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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즉전(曲卽全)
굽은 나무는 몸을 보전한다.
曲 : 굽을 곡(曰/2)
卽 : 곧 즉(卩/7)
全 : 온전할 전(入/4)
자전육혜(我全六慧)는 나를 보전하는 6가지 지혜를 말한다. 살아가면서 나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이든 나를 보전하여야 이룰 수 있다. 내가 사라진 이후는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사람 중에는 무리하여 자신을 온전하게 보전하지 못하고 곤혹을 겪다가 죽기도 한다. 예로부터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잘 보전하는 사람이라 하였다. 그런데 그 자신을 잘 보전한다는 것은 말은 쉬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이기주의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며 인생을 지혜롭게 천명을 다하여 살라는 뜻이다.
노자(老子)가 도덕경에서 나를 보전(保全)하는 6가지 지혜를 말하였다. 그것은 곡즉전(曲卽全), 왕즉직(枉卽直), 와즉영(窪卽盈), 폐즉신(敝卽新), 소즉득(少卽得), 다즉혹(多卽惑)이다.
곡즉전(曲卽全)이란 '굽은 나무는 몸을 보전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살면서 지나치게 곧거나 굽힐 줄을 모르면 누군가의 타켓이 되어 지위는 물론 목숨도 보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과 삶을 유연하게 관리하여 자기를 보전하고 목적을 이룬다는 의미다. 이는 겸허하고 유연하게 살라는 뜻이지 비굴하게 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1. 곧고 강한 길만 고집하는 자는 위험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은 곧은 길도 있고 굽은 길도 있다.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도 있다. 그런데 계속 순탄하고 곧고 큰길만 가다 보면 스스로 오만해지기 쉽다. 그리고 그 길은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길이기에 시기하는 자와 경쟁하는 자가 넘치게 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하면 오만해져 자신을 망치기 쉽다고 한다. 그것은 선각자들의 입으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진리다. 요즈음 젊은 날 한때 성공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람이 나중에는 세상에 오점을 남기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런 것을 보면 텔레비전에서 인기를 얻고 가요경연에서 우승하여 인가 스타가 되었다고 10대, 20대의 젊은이인데도 ‘00거리’하며 그의 거리까지 만들어 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예로부터 그 사람의 삶의 성공과 인격을 평가하려면 나이 들어 죽을 무렵에 하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차를 몰고 갈 때도 곧은 길도 있고 굽은 길도 있다. 곧게 쭉 법은 길은 속도를 내어 힘차게 달릴 수는 있지만 나태하고 오만하여 과속하므로 큰 사고를 내고 심지어 자신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도 많다. 지나치게 곧고 큰길을 달리는 사람은 자신이 그 속도와 분위기에 취하여 겸허함을 잃고 나태하고 오만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구불구불 굽은 산골길을 운전하여 갈 때는 매우 조심하므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런 구불길을 갈 때도 자기의 운전 능력만 믿고 곧은 길을 갈 때처럼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를 수 있다. 어쨌든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는 언제나 곧고 큰길도 있지만 굽은 길도 많다. 곧고 큰길이 건, 굽은 길이건, 그 어떤 길이건, 길을 갈 때 중요한 것은 오만함을 버리고 겸허함을 간직하여야 목숨을 보존하고 목적지에 잘 도달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목적한 바를 이루고 천명(天命)을 누리려면 목숨을 잘 보존하고 삶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목숨을 보존하고 삶을 이어가는데 장애물은 굳이 건강의 문제만 아니다. 삶을 무리하므로 혹은 지나치게 강하게 사람들을 대하므로 그 역풍을 맞아 목숨과 삶을 보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역풍을 맞는 사람치고 유연함을 간직한 사람은 없다. 성정(性情)과 언행이 저급하거나 지나치게 강하여 맞는 역풍이 더 많다. 그래서 노자는 지나치게 곧은 나무는 목숨을 보존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지나치게 곧은 길만 고집하는 자는 늘 위험하다.
목적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자는 위험하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그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복병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알려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가는 길에 취하여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목숨을 잘 보존하고 천명을 다하기 어렵다. 그래서 노자는 목숨과 삶을 보전하여 목적을 이루고 천명을 다하기 위해 곡즉전(曲卽全)의 지혜를 배울 것을 설파하였다. 분명한 것은 곧고 강한 길만 고집하는 자는 위험하다.
2. 노자가 말하는 곡즉전(曲卽全)
곧은 나무는 몸을 보존하기 어렵지만 굽은 나무는 몸을 보전하기 쉽다. 곧게 잘 자란 나무는 다 자리기도 전에 좋은 재목이라고 베어간다. 베어가지 않으면 누군가 시기하고 탐욕이 생겨 나무에 상처를 내고 만다. 그러나 구불구불하게 못생긴 나무는 그런 염려 없이 제 수명을 다 누릴 수 있다. 이것은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이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는 자연 귀의의 사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라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사람은 인생의 목적을 이룰 수 있고 스스로 겸허하여 잘난체하지 않으며 아무리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자기 몸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자연의 이치는 화창한 날도 있고 궂은 날도 있다. 화창한 날만 생각하여 궂은 날도 화창한 날에 행하는 것처럼 행동하면 문제를 일으키고 몸을 보전하지 못하고 제대로 목적을 수행할 수 없다. 또 인생길에는 곧고 쭉 뻗은 신작로의 길도 있지만 구불구불한 산골길도 있다, 그런데 구불구불한 산골길을 곧은 신작로를 갈 때처럼 가다간 사고를 당하여 목숨을 보전하기 어렵다. 그러한 사람은 똑똑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다.
부귀와 공명을 탐내어 자기의 지혜를 드러내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요즈음 정치인들이 그런 사람이 많다.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온갖 언행을 드러내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들의 막말은 그런 것들이다.
그들은 일시적으로는 뜻을 이룰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그 과정에서 부정과 불의에 빠지기 쉽다. 또 그런 사람은 자기의 욕망에만 매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을 살피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 원망을 사게 된다.
욕망만을 향해 지나치게 앞만 보고 달리는 자는 자기를 돌아보는 삶의 여유와 유연성을 잃고 오만해지기 쉽다.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래서 결국 탄핵의 화살을 맞게 된다. 장자도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다 복을 구하되 나는 홀로 몸을 굽혀 보전하려 한다."
3. 곡즉전(曲卽全)의 지혜
조선시대 남이(南怡) 장군은 장래가 촉망되고 기개 넘치던 장수였다. 18세에 무과에 급제하여 승승장구하였다. 젊은 나이에 이시애의 난을 진압하여 당상관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최연소 병조판서에까지 오른다. 그의 포부는 대단하였으며 기개 또한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혈기 왕성한 20대의 남이는 그칠 것이 없었다. 그는 그야말로 직선의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다. 그의 이러한 기개와 열정은 그의 '북정가'에도 잘 나타나 있다.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하고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사나이 스물에 나라를 평정치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리오.
그러나 그런 남이를 시기하고 견제하는 자들이 많았다. 남이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남이는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한명회, 신숙주 등 수하의 간신 유자광의 음모에 의해 고문을 받고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었다. 그는 풍운아처럼 살았다. 그러나 그는 향연 25세로 삶을 마감했다. 남이는 곧고 굵게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았지, 자신을 살피고 유연할 줄 몰랐다. 겸허의 소중함을 체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곡즉전(曲卽全)의 지혜를 몰랐던 것이다.
곡즉전(曲卽全)의 지혜는 아무 곳이나 굽히고 자신을 숨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비굴하라'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소신을 지키고 주체성을 간직하되 겸허하고 유연하라'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거슬리지 말라는 것이다. 곧은 길은 곧은 길대로 조심스럽고 당당하게 가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줄 알고 굽은 길은 굽은 길에 맞게 가라는 것이다.
곡즉전(曲卽全), 굽은 나무는 자신의 몸을 보존한다. 결코 오만하거나 경직되지 말아라. 자신의 성취와 직위에 취하여 다른 것을 못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라.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지 말아라.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주체성을 살려 삶을 보전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겸허한 마음과 행동으로 주변을 살피는 유연성이 필요하며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주도하는 지혜를 가지라는 것이다. 가장 큰 핵심은 '겸허하라'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 정치인들은 곧고 굳게 목적을 향해 나아가되 화합과 존중의 유연성을 가질 줄 알아야 한다. 젊은 날에 성공한 사람들이 젊은 날의 영광과 화려한 성공에 취하여 오만해지면 자신을 망친다. 모두가 노자가 말하는 곡즉전(曲卽全)의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지리라.
▶️ 曲(굽을 곡/잠박 곡, 누룩 국)은 ❶상형문자로 麯(곡)의 간자(簡字)이다. 대나무나 싸리로 만든 바구니 모양의 굽은 모양을 본뜬 글자로 굽다를 뜻한다. 曲(곡)은 ㄴ,ㄷ,∪와 같은 모양을 한 도구나 그릇, 굽히다, 굽다, 작은 변화가 있는 일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曲자는 '굽다'나 '바르지 않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曲자는 曰(가로 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말씀'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曲자를 보면 L자 모양에 눈금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길이를 측정하는 '자'를 그린 것이다. 다만 曲자는 굽은 형태에서 연상되는 '굽다'나 '바르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曲(곡)은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곡조(曲調)나 노래 또는 어떤 곡조(曲調)나 노래 이름을 나타냄 (2)곡조나 노래를 세는 단위 (3)곡조, 악곡(樂曲) (4)이곡(理曲)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굽다 ②굽히다 ③도리(道理)에 맞지 않다 ④바르지 않다 ⑤불합리하다 ⑥정직하지 않다 ⑦공정(公正)하지 않다 ⑧그릇되게 하다 ⑨자세하다 ⑩구석 ⑪가락 ⑫악곡(樂曲) ⑬굽이 ⑭누룩(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 ⑮잠박(蠶箔: 누에 기르는 채반) ⑯재미있는 재주 그리고 ⓐ누룩(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굽힐 굴(屈), 굽을 만(彎), 굽을 왕(枉), 굽을 요/뇨(橈), 노래 가(歌), 에돌 우(迂),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곧을 직(直)이다. 용례로는 구부러진 선을 곡선(曲線), 옳고 그름을 곡직(曲直), 타원면 등의 곡선으로 이루어진 면을 곡면(曲面), 구부러져 꺾임을 곡절(曲折), 가사나 음악 등의 가락을 곡조(曲調), 굽이쳐 흘러감을 곡류(曲流),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길을 잘못 든 학문을 곡학(曲學), 곡예의 기술을 곡기(曲技), 구부러지게 쌓은 성을 곡성(曲城), 굽은 형상을 곡형(曲形), 정상이 아닌 방법으로 그린 그림을 곡화(曲畫), 비틀어 곱새김을 왜곡(歪曲), 말이나 행동을 빙둘러서 함을 완곡(婉曲), 간절하고 마음과 정성이 지극함을 간곡(懇曲), 이리저리 꺾이고 굽음을 굴곡(屈曲), 악곡을 창작함 또는 그 악곡을 작곡(作曲),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간사스럽고 꾀바름을 간곡(奸曲), 악곡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일의 총칭을 음곡(音曲), 휘어 구부러짐 또는 휘어 굽힘을 왕곡(枉曲), 학문을 굽히어 세상에 아첨한다는 뜻으로 정도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에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을 곡학아세(曲學阿世),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미리 방지하라는 말을 곡돌사신(曲突徙薪), 말이나 글의 조리가 분명하고 널리 통함을 이르는 말을 곡창방통(曲暢旁通), 옳고 그름을 묻지 아니한다는 말을 곡직불문(曲直不問), 잘못이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있다는 말을 곡재아의(曲在我矣), 곡이 높으면 화답하는 사람이 적다는 뜻으로 사람의 재능이 너무 높으면 따르는 무리들이 적어진다는 말을 곡고화과(曲高和寡), 빈한하여 팔을 베고 자는 형편일지라도 도를 행하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면 참다운 즐거움을 그 속에서 얻는다는 말로 즉 청빈한 가운데에서도 도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곡굉지락(曲肱之樂), 굽음과 곧음을 묻지 않는다는 뜻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일을 처리함 또는 잘잘못을 묻지 않고 함부로 행함을 일컫는 말을 불문곡직(不問曲直),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일컫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서려 있는 계곡과 구불구불한 길이라는 뜻으로 일을 바른 길을 좇아서 순탄하게 하지 않고 정당한 방법이 아닌 그릇되고 억지스럽게 함을 이르는 말을 반계곡경(盤溪曲徑) 등에 쓰인다.
▶️ 卽(곧 즉)은 ❶회의문자로 即(즉)의 본자(本字)이고, 皍는 동자이다. 먹을 것을 많이 담은 그릇 앞에 사람이 무릎 꿇고 있음을 나타낸다. 식탁에 좌정한다는 뜻에서, 전(轉)하여 자리 잡다의 뜻으로 되고, 밀착(密着)하다의 뜻에서, 전(轉)하여 '곧', '바로'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卽자는 '곧'이나 '이제', '가깝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卽자는 皀(고소할 급)자와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皀자는 의미와는 관계없이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卽자의 갑골문을 보면 식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식기에는 담겨있는 음식을 막 먹으려는 모습이다. 그래서 卽자의 본래 의미는 '이제(먹는다)'였다. 하지만 후에 '먹다'라는 뜻은 사라지고 '곧'이나 '이제'라는 뜻만 남게 되었다. 卽자는 식기 앞에 가까이 붙어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가까이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卽(즉)은 ①곧 ②이제 ③만약(萬若), 만일(萬一) ④혹은(或-: 그렇지 아니하면) ⑤가깝다 ⑥가까이하다 ⑦나아가다 ⑧끝나다 ⑨죽다 ⑩불똥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則(법칙 칙, 곧 즉)이다. 용례로는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일컫는 말을 즉시(卽時), 진작이나 좀 더 일찍이를 진즉(趁卽),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흥치 또는 그 자리 생각이나 내킨 맘을 즉흥(卽興), 일이 진행되는 바로 그 자리를 즉석(卽席), 곧 그 시각에를 즉각(卽刻), 임금될 이가 식을 올리고 임금의 자리에 오르는 일을 즉위(卽位), 곧 전하여 보냄을 즉전(卽傳), 즉시 금전을 지불함 또는 그 금전을 즉전(卽錢), 돈이나 물건을 즉시 바침을 즉납(卽納), 곧 출발함 또는 즉석에서 폭발함을 즉발(卽發), 약 같은 것의 즉시 나타나는 효력 또는 어떤 일의 즉시에 나타나는 좋은 반응을 즉효(卽效),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거기에 곧 응함 또는 곧잘 적응함을 즉응(卽應), 곧 이제 지금 당장 또는 그 자리에서 곧을 즉금(卽今), 곧 감 또는 이내나 곧 실행함을 즉행(卽行), 일이 일어난 바로 그날이나 당일 또는 바로 그날을 즉일(卽日), 사람이 죽어 이 세상을 떠나감을 즉세(卽世), 바로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 죽음을 즉참(卽斬), 당장 그 자리에서의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느낌을 즉감(卽感), 당장에 멸망함을 즉멸(卽滅), 병이 곧 나음을 즉차(卽瘥), 바로 그 자리에서 곧 청함을 즉청(卽請), 그 자리에서 즉시로 의결하거나 결정함을 즉결(卽決), 당장 그 자리에서 만듦을 즉제(卽製), 즉시에 단정함을 즉단(卽斷), 즉석에서 곧 승낙함을 즉낙(卽諾), 예매나 또는 예약을 아니하고 상품이 놓인 그 자리에서 곧 파는 일을 즉매(卽賣), 곧 항하여 감을 즉향(卽向), 곧이나 때를 넘기지 아니하고 지체없이를 즉변(卽便), 그 자리에서 곧 빨리나 즉시로를 즉속(卽速), 매우 급함을 즉급(卽急), 바로 당장에 보거나 듣거나 한 일을 즉사(卽事), 즉결로 처분함을 즉처(卽處), 자리에서 곧 대답함을 즉답(卽答), 당장 그 자리에서 곧 이루어지거나 이루는 일을 즉성(卽成), 당장에 문초함을 즉초(卽招), 그 자리에서 곧 죽음을 즉사(卽死), 그 자리에서 보는 광경이나 경치를 즉경(卽景), 바로 그 자리에서 죽음을 즉살(卽殺), 곧 바로를 일컫는 말을 입즉(立卽), 그날 밤을 일컫는 말을 즉야(卽夜), 형체는 헛 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태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을 색즉시공(色卽是空),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뜻으로 조그만 자극에도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태를 이르는 말을 일촉즉발(一觸卽發), 우주 만물은 다 실체가 없는 공허한 것이지만 인연의 상관 관계에 의해 그대로 제각기 별개의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반야심경을 이르는 말을 공즉시색(空卽是色), 사물의 관계가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음 또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 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이를 이르는 말을 부즉불리(不卽不離), 사람을 만나는 족족 이야기하여 세상에 널리 퍼뜨림을 이르는 말을 봉인즉설(逢人卽說), 그 경우에 적합한 재치를 그 자리에서 부림 곧 임기응변 또는 그 자리의 분위기에 맞추어 즉각 재치 있는 언동을 함을 이르는 말을 당의즉묘(當意卽妙), 싸움을 오래 끌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재빨리 싸워 전국을 결정함을 이르는 말을 속전즉결(速戰卽決), 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뜻으로 깨달아서 얻는 나의 마음이 부처 마음과 같으며 따로 부처가 없다를 이르는 말을 즉심시불(卽心是佛),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아침이 아니면 곧 저녁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이르는 말을 비조즉석(非朝卽夕), 돈이나 재물이 많으면 일도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즉다사(富卽多事) 등에 쓰인다.
▶️ 全(온전할 전)은 ❶회의문자로 㒰(전)은 본자(本字)이다. 많이 모은(入) 구슬(王, 玉) 중에서 가장 빼어나고 예쁜 구슬로 온전하다, 완전하다를 뜻한다. 여기서 모은(入)은 完(완)의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같아서 모든 것을 덮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全자는 ‘온전하다’나 ‘갖추어지다’, ‘흠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全자는 入(들 입)자와 玉(옥 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入자는 무언가를 끼워 맞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들이다’라는 뜻이 있다. 全자는 이렇게 ‘들이다’라는 뜻을 가진 入자에 玉자를 결합한 것으로 옥을 매입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값비싼 옥을 사들일 때는 제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全자에서 말하는 ‘온전하다’라는 것은 ‘흠이 없다’라는 뜻이다. 全자는 옥에 흠집이 전혀 없다는 의미에서 ‘완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全(전)은 (1)한자(漢字)로 된 명사(名詞) 앞에 붙어 온 모든 전체(全體)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온전(穩全)하다 ②순전(純全)하다 ③무사(無事)하다 ④상처(傷處)가 없다, 흠이 없다 ⑤갖추다, 갖추어지다 ⑥온전(穩全)하게 하다 ⑦병이 낫다 ⑧완전히, 모두, 다 ⑨흠이 없는 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온몸 또는 전신을 전체(全體), 통틀어 모두를 전반(全般), 한 나라의 전체를 전국(全國),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전체의 모양이나 형편을 전모(全貌), 사물의 모두를 전부(全部), 전체의 인원을 전원(全員), 액수의 전부를 전액(全額), 어떤 일의 전부를 맡는 것을 전담(全擔), 위임된 어떤 일을 처리하는 일체의 권한을 전권(全權), 편안하여 탈이나 위험성이 없음을 안전(安全), 본바탕대로 고스란히 있음을 온전(穩全), 부족이나 흠이 없음을 완전(完全), 건강하고 온전함 또는 튼튼하고 착실함을 건전(健全), 보호하여 유지함을 보전(保全),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 마음과 온 힘을 다 기울임을 전심전력(全心全力), 어떤 일이나 다 알아 행하는 신불의 절대 지능을 전지전능(全知全能), 어떤 일에 모든 힘을 다 기울임을 전력투구(全力投球), 몸과 정신의 모든 것을 전신전령(全身全靈), 아주 돌보아 주지 아니함을 전불고견(全不顧見), 한 떼의 군사가 죄다 결단난다는 전군함몰(全軍陷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