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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93년생유승호♥
안녕 여시들!!
홍콩방에 글 쓰는 건 처음이라 긴장된다!!
글이 긴 이유로, 닥치고 본론 들어갈게.,헿
2011년, 내가 스물 세 살 때의 이야기야.
친오빠는 나랑 네 살 터울인데,
밥도 빨리 먹고 똥도 빨리 싸고 뭐든지 빨리 하더니
급기야 결혼까지 빨리 해서 당시 내게는 네 살 배기 조카가 있었더랬지.
아무튼, 2011년 여름에 오빠와 새언니, 네 살 먹은 조카랑 나 이렇게 넷이서
휴가를 가기로 했어. 오붓한 가족여행에 나란 여시 군식구처럼 딸려간 셈.
지금 생각해 보면 눈치가 1도 없었던가봉가...
무튼, 오빠 일 때문에 1박 2일의 짧은 일정밖에는 소화할 수 없었기에
우리는 가까운 가평으로 펜션 여행을 떠났어.
가평에 스파가 딸린 복층 펜션이었는데,
널찍하니 좋은 편이었어. 다만, 복층 계단을 오르는 나무 계단이 약간 부실한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 그도 그럴 것이, 나무 계단에 오르는 순간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심하더라고. 오죽하면 펜션주인 아저씨께
‘이거 이러다 무너지는 것 아니겠죠? 제가 보이는 것만큼 무거워서 헤헤’라는
농담아닌 농담까진 건넸으니까. 아저씨는 웃으시며 걱정 말라고 하셨지만,
자그만 네 살 배기 조카가 올라서도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나니 다소 불안감은 느꼈지.
아참, 우리가 묵은 방의 전체적인 구조를 먼저 설명해야겠다.
먼저 바깥에서 우리 방의 바깥문을 열면 스파 기계랑 바비큐를 할 수 있는
나무 테이블이 왼쪽에 나란히 놓여있고, 오른쪽으로는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중간문이 있었어. 그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왼쪽에 화장실이 있고
정면으로는 복층과 거실이 바로 보였는데, 복층에는 침대와 협탁같은 것이 놓여있고,
(하지만 1층에서는 복층 안쪽에 위치한 침대와 협탁이 보이지 않았음! )
밑에는 커다란 좌식 나무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는 거실이 있었어.
그리고 소파는 복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 밑쪽에 있었지.
아 그리고 싱크대는 거실에서 보기에 화장실 쪽 벽에 붙어 있었어.
거실과 복층의 조명 스위치는 싱크대 옆에 있었고.
이게 대략적인 구조야. 설명고자라 잘 이해가 될는지 모르겠다..고멘..
아무튼, 우리는 도착해서 스파에 물을 받아 조카 물놀이도 시켜주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시간을 때웠어. 그런데 눈을 잠깐 떼기만 하면 조카가
복층으로 올라가려고 계단을 오르는 통에 꼬맹이 잡아 놓느라 몇 번 애를 먹었어.
계단 손잡이 기둥 사이사이가 넓어서 혹 떨어질까 염려해서 못 올라가게 한 건데,
이 꼬맹이는 못하게 하니까 더 호기심이 동했는지 눈치 살살 보며 몰래 오르려 하더라구.
다행히 삐그덕 소리가 크게 나니까 몇 계단 오르기도 전에 붙잡히긴 했지만.
그런 헤프닝을 겪고, 마침내 저녁 시간이 되어서 식사 준비를 했지.
주인아저씨께 부탁한 바비큐 숯불이 도착하고 드디어 술과 고기의 향연이 시작되었어.
조카가 아직 잠들지 않은 관계로 바비큐 파티 때는 와인만 마시고
대충 정리 후 조카를 재워서 복층의 침대 위에 눕히고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서
2차를 시작했지. 새언니는 둘째가 뱃속에 있었던 관계로 오빠랑 둘이서 소주에 복분자주에
맥주까지 자정이 되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폭음을 즐겼어.
오빠랑 나는 서로 술에 대한 묘한 경쟁심(?)이 있었던 관계로 미친 듯이 퍼부은 것 같아.
하지만 자정이 지나니 서로 지쳐서는 넉다운되었고,
언니와 오빠는 복층 침대로, 나는 거실에 있는 소파로 가 몸을 뉘였어.
잠은 바로 들었지만, 과음의 여파가 금새 나를 덮쳤지. 갈증이 심하게 느껴져서
싱크대 옆 냉장고로 비몽사몽 걸어가서 음료수를 원샷 때리고,
누웠다가 또 목이 말라 생수를 원샷 때렸더니 배가 불러서 구토까지 해대었어.
구토를 한 번 하니 속은 나아졌는데 또 목이 말라왔어.
소파에 누워서 ‘물을 마실까, 아 마시러 가기 귀찮다, 그냥 잘까, 근데 목말라’라며
내적 갈등을 겪고 있던 중, 갑자기 소리가 들렸어.
“삐그덕...삐그덕.....삐그덕.....삐그덕....”
나무 계단 소리였지. 4~5번 정도의 삐그덕 소리가 들려왔어.
내가 새벽에 냉장고며 화장실이며 왔다갔다 하는 통에 오빠나 새언니가 깼나 보구나...!
싶어서 미안한 생각이 들길래 그냥 자는 척(?) 아무 소리도 안 내고 가만히 누워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이, 그렇게 삐그덕 소리가 들린 뒤로 몇십초가 지나도록
아무 소리가 안 들리는 거야. 상식적으로 계단을 몇 계단 내려온 거면 계속 내려와서
볼일을 보든가, 아니면 다시 올라가든가 해야하는데...
그렇게 몇 계단 내려온 상태에서 아무 소리가 안 들리는 게 이상하더라고.
난 그 때 소파 끄트머리 팔걸이에 머리를 베고 팔짱을 낀 상태로 옆으로 누워 있었는데,
그런 묘한 적막감 속에서 불현듯 무서운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
'저 위에 계단을 내려온 사람이 누구든, 그 위치가 지금 누워 있는 머리 위에 있구나.'
계단을 머릿 속에 그려보니 위치가 딱 그쯤이더라고.
그 생각이 머리에 스치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오감이 예민해졌어.
아무 미동도 소리도 없는 그 조용한 와중에, 에어컨을 틀어 놓아 서늘한 공기임에도
머리며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어. 몇 분 동안을 그렇게, 내 머리 위 계단에 있는
존재가 뭔지를 상상해 대며 공포에 짓눌려 숨죽이고 있었지.
그런데, 분명 눈을 감고 있는데도 뭔가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시선같은 게 느껴지는 거야.
땀은 비오듯 흐르고 공포감에 몸이 떨려왔어.
그 때 그 기분을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정말 엄청난 공포였어.
‘뭔가 있다... 뭔가 있어’ 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면서 바들바들 떠는데,
계속 그러고 있다가는 공포감에 돌아버리겠더라고...
공포감이 극에 달하니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
“오빠!! 오빠!!! 언니!!!” 하면서 마구 소리를 질렀는데, 그 때 언니 목소리가 들려왔어.
잠에서 막 깨서인지 엄청 잠긴 목소리로 “...응, 왜?” 하더라고.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부리나케 일어나서 싱크대 옆으로 달려가 거실 불을 켰어.
복층은 불을 켜지 않았지만 거실 불 때문에 계단까지는 환히 보였는데 계단엔 아무도 없더라고.
불을 켜니까 조금 안심이 돼서, “죄송해요, 저 때문에 깼죠? 오빠도 깼어요?”라고 물으니까
언니가 잠긴 목소리로 “...니 오빠 자.”라고 대답하더라.
나 때문에 깨서 조금 퉁명스럽구나 싶은 마음에 또 미안해져서
“죄송해요, 마저 주무세요.”하고 쇼파에 와 앉았어.
그런데 무서운 마음이 영 가시질 않아서 잠은 못자겠더라고.
휴대폰을 확인하니 새벽 다섯 시가 다 된 시간이더라.
그렇게 난 계속 잠을 못 이루고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다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어,
해가 뜨고 나서 간밤에 치우지 않은 술상을 대충 정리하고 남은 고기로 찌개도 끓이는 등
아침 식사 준비를 했어. 그리고 아침부터 부산을 떤 나 때문에 오빠와 새언니도 잠에서 일찍 깨어
뜻하지 않게 이른 아침 식사를 했지. 다들 일어나고 해도 밝아져서 간밤의 공포가 조금 식었던 터라
새벽에 그 난리를 친 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언니한테 겸연쩍게 말을 걸었어.
“새벽에 깨워서 죄송해요, 자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했더니,
언니가 “응? 나 깨웠었어?”라며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을 짓더라고.
응? 뭐지? 언니가 잠결이라 생각이 안 나나? 싶어서
“제가 오빠랑 언니 소리쳐 깨워서 언니가 대답했잖아요.”라며 간밤의 대화에 대해
설명했는데... “아니, 나 진짜 안 깼었는데. 아침에 너가 밥하는 소리에 깬 거야.”라는 대답...
그 순간 새벽의 그 때처럼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라...
다시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고 이야기 해 봐도 언니는 모르겠다고, 그런 기억 없다고만...
언니는 술을 하나도 마시지 않았으니까 기억 못할 리가 없는데...
그럼 그 때 대답한 건 누구지??라며 패닉에 빠져 다시 공포감이 엄습해 오더라고...
오빠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내가 술김에 잘못 들은것이거나 꿈 꾼 것일 수도 있다라고 했지만
나는 진짜 확실하게 들었거든. 그 삐그덕 거리는 소리랑 언니가 대답한 거.
그토록 무서웠던 적은 난생 처음이라 그 순간의 일분일초가 선명한데,
아무도, 나중에 이야기 해준 내 친구들조차 내 착각이라며 믿어주질 않더라고.
그런데 난 정말 모든걸 걸고 확신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거.
그 때 그 나무 계단을 내려온 건 누구였을까. 그 때 대답한 건 누구였을까.
아직도 궁금한 한편 너무너무 무서워. 비록 귀신이나 어떤 형체를 눈으로 목격한 건 아니지만
몇 년이 지나도 그 때 생각한 하면 소름 돋고는 해.
어떻게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그 때 대답했던 새언니 말투가 다시 생각해 보니 너무 언니답지 않았어.
언니는 좀 사근사근한 말투인데, 아무리 잠결에 목소리가 잠기고 자다 깨서 기분이 언짢았다
해도 ‘니 오빠’라는 말투는 정말 한 번도 쓴 적이 없거든.
비록 내 주위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아 답답하긴 하지만 ...
이건 정말 내가 겪은, 절대 착각이 아니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건이야.
원래 난 귀신이나 사후세계같은 거 일절 안 믿는 사람이었는데,
이 날을 기점으로 그런 것들에 대해 의심해 보게 되었어.
진짜 마무리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ㅠㅠㅠ
홍콩방 맨날 눈팅만 하면서 내 얘기 쓸까말까 하다가 용기내서 써봄...!
문제 있으면 둥글게둥글게 알려줘요 여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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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들이 펜션 정보에 대해 문의를 많이 줬넹 ㅠㅠ
괜히 나 때문에 즐겁게 휴가갈 여시들 걱정만 하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하다ㅠㅠㅠㅠㅠㅠㅠ
그냥 무서웠던 경험 얘기하려던거였는데 생각이 짧았나봐ㅜㅜㅜ
일단 펜션 이름은 몇 년이나 지난거기땜에 기억이 잘 안나구ㅠㅠ(예약도 오빠가 해서ㅜㅜ)
지리적으로 기억나는 건 펜션들이 마을처럼 오밀조밀 모여있었다는거?정도...!
자그만 돌다리? 얕고 좁은 개천 같은 거 하나 건너서 언덕배기 산길에 마을처럼 온통 펜션이었어!
외관이 막 세련된 건 아니고 그냥 목조식이었던 걸로 기억해..!펜션 앞에 공용수영장도 있었구..
방들은 독채식이었...모든 방이 독채인지 또는 복층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묵은 방은 독채식이었어!
가평 펜션 찾아서 일일이 외관이랑 객실 확인해 보면 펜션 이름 알 수도 있겠지만
이름을 밝히면 문제 생길 것 같아서 이렇게까지만 표기할겡 ㅠㅠㅠㅠㅠ미안 여시들 ㅠㅠㅠ
다만 펜션갈 예정인데 나처럼 완전 쫄보라 불안하다 싶은 여시들은
비댓으로 펜션이름 알려주면 긴지 아닌지만 대답할겡...!
다시 한 번 여시들을 불안에 떨게 한 점 사과할겡 ㅠㅠㅠ미안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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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보전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헌.......쩔어...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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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오늘은 불 켜놓고 자야겠다ㅜㅜ완전 소름...ㅜㅜ
헐개무서워....!!!
대박 무서워 !! 낮에 읽어서 다행bbb
헐 소름 ㅠㅠㅠㅠㅠㅠㅠ
존나무사우ㅏ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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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류ㅠㅠㅠㅠㅠ진ㄴ짜 무서워 ㅠㅠㅠㅠ뭐야 진짜 소름돋을듯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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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 ! 글내용 추가했어! 글고 애견펜션은 아니었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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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도 그냥 언니가 잠결이라 기억못하는 거라 믿고 버팀 ㅠㅠㅋㅋㅋㅋ
여시야 진짜 무서웠겠다 ㅠㅠㅠㅜㅜㅜㅠ 나도 지금 가평에서 복층에 스파펜션 찾고있었는데 자음이라도 알려주면 안될까 나 너무무섭다ㅠㅠㅜㅜㅠㅠ
쪽지보냈어 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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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하다 나왔는데 여시야 이거 전에도 썻엇지? 작년엔가봤던거같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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