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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박지은 특별 인터뷰 上
바둑두는 기계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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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바둑 3월호 표지인물은 누가 좋을까? " "당연히 '박지은'이지!" "제8회 정관장배에서 4연승했자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2월 10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근처의 한 레스토랑에서 박지은 9단을 특별 인터뷰했다. 눈,비 내리는 날을 피하려 했겄만 계속 비가 내려 실내에서 촬영했다. 박지은 9단은 얼굴이 크게 나와 '여드름 하나'까지 확인 가능한 표지사진을 부담스러워 하긴 했지만, 잡티가 전혀 없는 얼굴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박지은 9단의 설특집 특별인터뷰는 2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게재한다. *** 박지은의 라이벌? *** 라이벌에 대한 생각** 제8회 정관장배, 이번 대회가 재밌는 것은 한국 여류바둑의 삼두마차가 총 출동했다는 사실에 있다. 박지은 9단은 본대회인 정관장배에 나갔고, 루이나이웨이, 조혜연은 특별대국초청으로 동행했다. 본대회 출전자인 '박지은'은 특별대국 대진에도 포함되어 있다. 루이 9단에 대한 생각 "조혜연에 비한다면 나이가 훨씬 많으시니까 대하기 편한 면이 있다. (루이 9단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다.) 여자 기사들 중, 모든 기사들이 참여하는 기전에서 타이틀을 획득한 사람은 루이뿐이다. 나이가 50이 다 돼서도 승부에 '올인'하는 분이니까 정말 대단하다. 여자기사 들은 승부에 '올인'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많은 경우, 남자기사들도 여러 이유로 ‘올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조혜연에 대한 생각은? 특별히 친했던 것 같진 않고, 잘 어울릴 시간도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는 갈 때 올 때, 혹은 검토실 등에서 그대로 자주 만났다. 전보다는 친해졌을 것 같은데. "조혜연과는 입단하고 나서부터 자주 비교의 대상이 됐다. 스스로 한 건 아니고 주변에서 비교를 한 것이다. 혜연인 연구생 생활도 거의 하지 않았다. 게다가 혜연이는 재능이 많다. 영어도 아주 잘하고 일어도 잘하고 대학도 다니고 그러다 보니 다른 프로기사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광저우에 갈 때와 서울에 올 때만 같이 다녔다. 나와 마찬가지로 혜연이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식사도 거의 같이 안했다. 하하, 서로에게 애교가 없는 것은 똑같다. 여류는 모두가 라이벌인가? 여류는 여류에 더욱 강한가? 가령 남자기사들을 펑펑 이기며 선전하던 여류가 막상 여류기전에선 '하위'프로에게 종종 당한다. 기원 실무자들 말론 여류기사들 사이에선 '랭킹'이란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변이 많다고도 한다. "중국이 강하다고 하는 건 전체적인 '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실력이 안정적인 선수가 많다. 그러다보니 성적이 안정적이다. 우리 같은 경우 기복이 심한데, '여자가 여자한테 더 독하게 둔다'라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층이 엷어서 나타나는 현상같다." 평소에 보면 너무 밥을 안 먹는 것 같다. 광저우에서도 아침에 샌드위치 두어 조각정도 같더라. 다른 사람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번에 한 일간지 기자가 '박지은'에 대한 첫인상이 그거였단다. 아직 박지은이 누군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였단다. - '아유 쟤 좀 봐~, 밥도 안 먹나봐, 어떡해' - 이런 말이었다. 그러고 보면 피곤도 많이 타고 그러는 것 같다. "하하. 20살 무렵에는 정말 조금 먹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먹는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크게 강요하던 스타일은 아니었다. 알아서 하라는 '방목'형이셨는데, 심하게는 프로기사들끼리 지방에 1주일일정으로 수련하러 가서 한 번도 연락을 안 한 적이 있었다. 부모님이 굉장히 서운해 하셨다. 바둑도 그렇다. 내가 두고 싶으면 좀 무리도 할 수는 있는데, 가령 오로에서 과거 한 달 동안 100국 가까이 둔 적도 있다. 그러나 강요당하는 것, 빡빡한 것은 싫다." 바둑 두는 기계이고 싶지는 않다. 그럼 여자 바둑 상비군 일정 소화도 박지은에겐 좀 어렵겠다. 실력향상에 도움이 됐다고도 하는데? "이번 정관장배 가기 전에 여자 상비군 훈련을 한 것은 2주 정도였다. 2주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긴 어려운데...음, 1주일에 3일 훈련이다. 실전위주인데 1시간짜리로 2번바둑을 두고, 2시간 정도의 복기시간을 가진다. 죽겠다. 원래는 여자 상비군 일정을 4일로 하려 했는데 일주일에 4일이면 죽어도 못한다고 했다. 일정을 억지로 소화하면 스트레스도 커지고 비관하게 된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내가 바둑 두는 기계인지 뭔지 하는 의문'도 생긴다. 바둑은 즐겁게 둬야지 어쩔 수 없이 둬야하는 상황은 너무 싫다." 현재의 한국기원 여자연구생 실력이 '이전보다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니까 박지은, 조혜연이 입단할 때보다 실력이 안 좋다는 그런 말인데, 진짜 그런가? 그래서인지 예전에 프로입단을 준비했던 여자 연구생이 다시 입단문을 노크하기도 한다. "여자 연구생들끼리만 한정된 자원으로 리그전을 하니 그렇게 된 거다. 여자 연구생을 남자 연구생과 별도로 독립시킨건 여자 바둑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지원자가 많지 않다. 3명 충원이면 3명 오는 정도니까. 남자 연구생들과 리그를 해야 실력이 는다. 그러고 나서 여자연구생들의 순위를 자체로 따로 매겨도 될 텐데..., 다시 입단문을 노크하는 건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약해졌다고 해도 입단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 Life STYLE '보이쉬'하다는 것에 대한 느낌, 이번 대회에서 조영숙 단장님이 '박지은은 배우 이준기를 닮았다'고 하지 않았나? 전에도 그런 이야기가 종종 나왔었는데, 귀여운 남자아이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게다가 치마를 아예 안 입는 프로기사 아닌가? "음, 이준기는 남자 아닌가. (난 여자인데, -_-;), 어리게 보이면 자꾸 어리게 취급하니까. 많이 적응했다. 머리도 짧고 안경도 쓰던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특히 그랬다. (입단초기에) 다른 남자 선배기사들이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는 거다. 그래서, '어. 이게 머야', 그랬다. 아마 나를 남자아이로 착각했던 거 같다. 지금은 좀 더 머리도 기르고, 라식수술을 해서 안경도 쓰지 않는다. 안경을 쓰면 너무 어리게 봐서 곤란했다. 심지어 지금 스물 후반인데, 편의점 같은 데서 '쯩'을 보여 달라 그러면 난감하다. 치마는 필요할 때만 입는다. 거의 안 입는다고 보면 된다. 치마가 편하다는 친구들도 많은데 난 잘 모르겠다." ◀ 안경을 썼을 때의 모습, 2008년 지지옥션배 ‘여전사(女戰士)’라는 별명에 대해선 어떤가? 그리고 그런 여전사의 주량은? " 그런 수식어를 많이 접하다보니 그러려니 한다. 아, 여전사라는게 '여자 유창혁'이라는 말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박지은이지 유창혁이 아니기 때문이다. 술은 전혀 입에 안 댄다. 스무 살 초반에 멋모르고 소주 반병정도까지 마셨었는데 죽는 줄 알았다." 남자친구는? 최근에는 프로기사끼리 사귀거나 결혼하는 일이 많아진 거 같던데? 프로들 사이에서 박지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 않았었나?! 남자친구는 몇 년전 잠깐 사귀었는데 헤어졌다. 지금은 없다. 같은 프로기사끼리 사귀긴 싫다. 프로기사라서 싫은 건 아니고, 만약 헤어지면 나중에 그 사람 얼굴을 어떻게 보나? 바둑계에서 맨 날 봐야 하는데 너무 불편할 것이다. 인기라, 푸하, 한참 어릴 때 일이다. 그리고 나보다는 한해원, 김효정, 현미진, 하호정 등 이쪽 언니들의 인기가 좋았다. 현재 이상형은 딱히 없다." ○●.. 연승을 부르는 PD? 바둑 TV 정원용 PD의 말이다. 제5회 정관장배에서 이민진 5단이 극적인 5연승을 거둘 때 현지에서 파견돼 방송을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정원용 PD다. 이후 정관장배를 한번도 맡지 않다가 2010년에 광저우에 오게 됐는데 4연승에 우승을 차지하게 돼었다고. 선수들의 '연승 부적'을 삼아도 될 만한 PD다. 당시 바둑TV에선 이민진 5단의 5연승시에 5연승 특집 영상물을 제작해 방영했었다. 제작은 정원용 PD가 맡았었다. 과연 이번에는? 제8회 정관장배 4연승 스토리와 하이라이트는 월간바둑 3월에 실린다. [취재 : 최병준,김상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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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아름다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