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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샤오 야 췐 감독, 드라마, 대만, 82분, 2010년
아름다운 영화다. 예전에 포스터를 보고 보고 싶었는데, 마침 옛 친구가 파일을 보내줘서 보았다. 더구나 후 샤오시엔이 제작한 영화라니 더욱 믿음이 갔다. 영화를 보며 나는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포스트모더니즘 세대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은 새로운 교환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카페는 물론 커피를 파는 곳이다. 상품을 파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사회의 일반적 관계 방식 아닌가? 돈이 사람과 물건, 사람과 사람, 물건과 물건 등의 모든 관계를 매개하며, 어떤 면에서는 관계를 독점해버린 시대, 하지만 이 카페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의 교환을 보여준다. 하나는 물물교환이고, 둘은 소파객(카우치서핑)이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선택의 물음을 던지며 관객을 영화 안으로 초대한다. 유일의 교환방식에서 새로운 교환방식으로 신선하게. 물물교환의 아름다움을 감독은 물건에 이야기가 있고, 물건을 바꾸는 건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물건의 가격과 쓸모가 아니라 사람 마다 다른 마음의 교환을 이야기를 통해 나누는 방식이다. 감독은 저마다 사람들이 가진 '심리적 가치'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 영화에는 배경 속에 언듯언듯 등장하는 카우치서퍼 여행자의 모습도 재미있다. 주인이 배낭여행객에게 거실의 소파를 무료로 제공해 잠을 잘 수 있게 해주고, 배낭여행자는 그렇게 낯선 도시에서 무료로 머물며 여행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차우치서퍼의 원리다. 물론 소파는 숙소를 의미한다. 자본이 모든 관계를 독점해버렸다고 절망할 무렵, 이곳저곳에서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방식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우핑이나 카우치서핑이나 내겐 모두 낯선 것들이다. 내가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배낭여행을 할 때 분명 나도 카우치서핑을 했을 것이다. 소통의 방식이 이 뿐이겠는가? 매매의 방식밖에 몰랐던 사람들에게 문득 다른 방식이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놀라워야 할 발견이 아닌가? 교환, 교통, 교류... 저마다의 자기충실성에 입각한 삶과 상호 소통의 중요성이 새롭게 다가왔다. 감독은 서로가 서로에게 '귀기울이라', '원하는 것을 주라' 고 말하는 것 같다. 이우이우(물물교환)! 무엇이든 교환할 수 있다니,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새롭다. 감독은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심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물건을 바꾸는 건 이야기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를 사랑하고 서로 바꾸고 나누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묻는다. '당신 속 마음의 가치는 무엇인가?'
= 시놉시스 =
누군가의 꿈과 사랑이 자라나는 그곳… 당신의 카페는 안녕하십니까? 그녀들은 누구나 꿈꿀 법한 따사로운 햇살이 드리워진 카페를 오픈한다. 두얼의 오랜 꿈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고, 그러던 어느 날 창얼은 개업 선물로 받은 잡동사니들의 물물교환을 제안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얼의 카페는 타이페이의 명소로 자리잡는다. 처음엔 탐탁지 않아 하던 두얼도 35개의 비누에 담긴 35개의 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와 마음을 주고 받게 되고, 마침내 36번째 이야기를 찾기 위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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