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Love At First Sting>을 발표하고 싱글 ‘Rock You Like A Hurricane’을 히트시키고 있는 독일 출신의 헤비메탈 밴드 스콜피언스Scorpions가 외설스러운 앨범의 표지로 또 한 번 물의를 일으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70년대 중반 앨범 <Virgin Killers>의 표지에 소녀의 누드 사진을 사용해 유럽 일대의 여러 나라로부터 앨범의 표지 사진을 바꾸라는 명령을 받으며 그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룹 스콜피언스는 1982년 10번째 앨범 <Black Out>을 히트시키며 미국 시장에 상륙, ‘독일이 내놓은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라는 상찬을 들었다. 이번에 이들이 발표한 11번째 앨범 <Love At First Sting>의 표지에는 포옹하고 있는 두 연인의 사진을 싣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진의 남자가 포옹하고 있는 여인의 허벅지에 밴드 이름을 상징하는 전갈을 문신하고 있는 모습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레코드 판매상들이 이 표지 사진이 외설스러울뿐더러 여인을 학대하는 남성들을 고무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들추어 표지 사진을 바꾸지 않는 한 앨범의 판매를 거부하겠다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앨범을 발매한 레코드 회사인 폴리그램은 판매상들의 요구에 굴복, 또 다른 표지의 <Love At First Sting>을 발매함으로써 화제가 된 것이다. 이들이 다시 발매한 레코드의 표지는 다섯 사람의 스콜피언스 멤버들이 서 있는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으로 꾸며졌다.
그룹 스콜피언스는 1965년 독일 하노버에서 결성됐다. 하노버는 세계 레코드 업계의 심장부라 부를 정도로 레코드와는 관계가 깊은 도시. 데뷔 당시 스콜피언스에는 세계적인 밴드로 발돋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장벽이 가로 놓여 있었다. 이들 다섯 사람의 젊은이는 이런 환경에서도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 같은 밴드들의 영향을 받으며 음악적인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데뷔 앨범 <Lonesome Crow>를 발표하고 첫 번째 유럽 순회공연을 열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스콜피언스는 청중들의 갈채에 힘입어 하나하나의 연주에 온갖 정성을 다 쏟아 넣으며 최선의 기량을 닦아 나갔다. 유럽 각국에서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스콜피언스가 위기를 맞은 것은 루돌프 솅커의 동생이자 그룹의 핵심적인 인물이었던 기타리스트 마이클 솅커가 그룹을 탈퇴하고부터. 마이클 솅커가 독일 출신의 고참 밴드 UFO에 가입하기 위해 그룹을 이탈한 것이었다. 이제 막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스콜피언스로선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전의를 상실한 스콜피언스가 다시 활기를 찾은 건 새로운 기타리스트 울리히 로스가 가입하고부터였다. 스콜피언스는 그의 가입과 함께 두 번째 앨범 <Fly To The Rainbows>, 세 번째 앨범 <In Trance>를 발표하며 착실하게 기반을 쌓아갔다.
네 번째 앨범 <Virgin Killers>를 발표하면서 이들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등 각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앨범의 표지에 앞서 언급한 소녀의 누드 사진을 사용해 당국으로부터 재킷 변경 명령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스콜피언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확고부동한 인기를 굳힐 수 있었다.
스콜피언스가 팝계의 중심지인 미국의 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7번째 앨범 <Lovedrive>를 발표하면서였다. 앨범에는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Holiday’와 ‘Always Somewhere’가 수록돼 있었다. 미국에서도 이들의 앨범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FM 방송국들이 ‘Holiday’를 선곡표에 넣고 방송을 시작하자 리퀘스트가 쇄도해 스콜피언스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때가 1979년. 이에 힘입은 스콜피언스는 이해 8월 대망의 미국 공연 길에 올랐다. 미국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기회였다. 이후 이들의 출세 가도는 탄탄대로였다. 이미 전설적인 밴드가 된 딥 퍼플이나 레드 제플린을 이을 유일한 헤비메탈 밴드라는 평을 듣기 시작한 것이다.
금년에 발표한 이들의 11번째 앨범 <Love At First Sting>은 벌써 100만 장의 판매고를 돌파하며 현재 빌보드 앨범 차트 7위에 올라 있다.
(이상은 1984년 5월 국내 발매된 음반의 속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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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A
1. Bad boys running wild
2. Rock you like a hurricane
3. I’m leaving you
4. Coming home
5. The same Thrill
Side B
1. Big city nights
2. As soon as the good times roll
3. Crossfire
4. Still loving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