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세상을 사는 우리들,
가을입니다. 사시사철, 자연은 모두를 평화롭게 하고 풍성하게 합니다. 더불어 외롭지 않도록 하며 풍족하여 해가 되지 않습니다. 비우면 채우고 차면 비우며 순환과 지속의 아름다운 세상을 지켜왔습니다. 자연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고, 불안을 평화로 바꾸어 줍니다. 어긋난 것을 돌려놓고 떠난 것은 돌아오게 합니다. 자연은 하나님의 숨으로 존재하며 그분의 섭리와 뜻을 온전히 보여줍니다.
생명과 자연의 세상에서 우리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화요일 함께 읽는 <나의 지구를 부탁해/ 데이브 부클리스>는 “인간이 흙으로 지어진 피조물인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맡기신 일도 마땅히 수행하고 동료 피조물과 지구, 그리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쌓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온전히 자연과 더불어 삽니다. 삶의 자리가 자연이고 지구이며 우주입니다. 농사와 건축과 치유 등 의식주는 물론이고, 정서와 감정, 문화와 정신에까지 모두 자연에 기대고 자연 안에서 살아갑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차 한 잔이 그립고, 비 오는 날이면 술 한 잔이 생각납니다. 꽃이 피면 누가 떠오르고, 맑은 하늘이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고 싶어집니다. 모든 예술과 문화적 기반이 자연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이기에 인간은 그걸 다룰 능력과 지혜가 있습니다. 선하고 아름답게 자연의 모든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은총이요 본분임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세상에 혼자 홀로 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그렇게 만드셨고 섭리하셨습니다. 아무리 강한 것도 절대가 될 수 없고 아무리 약한 것도 무조건 약자이지만은 않습니다. 놀라운 것은 상대적 약점이랄까 허점이 모두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가 그걸 인정하며 조심하고 살아갑니다. 자연의 세계를 보면 참으로 신비롭고 놀랍습니다. 크고 강한 걸 물리치고 이기는 건 작고 연약한 개체들입니다. 그들은 작지만 수가 많고 그래서 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만은 예외입니다. 두려움과 겁이 정말 많으면서도 겁내지 않습니다. 약하디 약한 존재가 인간이 틀림없지만 마치 천적이 없는 듯 살아갑니다. 머리를 사용해서 온갖 도구를 만들고 개발합니다. 안되고 못 하는 일이 없습니다. 아마 하나님도 깜짝 놀라시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 좋은 머리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말 아름답고 멋진 세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인간이 만들고 생각해 낸 많은 것이 다 나쁘지 않습니다. 정말 좋은 것, 꼭 필요하고 놀라운 것도 많은데, 아쉬운 건 그걸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이 모두가 다르고 만든 의도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종교와 신앙은 물론 인문학이 중요합니다. 사람의 됨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제도와 장치, 그걸 우선하며 높이 평가하는 안목이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남은 모두 괜찮은데 나만 이 모양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한다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는 형편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근사하고 괜찮다는 말은 틀렸다는 말입니다. 자기가 얼마나 괜찮고 나의 조건이나 상황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오히려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걱정이야?’ 그런 마음이어야 합니다.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부터, 우리부터 그럴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하나님의 은총은 거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을 깨닫게 하시고, 그 무엇과도 바꾸거나 대신할 수 없는 당신의 자녀라고 말합니다. 당신의 아들을 내주실 만큼 사랑한다, 그렇게 너는 소중한 존재라고 거듭거듭 말해주십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세상에 오신 예수를 영접하면, 놀라운 일들이 성령을 통해 끊임없이 계속됨을 맛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