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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더울 때 나왔습니다.
휴가철에나 받아보시지 않을까 조금 걱정되네요.
다음에 좀 더 당길 수 있도록 더 신경쓰겠습니다.
<특집>
4차 산업 혁명, 그것이 교육의 미래여야 하는가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논의가 태풍처럼 불어 닥치고 있다. 이런저런 정책들이나 온갖 주장들에 두루 언급되는 것을 보면 필수 양념 같기도 하다. 교육에 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 혁명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리고 교육청과 정부에서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변화를 거론하고 있다.
《오늘의 교육》 39호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대비하여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논의들에 물음표를 달아 본다. 채효정은 4차 산업 혁명 담론을 분석하며 그것이 우리 사회와 교육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김환희는 4차 산업 혁명이라는 개념의 연원을 추적하며 그 안에 담긴 이데올로기를 드러낸다. 그리고 4차 산업 혁명을 대체할 대안적 개념을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의 사례를 살피고 독일, 미국, 핀란드 등의 미래 교육 담론을 간략히 소개한다. 지금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거리를 두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논의들이다.
석영은 ‘미래의 일자리’, ‘산업의 수요’에 맞춰서 대학을 구조 조정한다는 것이 가진 모순과 한계를 지적한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과 일자리를 연결시켜야 한다는 전제를 비판하며, 학교교육의 쓸모와 가치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이은상의 글은 서울 미래 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중학교에서 시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가 전하는 실천들 중에는 예전부터 주장하고 시도해 온 낯익은 것들도 상당수다. 이은상은 “학교교육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접근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미래 교육’을 위해 “우리가 이미 준비하고 있던 것, 이미 제안하고 상상했던 것들을 살펴보자”고 말한다.
《오늘의 교육》은 지금 정답처럼 논의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과 이에 대비한 미래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 과연 그것이 교육의 미래여야 하는지 묻고자 한다.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변화를 부정하거나 거부하자는 취지가 아니다. 다른 각도에서 비켜서서 다르게 바라보고 그 실체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래의 교육은 오늘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우리들이 만들어 가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 편집부
▶ 《오늘의 교육》 39호는 유행처럼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 혁명’ 논의를 점검하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라는 통념을 벗어나서 교육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 묻는다. 대전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다른 논의를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에세이 지면에는 여성이면서 교사이고 또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경험, 그리고 교사 사회 일각에서 확산되는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이야기 등을 실었다. 기고 지면에는 최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휴게소에 내려놓고 떠났다는 이유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사건에 대한 제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 임명을 계기로 벌어진 유사역사학 논쟁 등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었다.
“대학의 이유” 기획 지면에 실린 대학 공간의 사유지화 실태를 고발한 글은 이어서 실린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리뷰와 함께 읽기를 권한다.
차례
6 바라보다 최승훈 기자
특집 4차 산업 혁명, 그것이 교육의 미래여야 하는가
9 4차 산업 혁명론과 미래 없는 미래 | 채효정
36 무능한 대학의 신기루 더듬기 | 석영
- 4차 산업 혁명과 대학의 학사 구조 개편
51 우리의 ‘미래 교육’을 어떻게 호명해야 할까? | 김환희
- 4차 산업 혁명을 팔아먹는 가짜 미래 담론들
68 미래에 대한 학교교육의 접근법 | 이은상
-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대한 현장 교사의 경험과 생각
에세이
78 여성. 교사. 페미니스트. | Yourlife
88 교사 인권교육, 성소수자 혐오와 마주하다 | 홍의표
기고
98 교사들을 공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 임성무
- ‘휴게소 학생 보호 조치 미흡 사건’에 관한 우려와 제안
111 유사역사학의 영향력과 위험성 | 이문영
연재
수업 비평 10년, 변화된 학교 현장을 찾아서
122 명화는 아름다워야 하는가? | 안금희, 최선애
기획 대학의 이유
146 ‘캠퍼스 인클로저’와 대학 난민의 탄생 | 안명진
리뷰
157 촛불 이후의 세계에서 대학을 탈환한다는 것 | 강남규
-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
165 ‘좋은 교사’를 넘어서 | 트리
-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171 삶을 위한 페미니즘 | 공현
-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
177 새 책 나들이
179 잠깐 독서
책 속에서
미래 교육과 혁신 교육이란 용어를 공유하고 있는 교육 현장은 반드시 이 미래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시장 정신을 비판하고 구별해 내야 한다. 미래도, 혁신도, 모두 절대적 선이거나 당위인 것이 아니다. 진보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덮어놓고 옹호하다가는, 진보 언론이 설파한다고 그냥 좋은 것인가 보다 하고 믿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교육 현실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들이 교육의 상품화, 시장화를 뒷받침하는 담론으로 악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 본문 26쪽, 채효정, “4차 산업 혁명론과 미래 없는 미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을지언정 정확한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심쩍은 보고서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널을 뛰는 ‘신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대학에서 운영하는 학과의 존폐가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 본문 41쪽, 석영, “무능한 대학의 신기루 더듬기”
‘4차 산업 혁명’이란 개념은 모든 구성원들의 미래가 걸려 있는 사회 전체의 총체적 변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거대 담론의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담론의 방주 안에 각 분야마다 입장을 조금씩 달리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갖고 승차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기표를 사용함에도 종종 그 안에는 전혀 다른 기의가 담겨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진보 교육계에서 ‘4차 산업 혁명’을 운운하는 내심에는 지금까지의 지긋지긋한 적폐와 과오를 한꺼번에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는 야심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용어 대신 새로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본문 54쪽, 김환희, “우리의 ‘미래 교육’을 어떻게 호명해야 할까?”
몇 번의 산업 혁명을 거치더라도, 교육은 바람직한 인간을 양성하자는 것이며 그 방법은 한 가지 접근으로 획일화될 수 없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도 살아남을 직업 혹은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을 길러 내는 접근도 필요하나 학교교육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접근에도 주목해야 한다.
- 본문 71쪽, 이은상, “미래에 대한 학교교육의 접근법”
나는 그 자체로 교실의 상징이고 억압이었다. 모범적이고 성 역할에 부합하게 자라났으며, 앞으로 나이가 차면 정상 가족 내의 여성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히 여자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따라야 하며 남자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 신부로 쟁취해야 할 롤 모델. 따라서 내가 한 나의 가족 이야기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와 성 역할에 부합할 경우 그저 교육적인 예화로 흘러가겠지만 그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밥상머리 대화에 오를 것이고 지역 사회에 퍼질 것이며 나를 따라다니는 꼬리표로 남을 터였다.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삶을 편집해서 전달하지 않고는 편안하기 힘들었다.
- 본문 83쪽, Yourlife, “여성. 교사. 페미니스트.”
대구시교육청은 이 사안을 진상 조사도 되기 전에 학교장 회의나 현장 장학 지도를 통해 알려지도록 하였으며, 담임 교사의 잘못으로 부각시켜 왔다. 교육청은 무엇보다 교사에게 연가나 병가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아동학대로 단정하고, 직위 해제를 했는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결국 교육청은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막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고, 학교나 교사의 잘못이 명백하기 드러나기 전까지라도 교사를 보호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 본문 102~103쪽, 임성무, “교사들을 공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역사학은 고증과 비판의 학문이다. 그러나 위대한 한민족의 역사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가치와 신념에 의해 주장을 펼친다.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에 맞는 증거만을 채택하고 그렇지 않은 증거는 기각한다. 그들에게 자신의 믿음에 어긋나는 증거는 잘못된 것이거나 음모에 의해 조작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민족을 위해서 유리한 증거를 거론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고 다른 나라도 다 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 본문 114~115쪽, 이문영, “유사역사학의 영향력과 위험성”
이어서 교사는 학생들이 흔히 쓰는 “(그림을) 망쳤다”는 표현과 앞의 두 작품을 연결짓는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두 작품 중 어떤 작품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질문하며, 르누아르와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대비시킨다. 교사는 “르누아르 그림처럼 그리고 싶죠?”라고 질문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이끌어 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생각 때문에 그림을 그릴 때 쉽게 망쳤다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본받을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 본문 129쪽, 안금희, “명화는 아름다워야 하는가?”
대학 행정실장은 “오후 6시 30분 이후에는 건물 내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세미나실과 강의실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공간을 내어 주기 힘들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수업 이외의 자율적인 세미나와 ‘학습 서클’ 활동에 익숙한 세대라면 아마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아니면 도대체 학교에 누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바로 이것이 학생들이 대학 공간으로부터 전면적으로 퇴출당한, ‘캠퍼스 인클로저’ 사태의 시작이었다.
- 본문 147쪽, 안명진, “‘캠퍼스 인클로저’와 대학 난민의 탄생”
하지만 대학을 기업으로부터 어떻게 되찾을 것인지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다. 해직 강사인 채효정이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경희대학교 잔디밭에서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쓴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빼앗긴 자들을 위한 탈환의 정치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 대학의 문제들을 노동·학생·교수·정치 등의 측면에서 성찰·비판하는 한편, 어떻게 대학을 탈환할 것인지를 논한다. ‘해직 강사’라는 신분, ‘경희대학교’라는 공간,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라는 시점이 ‘탈환’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한다.
- 본문 159~160쪽, 강남규, “촛불 이후의 세계에서 대학을 탈환한다는 것”
나에게 부당한 행동을 했던 ‘이상한 교사’는 셀 수 없이 많이 만났다. 나는 ‘이상한 교사’의 반대 개념이라 할 수 있을 ‘좋은 교사’가 많아지는 게 학교의 비민주적인 문화나 인권 침해의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교사가 좋은 교사더라도 피해 갈 수 없는 학생과 교사 사이의 위계를 성찰하기를, 학생과 교사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대하여 ‘이상한 학교’를 바꾸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본문 169~170쪽, 트리, “‘좋은 교사’를 넘어서”
페미니즘이라는 인식론은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특히 여성으로서 살면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하다. 살면서 겪은 경험을 페미니즘으로 해석하고, 차별과 폭력과 혐오에 굴하지 않기 위해서.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학문적 지식이면서도 동시에 실용적인 지식, 곧 삶을 위한 지식이다. 정희진은 왜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 본문 174쪽, 공현, “삶을 위한 페미니즘”
첫댓글 항상 전율케하는 그 어디쯤의 틈새, 표지의 색깔~
ㅋㅋㅋ 맘에 드셨다는 거죠?
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교육 읽으면서 해남에 갈 수 있기를...특집 기대가 되네요~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기를...
오늘 받았습니다 맨날 미뤄뒀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새로 받는데..ㅠㅠ
그래도 오늘은 받자마자 펼쳐서 채효정님의 글을 읽었어요
미래없는 미래.. 통찰에 구구절절 밑줄쫙쫙 긋게 됩니다.. 참 어떤 미래가 오길 바라는지 남이 만들어주는 미래가 아니라 내가 그리고 싶은 미래... 를 고민해야 일곱번째 아이가 온다는 말이 절절히 와닿네요 감사합니다
꼼꼼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이 글을 참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둘레 친구들에게도 읽으라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이름만 조합원인 제 가슴에도 자부심이 벅차오르고 갑자기 할일이 생긴 것처럼 마음이 바빠집니다. 더운데 글쓰고 책 만드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