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관광객들이 돌아온다… 이태원에 ‘희망의 봄’
김승현 기자입력 2023. 4. 10. 03:33수정 2023. 4. 10. 03:36
핼러윈 참사 이후 5개월… 상권 회복에 모두 나섰다
이태원 상인들·인플루언서協이 연 전시회 거리 전시회 - ‘헤이, 이태원’이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9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에 전시된 작품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대한민국인플루언서협회와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등이 ‘핼러윈 참사’가 발생했던 거리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헤이, 이태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8~9일 이틀 동안 열렸다. /장련성 기자
“핼러윈 참사 이후 처음 이곳에 왔는데, 침울하기만 한 분위기가 아니네요. 활기찬 청년 문화가 흘러넘쳤던 옛 이태원이 떠오릅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뒤편 세계음식거리. 주말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는 직장인 한창훈(42)씨는 60m가량의 골목에 전시된 그림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이태원 상인들 모임인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상권 부흥을 위해 이틀간 개최한 길거리 전시회의 첫날이었다. 상권 부흥을 위해 전시회 카드를 꺼낸 건 이태원이 원래 젊은 층의 문화·공연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진 작가 케이티 김, 화가 스톤락 등 유명 예술가들의 회화와 사진 수십 점이 골목 한가운데 전시됐다.
5개월 전 참사가 일어난 후 한산하기만 했던 거리는 이날 청년과 가족 단위 관광객,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직장인 이지은(31)씨는 남편 임한준(30)씨와 이태원을 찾아 전시회를 관람했다. 이씨는 “용산구청 쪽에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이곳으로 왔다”며 “인터넷에는 ‘참사 때 기억 때문에 이곳을 가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곳을 더 찾아 응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50대 여성 A씨도 “신문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보고 퇴근해 찾았는데 이태원 분위기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아 놀랐다”며 “앞으로 이런 문화 전시를 좀 더 크게 기획했으면 한다”고 했다.
행위예술 관람객 북적 -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뒤편에서 진행된 행위예술가 관지(29)씨의 퍼포먼스를 관람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관지씨는 “아픔이 있어도 흘러가며 이겨내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예랑 기자
일본에서 온 가와무라 가즈요씨는 “5년 전에 왔던 부대찌개 맛집을 부모님과 가려고 찾았는데 참사 이후 사라져 아쉬웠다”며 “그래도 좋은 그림들을 잘 구경했다. 다른 이태원 맛집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도 “슬프고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것은 맞지만 한국의 유명 관광지라고 해서 둘러보려고 왔다”고 했다.
참사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이태원 상권 회복은 더디다. 지난 2월 말 기준 ‘세계음식거리’ 300m 골목의 가게 64곳 중 29곳이 폐업 상태였다. 당시 전기·수도 요금 등 공과금 청구서 등이 쌓인 매장이 많았는데,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년 전부터 이곳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B씨는 “장사가 잘되지 않아 일하던 직원 6명이 그만뒀고 남은 직원 1명 월급도 겨우 줬다”며 “그간 월세도 못 내다 지난달부터 조금씩 주고 있다”고 했다. 주점 5곳을 운영하고 있는 고병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도 “코로나에 핼러윈 참사까지 겹쳐 힘든 상태”라며 주말 기준으로 손님이 30% 정도밖에 회복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헤이이태원(heyitaewon)’이라는 계정 운영을 시작해 상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민들이 이태원 내 명소나 가게 등을 배경으로 손을 들어 인사하는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용산구에서도 지난 3월 8일부터 이태원 내 음식점 등 2600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율 20%의 이태원 상권회복 상품권을 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이달 1일 모두 팔렸다고 한다.
안준혁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부회장은 “참사가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겠지만 K팝과 힙합 문화가 시작된 이태원의 정체성을 다시 살리고 싶다”며 “다양한 문화 공연이나 팝업 스토어 등을 준비해 사람들이 이태원에 올 만한 분명한 이유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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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https://v.daum.net/v/2023041003331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