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처 (Urban Sketchers)는 말 그대로 ‘도시를 스케치하는 사람들’의 국제적인 비영리 조직이다. 스케치는 혼자 하는 취미 생활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스케치하고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활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단체는 블로그, 페이스북, 플리커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계적으로 구축되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 번에 한 장씩 그리며 세상을 보여주는 것"을 모토로 도시의 풍경을 스케치로 담아내며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어반 스케처를 소개한다.
Gabriel Campanario, Pike Market, Seattle
어반 스케처는 전 세계 스케처들을 대표하는 커뮤니티로 스페인 출신의 삽화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가브리엘 캄파나리오(Gabriel Campanario)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시애틀 타임스(Seattle Times) 신문에 스케치와 스토리가 결합된 ‘시애틀 스케처(Seattle Sketcher)’라는 칼럼을 개재하면서 빠르게 유명해졌다. (이 칼럼은 저널리즘 콘테스트에서 블로그 게시문 부문 “The Best of the West”를 수상하기도 했다. seattletimes.com/seattlesketcher). 블로그를 통해 야외 스케치에 대한 높은 관심과 호응을 확인한 그는 2007년 11월에 세계 최대의 이미지 공유 서비스인 ‘플리커(Flickr)’에 ‘어반 스케치 그룹"을 개설한다. 그리고 그 다음해 ‘어반 스케처스‘ 블로그를 개설하고 공식적으로 어반 스케처스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전 세계 30여 개 국의 건축가,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리포터에 의해 운영되는 이 사이트는 정기적으로 각 지역의 스케치와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공유한다. 공식 블로그는 100명의 특파원에 의해 한정적으로 운영되지만, 어반 스케처 플리커나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서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자신의 스케치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USK Spain (스페인)’, ‘Urban Sketchers Berlin (베를린)’, ‘Joburg Sketchers (요하네스버그) 등의 이름으로 연계되어 운영되는 국가 및 개별 도시의 블로그도 40개가 넘는다. 한국에서도 "서울 어반스케처스(urbansketchers-seoul.blogspot.com)"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Liz Steel, Cockatoo Island, Sydney
Marion Linhares, Rome, Savannah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데, ‘스케치크롤(Sketchcrawl)’이라고 불리는 전 세계 어반스케처들이 동시에 그리는 날을 비롯하여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3일간의 워크숍과 패널 토론, 강의, 전 세계 스케처들의 교류의 장소를 제공한다. 올해에 열리는 제5회 심포지엄은 브라질에서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열린다.
이들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실내 외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다. (We draw on location, indoors or out, capturing what we see from direct observation.)
2. 우리의 드로잉은 여행지나, 살고 있는 장소,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다. (Our drawings tell the story of our surroundings, the places we live and where we travel.)
3. 우리의 드로잉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다. (Our drawings are a record of time and place.)
4. 우리가 본 장면을 진실하게 그린다. (We are truthful to the scenes we witness.)
5. 우리는 어떤 재료라도 사용하며 각자의 개성을 소중히 여긴다. (We use any kind of media and cherish our individual styles.)
6.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함께 그린다. (We support each other and draw together.)
7. 우리는 온라인에서 그림을 공유한다. (We share our drawings online.)
8. 우리는 한번에 한 장씩 그리며 세상을 보여준다. (We show the world, one drawing at a time.)
Urban Sketchers Seattle
Urban Sketchers Seattle
이들은 어반 스케처가 되기 위해 거창한 도구나 정식 미술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사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것을 손으로 옮겨 종이에 그 흔적을 남기면 되는 것이라며 누구든지 쉽게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편하게 표현하길 제안한다.
Lapin"s Sketch
이들이 추구하는 스케치는 단순한 관광안내책자의 삽화가 아니라,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표현된 도시의 풍경이다. 이들은 역사적인 건물이나 유명한 관광지를 그리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행사나 아이들의 합창대회와 같은 작지만 재미있는 지역 행사를 그리기도 하고, 인근의 작은 소도시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에 참가하여 스케치도 하고 전시도 하며 그 지역의 어번 스케처들을 만나 교류하기도 한다. ‘드로잉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다.’ 라는 소신으로 현장에서 사진만 찍고 나중에 그리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달 초 70만 명이 모인 시애틀의 슈퍼볼 우승 퍼레이드때에도 스케치 번개 모임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포착해내었다.
Gabriel Campanario, Seattke Sketchers
또한, 지역 공동체와 연계하여 그림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제공해주는 하비타트의 건설 현장을 스케치하여 홍보하고, 감옥의 여죄수들과 함께 야외스케치를 하면서 그림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자신의 그림을 경매에 기증하여 수익금으로 좋은 곳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현대 소셜 네트워크와 온라인 활동을 통해 개인이 어떻게 창조적인 활동에 참여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Drawn to Seattle: The Work of Seattle Sketcher Gabriel Campanario, MOHAI
캄파나리오는 2011년 어반 스케처 멤버들의 작업을 모아 “어반스케치(The Art of Urban Sketching)”라는 책을 출간하였으며, 책 출판 기념행사가 있었던 시애? 도서관에서는 그의 강의가 함께 어반 스케처의 대규모 스케칭 모임이 진행되었다. 현재 그의 작업들은 “Drawn to Seattle: The Work of Seattle Sketcher Gabriel Campanario” 라는 제목으로 작년 12월 21일부터 올해 5월 26일까지 시애틀의 역사박물관 MOHAI(Museum of History & Industry)에서 전시되고 있다.
Urban Sketchers Seattle
첫댓글 외국인들의 디자인에 대한 컨셉은 좋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