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이 "악법도 법이다"로 알고 계시죠?
아니라네요. "여보게,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의술의 신)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다네. 자네가 대신 갚아주게" 이었다고 합니다.
독이 빨리 몸에 빨리 안 퍼지면 두 그릇, 세 그릇까지 마셔야 하는데, 다행히 잘 들어서 한 잔만 마시게 되니,
신에게 감사의 표시로 닭 한 마리를 올려달라는 말이었어요.
남의 죽음을 말하긴 쉽지만 자신의 죽음을 말하기는 쉽지 않지요.
오늘 아침 ㅈ일보에서 본 내용입니다.
죽음 앞에서 농담을 하는 소크라테스가 보고 싶어집니다.
광장에서 그의 말도 듣고 싶어지고요.
어릴 적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변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어요. ㅎㅎ
마지막 순간에도 농담을 놓치지 않고 좌중을 웃기면서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고 싶은 사람 이야기 하니, 황진이 무덤 앞에서 술 한 잔 권한 임제도 보고싶어요.
술도 못하지만, 그와 황진이 이야기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고 싶어져요.
기형도 시인이 돌아가신 지 7일이면 20주년입니다.
그의 시 한 구절 옮깁니다.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람 빈 집에 갇혔네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이라고 하니, 참 그러네요.
내 것이 아닌 열망들을 꼭 붙들고 잔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즐거운 아침에 웬 유언들과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냐고요?
우리는 행복하게도 죽은 자를 기억할 수 있는 매체를 가져서, 현재가 훨씬 풍부해진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요.
우리 모두 죽을 때 농담 할 수 있게, 지금부터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요.
첫댓글 붙들고 있는것 내려놓고 웃으며 농담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죽음을 위해 오늘도 비우는 마음으로~~~
~ 갈 수록 지이님께 끌립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겠지요? 우리도 자~알 연습하면 소크라테스 되겠지요? 오랜만에 보는 기형도 시를 보고 '기형도'에 관해 쓴 것들을 죄다 찾아 읽어 보았네요. 그런데요. 안 읽은 것만 못하게 가슴이 아프네요. 참 많이 괴로워하며 살다 간 사람이란 생각에서요.
지이님은 생각이 깊은 분이네요. 갑자기 지이님의 '열정'이 듣고 싶습니다.
열정이 아니고 이선희가 부른 <환희>네요.
끄덕끄덕...
지이님이 또 노래까지 접수하셨어요? 언제 결님이랑 맞붙여 드려야겠어요. 지이님의 '열정'과 결님의 '왜불러'를 견줘보는 재미, 자못 기대되는걸요.
그 어느날 지리산 자락에서 추억맹글기가 있었어요. 목선생님이 살아 계실때였죠.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고 약주를 거나하게 마셨지요. 우리 일행은 곧바로 자리를 옮겨 노래자랑을 하는데 지이님이 자그마한 체구로 열창을 하는데 그만 푹 빠지고야 말았습니다.
돌님 말씀만으로는 이해가 부족해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지이님의 노래와 춤을 직접 보기 전에는 가능하면 안 믿으려구요~~^^
진실로 모든 것 다 내려놓으면.. 되겠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