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함석헌
나는 그대를 나무랫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랫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을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랫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그대 위에 서게 하소서!
1949 수평선너머(삼협문화사,1953)
The Mountain
(Translated by Ann Isaac and Sung-soo Kim)
I blamed you
When I asked you, you kept silent
Thus I blamed you
But I realised your answer is `silence'
I sneered at you
When I touched you, you did not move
Thus I sneered at you
But I realised your movement is `stillness'
I doubted you
When I sat on your lap, you did not embrace me
Thus I doubted you
But I realised your embrace is `let me be'
Most Great!
Most High!
Most Strong!
Most Gentle!
Let me be like you
Let me sit face to face with you
Let me find peace in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