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인생 <사랑-회개-겸손-지혜>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
2025.3.14.사순 제1주간 금요일 에제18,21-28 마태5,20ㄴ-26
“나 주님께 바라네.
내 영혼이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시편130,5)
어제는 참 각별했던 체험의 날이었습니다. 강론 제목도 오랜만에 “명품인생”을 선택했습니다. 10년 이상 보관하던, 어느 좋은 분이 선물했던 명품 손목 시계를 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수도자 신분상 차기가 불편했고 한번 수리비가 20만원이 들자 놀래어 아예 차기를 포기했다가 차기 시작했습니다.
똑같은 시계가 아니라 명품시계가 있듯이 똑같은 인생이 아니라 명품인생도 있겠구나, 이제부터 명품인생을 살아야겠다 생각하며 차기 시작했습니다. 아, 또 90전후로 세상을 떠난다 예상했을 때 앞으로 찬다한들 10년 조금 넘을수 있겠다 생각하니 마음도 편안했습니다. 과연 보기도 안정감이 있고 느낌도 이래서 명품시계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어제 마침 옛 초등학교 교사시절 동료 여교사와 동행한 한분의 방문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장 퇴임후도 여전히 영원한 현역으로 활동하는 화가이기도 합니다. 마침 전시회를 마치고 “사랑을 노래하리라”라는 아름다운 그림 작품을 배경한 벽걸이 시계도 선물 받아 집무실 벽에 걸어 놓으니 잘 어울렸습니다. 명품손목시계에 벽걸이 명품시계그림이 우연의 일치처럼 저를 참 행복하게 했습니다. “사랑을 노래하리라(song of love)”라와 연상되어 제가 좋아하는 사제서품미사시 화답송 후렴도 생각났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시편89,2ㄱ)
수도원 산책시 자주 부르는 노래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할 때 참 행복이요, 말그대로 명품인생의 실현이요 수도자다운 삶이겠습니다. 이어 두분 자매님께 드린 격찬성 덕담이 생각납니다.
“두분은 지금까지 명품인생을 사셨음을 축하드립니다! 산대로 살고 산대로 죽습니다. 오늘이 내일입니다. 지금까지 사신대로 살것이고 내일도 그렇게 사시겠고 내일은 걱정안해도 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인생그림으로 하면 완성단계이니 하루하루 명품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마침 ‘사순시기 다짐’이란 글도 ‘명품인생’으로 바꿔 홈페이지 묵상란에 올렸고 집무실 게시판에 붙여 놓았습니다.
“거룩한
사순시기
지상에서
주님의 순례자로
적게 먹고
적게 쓰고
적게 말하고
많이 기도하고
많이 공부하고
많이 나누고
몸은 가볍게
맘은 즐겁게
눈길은 주님께
욕심없이
초연히 영적으로 살자
지상에서 주님의 순례자로”<2025.3.13.>
이렇게 살 때 명품인생이다 싶었습니다. 참으로 거룩한 사순시기 명품인생을 살아볼 절호의 기회입니다. 명품인생! 역시 선택이요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누구나 결심하여 실행하면 존엄한 품위의 명품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는 수도형제들은 물론이요 어제 방문했던 옛 초등학교 친구교사를 비롯하여 명품인생을 살고 있는 도반들도 꽤 많습니다. 이런 명품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을 보면 기분도 좋고 마냥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항구히, 한결같이, 끊임없이, 즐거이 분투의 노력을 다하면 명품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명품인생을 살라고 선물로 주어진 한번뿐인 인생입니다. 어떻게? 답은 간단합니다. 사랑, 회개, 겸손, 지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사랑-회개-겸손-지혜가 하나로 이어집니다. 사랑할 때 저절로 회개의 삶이요 겸손하고 지혜로운 삶이요 이런 삶이 누적되면서 명품인생의 실현입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도 명품인생을 살아가는데 결정적 참고가 됩니다. 복음 서두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바로 사랑과 회개의 삶으로 겸손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 때 하늘나라의 명품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구체적 삶의 방식으로 여섯 개의 대당명제중 첫째번이 제시됩니다. 사랑의 회개를 통해 순수한 마음이, 겸손하고 지혜로운 마음이 될 때 말로서의 살인과 같은 “바보!”, “멍청이!” 란 말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요, 예물을 바치기전 신속히 형제들과 화해함은 물론 어리석은 소송을 피하고 지혜롭게 화해로 끝맺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 말씀도 명품인생의 지혜로운 삶의 비결을 알려 줍니다. 지금까지가 아니라 오늘부터가 중요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회개한 이들의 과거는 묻지 않습니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요 구원의 기회입니다. 과거에 못살았어도 지금 잘 살면 구원의 명품인생이요, 과거에 잘 살았어도 지금 못살면 실패인생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가 이를 분명히 합니다.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하느님은 하루하루 날마다 누구에게나 선물같은 구원의 기회를 주십니다. 하느님은 어제의 과거를, 내일의 미래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 현재를 보십니다.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 있는 구원의 명품인생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2코린6,2ㄴ).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 사랑과 회개, 겸손과 지혜의 명품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천주교는 자타가 인정하는 명품종교요 명품교황에 또 명품성인들도 많습니다. 과연 우리는 명품신자, 명품수도자, 명품사제, 명품주교, 명품수도원, 명품원장인지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가 명품신자로서 향기로운 삶을 살 때 성소자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주님의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사랑과 회개, 겸손과 지혜의 명품인생을 사는데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속이 있네.”(시편130,7ㄴㄷ).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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