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0기 03구간) 치재~봉화산~광대치~월셩산~중재~지지리(11.5km-‘낙동’)
□ 때 : 2025. 04. 06(일)
□ 곳 : 치재~봉화산~광대치~월경산~중재~지지리
□ 낙동산악회
□ 참여 : 모두 18명 안팎
□ 날씨 : 햇볕+미세 먼지 조금
□ 길 : 흙길
□ 걷는 데 걸린 시간 : 2025. 04. 06(일) 09:13~14:25(5시간 12분, 쉰 시간 포함)
□ 간추린 발자취(글쓴이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 09:13 치재 마을 나섬.
○ 09:30 푯돌(봉수 왕국 전북 가야), 나무 쉼터[정자]
○ 09:32 치재
○ 10:22~10:33 봉화산(919.8m-‘푯돌’), 머묾.
○ 10:43 봉화산 쉼터, 나무 쉼터[정자](봉화정. 烽火亭)
○ 10:54 →연비지맥 분기점(‘준·희’)
○ 12:11~12:47 광대치, 점심
○ 13:01 「약초 재배 단지」 푯말
○ 12:20~12:26 월경산(月鏡山, 981.7m-‘쇠푯말’), 머묾.
○ 14:04 중재[중치]
○ 14:25~14:29 지지리 도랑, 머묾. 사실상 산행 마침.
○ 14:29-30 전북 장수군 번암면 지지리. 2차선 아스팔트 길, 버스 있던 곳, 산행 마침.
지리산 주 산등성(이)[능선]이 보인다
서어나무
현호색
괭이눈
□ 줄거리(글쓴이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2025. 4. 6(일) 07:00쯤 인제대 역을 떠난 버스는 2시간 5분쯤 뒤 전북 남원시 아영면 성리 「치재 마을」에 닿았다.(09:05)
대원 18명이 길 나설 채비한 다음 「치재 마을」을 나섰다.(09:13)
조금 뒤 소를 키우는 우리를 두 군데 정도 지나는데 쇠똥 냄새가 많이 났다.
풀이나 여물을 잘 먹지 않고 배합 사료로 키우는 소는 똥 냄새가 역겨웠다.
시골에서 풀을 먹이는 소가 배설하는 쇠똥 냄새는 견딜 수 있는데...
백두대간 길을 제법 벗어난 곳이지만, 백두대간 언저리에서 쇠똥 냄새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지난 구간 어느 지점에서 축사 옆을 지나면서 지독한 냄새를 맡기는 했다.
「치재 마을」을 나서 17분쯤 뒤 「봉수 왕국 전북 가야」라고 쓴 큰 푯돌과 나무 쉼터[정자]가 있는 곳에 닿았다.(09:30)
널빤지를 깔아놓아 앉아서 쉬어도 될 만한 공간이다.
매봉에서 200m쯤 떨어진 곳이다.
이 푯돌과 나무 쉼터[정자]가 있는 곳에서 2분쯤 뒤 널빤지 계단을 올라서 「치재」에 닿았다.(09:32)
「치재」에서 50분쯤 뒤 봉화산(919.8m-‘푯돌’)에 닿았다.(10:22)
치재에서 봉화산에 이르는 구간에는 지난겨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 땅으로 떨어진 소나무 가지가 제법 있었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상록, 常綠] 바늘잎[침엽, 針葉]으로 촘촘하여 눈을 그대로 이고 있다가 가지가 부러지는 일이 잦다.
전우익 선생께서는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고집쟁이 농사꾼의 세상 사는 이야기」에서 나무가 겨울을 대비하여 잎을 떨구는 현상을 보고 인간이 욕심을 많이 부리지 말 것을 역설했다.
자연에서 교훈을 얻을 일이다.
“봉화산(998m)은 전라북도 남원시와 장수군, 경상남도 함양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 구간의 중간 지점에 있는 산이다”
“봄철 붉게 피는 철쭉 군락이 이름난 곳으로 봉화산 서쪽 능선을 감싸고 철쭉 군락이 발달해 있다. 이 때문에 매년 4월 하순에서 5월 중순 철쭉제가 열린다.”《여기까지 푯말에서 따옴》
미세 먼지가 끼어,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으나 아쉬운 대로 천왕봉에서 반야봉~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 산등성(이)[능선]이 보였다.
장안산, 백운산~서래봉을 비롯한 여러 산들이 늘어선 것이 보여 기분이 좋았다.
사진을 찍으며 11분쯤 머문 뒤 봉화산을 나서(10:33) 10분쯤 뒤 나무 쉼터[정자](봉화정, 烽火亭)이 있는, 「봉화산 쉼터」에 닿았다(10:43)
날씨가 좋은 가을이나 겨울에 봉화정에 오르면 지리산 주 산등성(이)[능선] 따위를 시원스레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봉화산 쉼터」에서 11분쯤 뒤 「→연비지맥 분기점(‘준·희’)」 깃을 달아놓은 곳에 닿았다.(10:54)
‘준·희’ 님은 전국 주요 산에 깃이나 푯말을 달아 놓아 많은 사람들이 걷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봉화산 쉼터」에서 1시간 28분쯤 뒤 길 푯말(↑중치 3.2km, ↓봉화산 4.7km)이 있는, 「광대치」에 닿았다.(12:11)
「광대치」 바로 옆, 하늬바람[서풍]이 잦아드는 햇볕 드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밥을 먹었다.
어느 대원이 “산상 뷔페” 라고 이름을 붙인 여러 음식을 맛본 기회였다.
온갖 음식과 커피를 내준 대원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무슨 이야기 끝에 노래 이야기가 나와 즉석 ‘단독 콘서트’가 벌어졌다.
기량을 뽐낸 00 님이 열창하여 대원들이 좋은 기운을 얻었다.
내가 수십 년 동안 산에 다니면서 처음 접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00 님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점심밥을 먹고 광대치를 나서(12:47) 14분쯤 뒤 「약초 재배단지」 푯말이 있는 곳에 닿았다.
쇠 그물 울타리[철조망]를 둘러친 곳이었고, 여기서 철조망 따라 왼쪽으로 걸었다.
「약초 재배단지」 푯말이 있는 곳에서 19분쯤 뒤 월경산(月鏡山, 981.7m-‘쇠푯말’)에 닿았다.(12:20)
월경산은 ‘달을 비추는 거울 산’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인가?
봉우리 이름에 걸맞게(?) 스테인리스 푯말은 거울처럼 물체를 비추고 있었다.
6분쯤 머문 뒤 월경산을 되돌아 나와(12:26) 1시간 38분쯤 뒤 중재에 닿았다.(14:04)
중재에서 지지리 쪽으로 내려섰더니 현호색이 무리 지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란선 님은 현호색에 잔뜩 얼굴을 붙이고 고운 자태를 사진기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호색은 종류가 많다.
현호색 종류 따라 각각 이름이 다른데, 자세한 이름을 몰라 현호색에게 미안하다.
지지리에 가까운 곳에는 괭이눈도 있었다.
중재에 이르기 전 수줍은 진달래가 몽우리를 살짝 열어젖힌 것이 있었다.
중재에서 왼쪽 지지리 쪽으로 내려서 20분쯤 뒤 지지리 도랑에 닿았다.(14:25)
사실상 산행을 끝내고 손발을 씻었다.
지지리는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 속한다.
권재구 · 심민철 두 대장 님 수고하셨고, 대원들도 수고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백두대간 길을 이어가는 김정호 회장 님과 기사 님도 고생하셨다.
□ 그밖에
◎ 흘러가는 생각을 잠깐 붙들고...
1. 마음은 봄이 무르익은 것 같으나 봄꽃은 더디다
조급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봄이 한창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왜일까?
남녘에 목련이 피었다 지고, 산수유, 매화, 개나리가 피고 낮은 곳에는 진달래가 피었다.
전북 남원, 장수, 경남 함양 일대 백두대간에 봄꽃이 많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선보인 것은 생강나무[새앙나무, 아구사리] 꽃과 현호색, 괭이눈 정도였다.
진달래는 단 두어 그루에서 몽우리가 살짝 벙긋할 뿐이었다.
3월에 찾아온 꽃샘추위.
자기와 자기가 속한 무리만 생각하고, 제 잇속만 차리는 어지러운 인간 세상일로 봄꽃도 움츠러들었나 보았다.
응달 한구석에는 지난겨울 눈도 한 웅큼 녹지 않고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자기주장에 도취되어 악다구니질하는 최후의 발악일까?
그러나 봄은 무르익고 봄꽃은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2. 사랑을 듬뿍 받은 막걸리
연꽃 님이 작은 막걸리 한 병을 갖고 왔다.
콩 한 알을 삼천 명이 나눠 먹었다 했던가?
연꽃 님이 즉석에서 희망자를 모집(?)하여 각자 준비한 컵에 ‘병아리 눈물만큼’씩(?) 균등하게(?) 막걸리를 부었다.
00 님이 귀한 막걸리를 입술에 대는 둥 마는 둥 한 뒤에 내게 마셔보라 했다.
그는 내가 입에 조금만 대고 되돌려 달라는 뜻으로 내게 건넨 것인데, 나는 욕심 많게 막걸리를 몽땅 입에 털어 넣었다.
00 님이 “그게 아닌데...” 하고 발을 굴렀으나(?) 이미 막걸리는 없어지고 말았다.
00 님은 농담으로, 즉석 연기로 아쉬운 표정까지 지어가며 동이 난 막걸리 잔만 바라보았다.
00 님이 막걸리가 욕심나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미안한 마음이었다.
다음 구간에 그 유명한(?) 막걸리를 사 와야겠다.
◎ 이 구간에 있었던 나무(더 많은 종류가 있었을 것이나, 내가 아는 것만 기록함)
○ 노린재나뭇과 갈래 : 노린재나무
○ 녹나뭇과 갈래 : 비목나무, 새앙나무[아구사리, 생강나무, 단향매(檀香梅)]
○ 느릅나뭇과 갈래 : 느티나무[괴목(槐木), 귀목나무(櫷木--)]
○ 단풍나뭇과 갈래 : 단풍나무
○ 두릅나뭇과 갈래 : 두릅나무[참두릅, 총목(楤木)]
○ 때죽나뭇과 갈래 : 때죽나무
○ 물푸레나뭇과 갈래 : 물푸레나무, 쥐똥나무
○ 뽕나뭇과 갈래 : 꾸지뽕나무(?
○ 소나뭇과 갈래 : 리기다소나무[미국삼엽송, 아메리카소나무], 소나무, 일본잎갈나무, 잣나무, 전나무[젓나무, 종목(樅木)]
○ 자작나뭇과 갈래 : 서어나무
○ 장미과 갈래 : 국수나무, 산딸기나무[산딸기], 산벚나무, 찔레나무
○ 진달랫과 갈래 : 산철쭉, 진달래[진달래꽃, 진달래나무, 두견, 두견화, 산척촉], 철쭉[철쭉나무, 척촉(躑躅), 산객(山客)]
○ 차나뭇과 갈래 : 노각나무[금수목]
○ 참나뭇과 갈래 : 굴참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 측백나뭇과 갈래 : 편백
○ 콩과 갈래 : 싸리(나무)
◎ 이 구간에 있었던 덩굴성 식물
○ 노박덩굴과 갈래 : 미역줄나무[미역순나무]
◎ 이 구간에 있었던 식물
○ 볏과 갈래 : 조릿대
◎ 이 구간에 있었던 풀
○ 범의귓과 갈래 : 괭이눈
○ 양치식물 고사릿과 갈래 : 고사리
○ 현호색과 갈래 : 금낭화[며느리주머니], 산괴불주머니, 현호색,
※ 다른 사진은 아래 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blog.naver.com/angol-jong
첫댓글
한길님 덕분에 많이 즐거운 산행였습니다.
맛난 간식과 정성어린 🥪,
나무와 산능선 공부에 더하여
국화님과의 찰떡 케미까지
아주 다양하고 풍성하게 즐겼습니다.
고맙습니다 ☺️
맛점하셔요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저것 주워섬기는 것은 '반복 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 보다는 내 기억이 흐려지지 않게 하는 '반복 학습'을 위함입니다.
흔한 사물이나 사람 이름도 까먹어 민망할 때가 있습니다.
꼭 제 자랑 같을 수 있어, 조심스러울 때가 있지만, 란선 님은 잘 이해해 주리라 믿고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습니다.
보잘것없는 말임에도 쫑긋 귀 기울여주시니 부끄러움이 덜합니다.
현호색을 더 가까이서 담기 위해 무릎 꿇고 낮은 자세를 취하는 진지함에 손뼉을 칩니다..
란선 님 맛난 것 많이 얻어먹어 고맙습니다.
눈치 없이 막걸리를 냅다 다 들이마셔 미안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간을 종주한다고 해도, 결국 지워질 길이 아닌 추억이라면
이번 치재마을 산행은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두런두런 둘러 앉아 음식을 먹던 순간만큼 다정함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몇십 년 산에 다니면서 산 위에서 생 음악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오가는 차 속에서 들은 일은 있으나...
모처럼 많은 대원이 어울려 걸으면서 먹을 것 나눠 먹어 뷔페 식당에 간 느낌도 들었고,
덩치 큰 사람들이 반 하나를 이뤄 봄 소풍 갔던 기분이었습니다.
겨울 아닌 봄이었어도 양지바른 곳은 좋았습니다.
좁게 보이던 곳도 적당히(?) 넓었고, 대원들이 오붓하게 밥 먹고,
유명 가수의 예고 없던 공연을 감상하기에도 손색없는 무대였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귀가 호강했고, 덩달아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꼼꼼하게 잘 쓰셨어요. 다시 한번 그길을 생각해주네요. 감사합니다.
무예의 고수 왕정문 님!
이번 길은 주위에 물결치듯 자리한 크고 작은 산들을 볼 수 있었고,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정문 님 사진이 많지 않아 미안합니다.
수고하섰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