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한 뒤 갑자기 심한 불안과 신체 증상을 호소하며 등교를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학교생활도 잘하고 축구도 뛰어나게 해왔기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오랫동안 축구를 좋아해 꾸준히 운동해 왔습니다. 그러나 상급 팀 선발 과정에서 부담을 느꼈고, 부상으로 한동안 운동을 쉬면서 자신감도 떨어진 듯합니다. 이후 새로운 중학교에 입학하고 등교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복통과 메스꺼움, 두통 등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학교생활과 운동 모두 어려워졌고, 결국 축구를 그만두고 전학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전학한 학교에서도 불안은 계속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을 두려워하고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해칠 것 같아 외출조차 힘들어했습니다. 심한 신체 증상으로 입원해 검사를 받았고, 현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이야기할 때가 있어 부모로서 걱정이 큽니다.
집에서는 비교적 밝게 지내고 스스로 공부도 하지만, 학교에 돌아갈 의지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는 생각도 확고합니다. 아이가 실제로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도, 시간이 지나 증상이 나아진 뒤에도 학교로 돌아가려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아이는 어릴 때부터 낯선 상황에서 긴장하고, 잘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자신이 하겠다고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해내려 노력했고,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부모의 기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축구를 그만둔 경험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다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부모로서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긴 글을 읽으며 자녀가 갑작스럽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시는 부모님의 걱정과 안타까움이 얼마나 클지 느껴졌습니다.
작성해 주신 내용을 보면, 아이는 어릴 때부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에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했지만, 성장하면서 여러 부담이 겹치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불안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어려움이 어떤 요인에서 비롯되었는지는 글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경험한 불안과 신체 증상,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병원 진료와 상담을 시작하신 만큼, 지금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어려움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약물치료와 심리상담을 병행할지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아이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찾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아이가 축구를 그만둔 일을 실패로 받아들이거나 부모님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선택을 했는지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해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취나 다른 사람의 평가와 관계없이 자신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세요.
무엇보다 현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다시 나타나거나 심해진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당장 자신을 해칠 위험이 있다면 혼자 두지 말고 119 또는 응급실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부모님께서도 조급한 마음이 드실 수 있지만,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전문가가 함께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치료 과정에서 아이의 작은 변화도 함께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불안해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 어떡하죠?
1. 불안의 크기를 아이의 말로 이해하기
“학교에서 무엇이 가장 걱정돼?”, “그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처럼 구체적으로 질문합니다. 부모가 원인을 미리 짐작하기보다 아이가 경험하는 두려움을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부모 자신의 불안도 함께 돌아보기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면 부모 역시 학업 중단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이 아이를 재촉하거나 반대로 모든 어려운 상황을 대신 피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지 돌아봅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이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전문적인 평가와 상담을 고려하기
공황 증상이나 등교의 어려움이 반복되어 학업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가의 평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신체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심한 경우에는 신체적 원인에 대한 의학적 평가도 필요합니다. 공황 증상과 학교 부적응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불안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Hella, B., & Bernstein, G. A. (2012). Panic disorder and school refusal.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ic Clinics of North America, 21(3), 593–606.
Li, A., et al. (2021). A Systematic Review of Somatic Symptoms in School Refusal. Psychosomatic Medicine, 83(7), 715–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