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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사실상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가 요동치고 있다. CNN에 실린 로런 켄트·애넷 최 기자의 ‘기뢰, 미사일, 1,600km 해안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유리한 이유’(2026년 3월 27일)기사는 이란이 왜 이 좁은 해협에서 미국과 서방을 상대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지리적 조건과 비정규전 수단을 중심으로 짚었다.
기사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고 대체 항로가 사실상 없어, 선박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제한된다. 이란은 긴 해안선과 복잡한 지형을 이용해 이동식 대함 미사일을 숨기고, 드론·고속정·기뢰 같은 저비용 수단을 섞어 위협의 강도를 유지한다. 선박을 반드시 격침하지 않더라도, 위험을 ‘충분히 심각하게’ 만들기만 하면 민간 해운사들은 항로 복귀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CNN은 일부 선박이 안전 통과의 대가를 지불했을 가능성과, 해협 안쪽에 선박 적체가 쌓이면서 재개되더라도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전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를 거론하면서도 중동에 해병 원정대 전개, 유조선 호송 검토, 추가 타격 경고 등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는 흐름을 소개한다.
이 글의 의미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에너지·물류 체계의 취약한 접점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 데 있다. 미국에게 대규모 함대나 정밀 타격 능력이 있어도, 좁은 수로에서의 기뢰·드론·소형 전력은 비용 대비 효과가 크며 방어하기 어렵다. 결국 군사력의 우열만으로는 트럼프가 호언하듯 해상 통로를 ‘완전히 안전하게’ 만들기 힘들다는 현실, 그리고 이란이 그 틈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과 협상 지렛대를 동시에 확보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미국의 선택지도 선명해진다. 호송·감시를 강화하면 그 과정에서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위기를 방치하면 에너지 시장 불안이 장기화된다. CNN의 분석은, 호르무즈를 둘러싼 충돌이 단기 군사 작전이 아니라 국제 경제와 외교의 방향을 함께 흔드는 ‘장기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아래는 전문 번역본이다. / 편집자
로런 켄트, 애넷 최 | 2026년 3월 27일 | CNN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거의 4주째 닫히면서 국제 석유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언제 상황이 풀릴지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란이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선박에 가한 위협과 공격으로 항로 통과 위험이 급격히 커졌고,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가운데 하나인 이 좁은 수로를 지나는 선박 운항이 거의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의 약 20%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세계 식량 생산에 쓰이는 비료 수출입도 이 통로에 크게 의존한다.
에너지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봉쇄를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는 한편, 중동에 수천 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조선을 미 해군이 호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여전히 이란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값싼 드론과 기뢰 같은 비정규전 수단을 갖고 있는 데다, 지리적 조건이 이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 요소가 맞물리면서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선박을 방어하거나 해협을 군사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이란으로서는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돈이 된다. 이란 당국자들은 일부 유조선에 ‘안전 통과’ 대가로 통행료를 계속 받겠다고 밝혀왔다.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3월 23일 보고서에서 최소 2척이 통과를 위해 거액을 지불했다고 했다.
지리는 왜 이란에 유리한가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약 39km(약 24마일)이다. 실제로 선박 대부분은 더 좁게 압축된 두 개의 주요 항로를 이용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해군 전력·해양안보 담당 선임연구원 닉 차일즈는 “전 세계에 ‘병목 지점’은 많지만, 호르무즈는 대체 경로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유독 어렵다”고 말했다.
선박이나 호송 작전을 수행하는 함정 입장에서는 방향을 바꾸거나 회피할 공간이 극히 제한된다는 점도 문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 케빈 로울랜즈는 “대양에서는 우회로가 있지만, 병목이나 좁은 바다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이란은 굳이 목표물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그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로울랜즈는 이 구간이 사실상 ‘공격이 가능한 사정권’이 되며, 공격 징후를 감지하고 대응할 시간은 길어야 몇 초에 불과할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은 해안선도 길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페르시아만을 따라 이어지는 이란의 해안은 약 약 1,600km(1,000마일)로, 여기서 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대는 이동식이라 제거가 더 어렵고, 긴 해안선 덕분에 해협을 넘어 더 넓은 구역에서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로울랜즈는 CNN에 이메일로 “북쪽의 이란 측은 평지가 아니라 언덕과 산, 골짜기, 도심 지역, 해상 섬들이 섞여 있다”며 “이런 지형은 위협을 탐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동식 무기체계를 숨기기 쉽게 한다”고 말했다. 로울랜즈는 영국 해군 전략연구센터 전 센터장이기도 하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마주치는 위협은
분석가들은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의 상선 타격 능력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본다.
다만 로울랜즈는 “위험을 완전히 0으로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체계들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로부터 ‘남아 있는 위협’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협이 복합적인 만큼, 선박 호송 작전도 단순히 군함이 유조선 앞뒤를 따라가는 ‘전통적 호송’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로울랜즈는 내다봤다. 그는 “위성, 초계기, 공중 드론 감시를 포함한 다층 방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기뢰 제거가 확인된 특정 항로를 택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일즈는 미국이 이란의 재래식 해군 전력 상당 부분을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가장 큰 위험은 드론, 고속 소형 공격정, 폭발물을 실은 무인정 같은 비정규 전력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차일즈는 “이란이 기뢰를 깔기로 하면, 겉보기엔 평범한 도우(전통 범선) 뒤편에서 기뢰를 그냥 굴려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의 주요 잠수함 전력은 대부분 감안하고 있겠지만, 얕은 바다에서도 활동 가능한 ‘소형 잠수함’은 여전히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프랑스, 바레인 등 미국 동맹국들도 국제 해운을 보호할 현실적인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지금 상황은 어디까지 왔나
이란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최소 19척의 선박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이란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선박을 침몰시킬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위험 수준이 충분히 높게 유지되는 한, 해운사들은 통과를 재개하기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란, 중국, 인도, 파키스탄과 관련이 있는 일부 선박은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은 “적대적이지 않은 선박”은 이란 당국과 협조할 경우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최소 16척이 통과했으며, 이 가운데 1척은 약 30억 원(200만 달러)를 내고 건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해체된 선박의 신분을 도용해 정체를 숨긴 “좀비 유조선” 여러 척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CNN은 해당 보고서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설령 유조선 운항이 전면 재개되더라도, 적체를 해소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안쪽에 갇힌 선박이 거의 2,000척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진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협상 중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해병대와 해군 병력이 추가로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 2명은 11해병원정대와 복서(Boxer) 강습상륙준비단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당국자들은 트리폴리(USS Tripoli) 강습상륙함에 탑승한 MEU도 중동으로 보낸다고 밝히면서, 정확한 배치 위치나 임무는 공개하지 않았다.
MEU는 보통 대피 작전이나 상륙 작전처럼 함정에서 해안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임무에 투입돼 왔다. 이 때문에 지상 작전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나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이란 내 지상 작전은 배제했다고 말해왔다.
군사 분석가들은 미국이 트리폴리와 해병 전력을 지역에 전개해 ‘압박 카드’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이란의 계산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하면 이란의 석유 거래와 관련된 추가 목표물을 타격하겠다고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미군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카르그 섬(Kharg Island)의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 다만 이란 정부가 통제하는 섬의 석유 거래 관련 시설은 이번 공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트럼프는 그 시설들이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또 한 번의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
CNN의 브래드 렌던, 한나 지아디, 헬렌 리건, 헤일리 브리츠키, 잭커리 코언이 취재에 기여했다.
원문 링크: https://edition.cnn.com/2026/03/26/middleeast/how-iran-controls-strait-of-hormuz-explained-intl-vis?iid=cnn_buildContentRecirc_end_recirc&recs_exp=up-next-article-end&tenant_id=relat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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