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뜨겁더니, 인천 송도 아파트 시장의 근황
2022. 07. 15. 08:00
부동산 충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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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본격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알아봤다.
◇매매수급지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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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2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8을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가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8월 12일(89.6) 이후 처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산출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작아질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적다는 뜻이다. 서울(87.0)은 8주 연속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했고, 전국(92.6) 기준으로도 6주 연속 내림세다.
5월 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1년 유예 조치 시행 이후 아파트 매물은 늘었지만,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집을 사려는 사람은 거의 사라지면서 매매수급지수가 내려가고 있다.
결국 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값은 0.19%, 경기도는 0.51%씩 각각 내렸다. 작년 상반기 경기도가 폭등세(10.33%)를 보이고, 서울도 가파른 상승세(2.29%)를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송도, 신축 분양권도 시세 못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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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역 곳곳이 가격 충격을 받고 있다. 인천 송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난해 가파르게 집값이 올랐다가 올해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신축 아파트 분양권도 직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지난 1일 8억4244만원(38층)에 거래됐다. 작년 3월 기록한 최고가(10억8291만원)보다 2억원 넘게 낮은 것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 102㎡ 분양권도 직전 거래가(11억4279만원)보다 1억5000만원 이상 하락한 9억8736만원에 지난달 계약됐다. 직전 거래가 52층이고, 이번 거래가 12층이란 차이는 있지만, 작지 않은 차이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는 인천 연수구가 비규제 지역이던 2020년 3월 청약 신청을 받아,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72대 1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인천 아파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자 분양권 시세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아파트 뿐 아니다. 인천 송도에선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도 전용 84㎡ 분양권도 지난5월 8억6517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11억3225만원)보다 2억5000만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오피스텔은 마이너스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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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분양 인기가 추락한 것은 작년 말부터 주택 경기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으로 무주택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가격도 부담스럽다. 수년 간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덜컥 아파트를 분양받아 상투를 잡았다가, 집값이 내려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자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을 받아 계약금까지 넣은 후 웃돈을 얹지 않거나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분양권을 넘기겠다는 물건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프리미엄을 받기는커녕, 손해를 받고 파는 이른바 ‘마이너스피’ 거래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던 피로감이 있어서 분양권 시세도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30 신규 매수 유입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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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최근 1~2년 ‘패닉 바잉’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를 주도하던 20~30대 매수세도 뚝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 7917건 중 매수자가30대 이하인 거래는 38.7%(3063건)로 집계됐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율은 2020년 하반기(40.2%) 처음 40%를 돌파한 뒤 작년 상반기 41.4%, 하반기 42%로 꾸준히 상승했다. 2030세대가 불안감으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영끌 매수’에 나선 탓이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엔 40% 밑으로 떨어졌다. 대출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집값 고점 인식이 퍼지면서 2030 매수세도 꺾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최근 실물 경기 악화로 주택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단기간 주택 매수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수요자들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