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0 27.
여름내 내리던 비가 또 심술을 부리는지...
추석 연휴에 맑던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으니
올해는 누가 하늘에 빵꾸(ㅋㅋㅋ) 라도 내었는지...
먹을 것도 들어있지 않은 배낭은 왜 이리 무거운지...
비바람에 우산을 펼쳐들고 조금은 이른(?) 출발을...
하나 둘 모여드는 반가운 얼굴들...멀리 제천에서 올라온 유 기순...
친구는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든다는 어느 친구의 덕담...
무언가 착오가 생겼는지 버스가 늦게 도착을 하여
예정했던 출발시간보다 늦어졌다.
개인 사정으로 기부금만 전해주고 참석을 하지 못하는 全 회장,
이번 가벼운 산행에는 꼭 참석을 하겠다던 내불왕(지금은 거의
예전의 건강한 모습을 찾았음)과 단짝 친구인 조 성일도 불참,
다른 친구들 역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참을 연락했다니
희소가치의 남친들의 주가가 상승을 하였네~ㅎㅎㅎ
기다리는 동안 누렇게 익어가며 떨어진 은행을 줍기에 바쁜
김 완숙이랑 어 재수...돌여사는 애꿎은 나무도 울려 보고...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과 함께 이 연약한 돌여사의 발길질에
한두알 떨어지기도 하는 은행알...ㅋ
집행부에서 준비한 물건들을 싣고 모두 버스에 올라타니
창문을 때리는 빗줄기는 여전하다. 제발 날이 개었으면 좋겠는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창밖의 풍경이 가끔 눈앞을 스친다.
고개를 숙이며 익어가며 황금들녁으로 변해가는 들판...
가끔은 벼들이 쓰러져 있어 농부의 마음이 아프겠지...
아랫녁으로 내려가니 이미 비는 그치고 하늘에 구름도 걷혀가고 있다.
항도 부산의 정 교수와 경주의 정 혜숙은 포항의 죽도시장에서
합류하기로 폰을 날리니 잘 찾아오겠지...
죽도시장...배들이 묶여있고 비릿한 바다 내음이 코를 스친다.
포항에 오면 [물회]를 먹어야 한다네! 물을 부어서 먹으라는데...
평소에도 국물은 질색이라 물은 넣는 둥 마는 둥...빡빡하게...
돼지고기인가 했더니 상어를 졸인 [돔배기]라는데 처음 맛본다.
지금은 [포스코]인 포철 공장 견학! 포철에서 퇴직한 全회장의 배려~!
900만 평방미터에 지어졌다는데...참으로 어마어마하다!
영상으로 보는 그 동안의 발자취...미래를 보는 지도자와 기업인..
국가 기간산업으로 황무지에 첫삽을 뜬 이래 39년의 세월속에
세계 4위의 기업으로 성장을 하였다 하니 피와 땀의 결정체는
국가의 富를 이룬 것이겠지...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처음의 사무실을 고대로 재현하여 놓은 [롬멜 하우스]...
초록의 칠판과 검정색 다이얼 전화기...그새 추억속의 물건이 되었다.
공장을 돌며 눈에 보이는 거대한 건물들..설명으로는 用水도
재활용을 하여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후판부에 들려 공장 내부를
견학하니 싯뻘건 두꺼운 철판이 로라위를 몇번씩 오가며 고속으로
냉수를 뒤집어 쓰며 두께를 줄여가니 길이는 마구 마구 늘어난다!
공장 내부의 열기가 대단하다! 더웁다고...더워서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이 사치다! 이 열기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앞에서
감히 더웁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주로 가는 길에 잠시 내려서 수중왕능을 바라보면서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바닷물에 손도 적셔보고 잠시나마 모래사장도 걸어보았다.
저녁은 경주에서 번호표를 받아가며 먹는다는 할매순두부집에서...
빨간 고추기름아래 순두부가 넉넉하게 들어 있다. 날계란 탁~
죽도에서 떠온 회를 곁들여 이슬이와 맥주가 오가고...
숙소...남여 균형(ㅋ)이 맞지 않으니 방 배분을 어찌한다...
방법은 다 있게 마련...숙소가 두 개이니 한 곳은 여친의 세상...
다른 한 곳은 귀하신(!) 남친들이 마루에서 눈을 붙일 것이며
여친들은 방으로 모셔진다. 이슬이와 연애가 끝이 나지를 않으니
그리도 좋을까?
혜숙이와 순배와 명숙이랑 동네 한바퀴를...밤공기를 가르며
산책을 하였다. 달이 밝다. 보름달은 지나고 17일의 달은
만월을 지나 아주 조금 이지러져서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누구인가 수소문하여 노래방으로...평일이다 보니 "어서 옵쇼!"가...
옷차림과 신발을 보며 웃음이 절로...평상복(ㅋ)에 등산화...
여행을 떠나면 집에서와 같은 편안함을 기대하지 말자...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그 속에서 나를 녹여가리라...
밤은 깊어가나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기도 하고,
마루에서는 여전히 이슬이와의 연애 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이 친구들 밤을 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