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탈락에 따른 UEFA컵으로의 좌천, 이에 따른 약 1200만 유로의 막대한 재정 손실,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클럽 수뇌부의 선수단 연봉 20% 삭감 방침, 연봉 삭감에 불만을 토로하는 선수들과 클럽 운영진의 마찰, 클럽과 선수단의 극적인 합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서의 졸전과 패배(0-1), 구단 버스를 가로막으며 마티아스 잠머 감독과 선수들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과 패배의 해명을 요구하는 팬들의 시위. 이는 분데스리가의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이번 시즌에 걷고 있는 고단한 행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의 시련은 끊이지 않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바로 주전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연이어 부상자 명단에 올라 경기에 나설 베스트 11 구성조차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사진: 부상으로 선수 생명 중단 위기에 놓인 오토 아도. (게티이미지/유로포토)]
지난 24일,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실패를 설욕하고자 우승을 목표로 뛰어든 UEFA컵 1라운드 1차전을 앞두고 도르트문트 전력의 핵심축인 체코 대표팀 듀오 토마스 로시츠키와 얀 콜러가 나란히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장신 공격수 얀 콜러는 폐렴 증세를 나타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플레이메이커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토마스 로시츠키는 맹장 수술을 받아 콜러와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기간 병원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이다.
도르트문트의 부상 악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빈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와 UEFA컵 1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 도르트문트는 비록 2-1의 역전승을 거두었지만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쾌활한 성격과 따뜻한 동료애로 선수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오토 아도와 도르트문트의 붙박이 레프트 윙백 데데가 경기 도중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이미 넘쳐나는 부상자 명단에 자신들의 이름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다리의 십자 인대에 부상을 입은 오토 아도의 경우, 부상의 정도가 심각하여 선수 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어 동료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는 아도에게 있어 같은 부위에만 3번째로 당하는 부상일 정도로 그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 아도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그가 설사 부상에서 회복된다 하더라도 선수 생활을 연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을 내려 놓았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따라 가나 국적을 지니고 있는 아도는 오스트리아 빈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전반 38분경 귀중한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35분경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이상이 발생했음을 감지한 아도는 벤치를 향해 교체해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이에 잠머 감독은 빌리 레이나를 아도 대신 투입하기 위해 대기시켰다. 그러나 아도의 불행은 이미 예정된 듯 이상하게도 공은 계속 라인 안에서만 놀아 교체 타이밍은 자꾸만 늦어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도에게 득점 기회가 다가왔고 아도는 성치 않은 오른발 대신 왼발만을 이용하여 상대 수비수를 제끼며 그림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은 다리를 가지고도 혼신의 힘을 다해 골을 터뜨리는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선취골 직후 그는 긴급히 빌리 레이나와 교체되어 후송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아도에 이어 부상을 입은 선수는 데데이다. 도르트문트 수비라인의 중요한 한 축인 데데는 경기 종료 직전에 상대 선수의 태클을 받아 무릎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아도의 경우처럼 심각하지는 않지만 이번 주말에 있을 분데스리가 7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에 나설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2-1 역전승의 결과에도 불구, 도르트문트의 잠머 감독과 동료 선수들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그들은 아도의 상태에 심각한 우려와 연민을 표시하였다.
잠머 감독은 "오늘 같은 날은 축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드레싱룸에 나란히 고통에 신음하며 누워있는 아도와 데데의 모습은 보니 축구 자체를 망각하게 되었다."라 말하며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였다. 선수단의 최고참인 슈테판 로이터는 "또 다른 동료가 쓰러졌다는 사실이 괴롭다."라는 말로 후배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신음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였다.
아도와 절친한 사이인 라스 릭켄은 선수 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친구를 위해 신에게 도움을 청하겠다는 말로 진한 동료애를 표시하였다. 릭켄은 이날 경기에서 역전골을 터뜨리며 도르트문트에게 귀중한 원정승을 안긴 주인공이다.
라스 릭켄 - "교회를 찾아 촛불을 켜고 아도를 위해 기도를 올려야 겠다. 그에게는 너무나도 강담하기 힘든 불행이 엄습했다. 아도는 정말 멋진 친구다. 그의 불행은 우리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온다."
현재 도르트문트가 안고 있는 부상자는 무려 12명에 이른다. 부상자의 수가 전체 선수단의 절반에 미치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부상자의 명단을 살펴보면 왠만한 팀의 베스트 11을 능가하고도 남을 지경이다. 간판 투톱으로 나섰던 아모로조와 얀콜러, 주전 미드필더들인 토마스 로시츠키와 플라비우 콘세이상, 토어스텐 프링스, 여기에 백업 멤버들인 레안드로 데데(데데의 동생)와 구이 데멜, 수비진의 중추인 크리스토프 메첼더와 에바니우손, 그리고 올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라몬 페르난데스. 여기에 오토 아도와 데데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다음은 각 선수들의 부상 상태와 결장 기간을 정리한 것이다.
포워드
아모로조 - 무릎 인대 부상 (10월 말 복귀 예정)
얀 콜러 - 폐렴 (1주)
오토 아도 - 십자인대 부상 (?)
미드필더
토어스텐 프링스 - 십자인대 파열 (2004년 초 복귀 예정)
플라비우 콘세이상 - 근섬유 파열 (약 1-2주)
토마스 로시츠키 - 맹장 수술 (약 2-3주)
구이 데멜 - 십자인대 부상 (12월 복귀 예정)
디펜더
크리스토프 메첼더 - 아킬레스건 부상 (10월경 복귀 예정)
후안 라몬 페르난데스 - 발목 부상 (10월 중순 복귀 예정)
에바니우손 - 십자인대 파열 (2004년 초 복귀 예정)
데데 - 무릎 부상 (?)
부상자의 속출에 이은 신통치 않은 경기력, 이래저래 마티아스 잠머에게는 시름만이 쌓여가는 가을이다.
- 사커라인 이범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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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감독이라면 팀을 떠날지도..-- 정말 우울하겠군요
이건 감독이 아무리뛰어나다고해도 -_- 방법이없을듯..
크흡;;
이럴땐 회색 이름의 이상한 선수들을 써야 ;
CM최악의상황이내..
버그죠.ㅡ.ㅡ;
정말 동감... 저렇게 되면 게임 때려치고 싶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