 올리겠습니다!
민욱아!
새해 첫날 일출을 보러 갔구나.
일출 보면서 많은 소원 빌었겠지.
새해에는 민욱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지난 한해동안 답사 하고 답사기 적느라 고생 많이했다.
추운데 건강 조심하고 1월 7일 동계 국토순례때 보도록 하자.
예명이 나신이라 했던가 예명의 대한 연유도 알고 있다네ㅎ 나신君 참으로 반갑네 나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나신군이 기특하고 대견하기 이를데없다네 몇년간 切筆하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룬 다음에 모두와 대화를
나누려 했건만 커가는 나신군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잠시 펜을 들었다네
역사를 좋아하고 문화재를 사랑하는 나신군이 나의 청소년 시기와 어쩜 그리 닮았을까 생각하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네 권종훈 선생님과 여러 훌륭하신 선생님으로부터 많은것을 배웠을테고 또 배우겠지만
그래도 2%부족한게 있다면 산과 문화유산과 관련한 것이라면 나에게서
取하게나 나로선 그이상 더 큰 보람이 없겠지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가 난다고 했던가 요즘 학생 답지 않게 바른
생각과 야무진 思考의 틀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네
나역시 산을 좋아하고 산앞에서 겸손함을 최고의 가치로 느끼는 산악인의 한사람이라네 산과 관련한 일로는
포항 등산학교 암벽반 과 부산 빅월(거벽)클라이밍 클럽 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다네 얻는것이 있다면 잃는것도
있듯이 미국 요세미티 앨캡 등반 훈련차 설악 비선대 적벽에서 추락거리가 길어 돌출바위에 부딪쳐 허리가 많이
안좋다네 곧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강사의 일은 소화 한다네
나신군..나 어릴적 얘기하나 할까
난 신라도 좋아했지만 백제도 좋아했다네 특히 계백장군을 .. 황산벌 전투에 관한 그림을 그렸는데 5000명의 결사대를 모두 그려넣었지 주위에서는 무슨 이런 그림이 다있냐고 했지만..난 그만큼 황산벌 전투를 애절하게 봤다네
나신군이라면 내마음을 알것도 같지만 말이야 ㅎ..
궁금한거 의문난게 있다며 등산과 관련한거라면 언제든지 문의하게나 기꺼이 시간을 내겠네........
권종훈 선생님 을 비롯한 여러 회원님 항상 건강하시고 갑작스런 인사 드림이 실례가 되지 않았는지요
뒤에 여유있는 시간이 오면 좋은시간 만들어 보겠습니다
모든님들 건강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산도깨비-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도깨비님!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중딩 학생인 줄 알고 칭찬 한마듸 해주려고 했는데 역시~ 선생님이시라 다르십니다. 1월/1일 일출 사진좋습니다.
무당은 어이 칼을 들고 있을까요?ㅋㅋ 감은사지 3층 석탑은 통일신라 석탑의 시원이기도 하지만 사진만 보아도 전률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