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세계를 넘어서라. / 아잔차 스님
마음 챙김에 힘쓰십시오.
모든 일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놓아두시십오.
그대마음은 어떠한 환경 속에 있든지 점점 더 고요해질 것입니다.
숲속에 있는 맑은 연못처럼.
그때에 벼라별 기이하고 희귀한 동물들이
그 못에 물을 마시러 올 것이며
그대는 모든 존재의 본성을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희한하고 기이한 것들이 수없이 오고 가는 것을 보게 되겠지만
그대는 여전히 고요한 채로겠지요.
부처의 행복이 바로 그것입니다.
내가 한 수행을 돌이켜 보면,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었고 많이 배우지도 못했었다.
나는 부처님이 베푸신 바른 가르침들을 받아들이고
그저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살피기 시작했다.
수행을 할 때는 자신을 잘 지켜보라.
그렇게 해나가면 지혜와 통찰력이 저절로 일어날 것이다.
만약 좌선하겠다고 앉아서
수행이 이러저러하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차라리 그 자리에서 그만두는 편이 낫다.
수행 속에 어떤 이상이나 기대를 끌어들이지 말라.
지금까지 배운 것이나 의견들은 접어 넣어두라.
그대는 모든 언어를 넘어서고 모든 상징들을 넘어서고
수행을 위한 계획들마저도 다 넘어서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바로
여기에서 드러나는 진리의 모습을 스스로 보게 되리라.
만약 여러분이 방향을 안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결코 실상(實相)을 바로 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처음 입문하고 몇 년 동안을 의례적인 불교서적 공부로 보냈다.
또 기회만 있으면 여러 학자들과 선사들의 가르침을 들으러 다녔다.
마침 내 그런 식의 공부가 도움보다는 장애가 되기에 이르렀다.
나는 선지식들의 설법을 듣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내면을 한 번도 들여다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높은 경지에 이른 대선사들은
자기 내면에서 찾아낸 진리에 관해서 설하고 있었다.
수행을 하면서 내 마음속에도
그러한 진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나는 그분들이 참으로 진리를 보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도 그들이 간 길을 밟아간다면
그들이 말했던 바를 모두 만나보게 되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때가 되어야
우리는 "맞아 , 그분들 말이 옳았어, 달리 뭐가 있었겠나!
바로 이거야." 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부지런히 정진했을 때,
깨달음은 내 앞에 그와 같은 모습으로 전개되었다.
만약 그대가 법을 알고자 한다면
그저 포기하라. 그저 놓아버리라.
수행과 관해 생각만 하는 것은
그림자만 움켜쥐고 실물을 놓치는 것과 같다.
생각을 통한 연구는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다.
법의 원리를 지키며 그에 따라 수행해 나가면,
자신의 눈으로 법을 보게 된다.
거기엔 그저 말로만 듣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이 있다.
만약 그대가 이 언어 차원의 알음알이 마음을 끊어버리면,
진정한 판단 척도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사물을 보는 이해력이 대상을 깊이 꿰뚫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수행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온다.
- 아잔차 스님
출처 : 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