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잡지도 있고 영문 서적도 많다.
상태가 좋은 초판본이나 도록도 꽤 보인다.
본격적으로 희귀한 책은 입구에 따로 보관되어 있다.
거기만 구경해도 재밌다.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것 같지만 책 분류가 굉장히 체계적이다.
잠깐만 둘러봐도 금방 파악이 된다.
뒤적뒤적하는 기분을 즐기다가 책을 몇 권 골랐다.
다섯 권 합쳐 만 원도 되지 않았다. 노크하길 잘했다.
🗺 강원 춘천시 충혼길5번길 6 1층
🕐 10:00 – 18:00
📞 0507-1336-2325
[6]
춘천 세종호텔
이것은 레트로를 겨냥한 빈티지함이 아니다.
1962년에 오픈한 리얼 올드 호텔이다.
그래서 재밌다.
당시 최첨단이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
고풍스러운 엘리베이터나 잔디밭의 인공폭포 같은 게 그렇다.
대통령이 묵었던 객실은 방 앞에 사진도 붙여 놨다.
‘개나리실’, ‘금잔디실’이라 쓰인 연회장이나
‘후론트 데스크’ 같은 이름도 귀엽다.
전화기를 들어 물어보고 싶어진다.
“거기 후론트죠?” 오래되어 묵직한 가구와
노란 조명 사이를 걷다가 노래도 해 본다. 후론트라라, 후론트라라.
호텔은 고도가 높은 데 있다. 춘천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에겐 고립을 뜻한다.
양껏 먹고 마신 다음에 쉴 때만 올라와야 한다.
주변에 편의점도 없다.
호텔 뒤로는 봉의산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다녀오려 했는데,
당연하게도 늦게 일어났다. 가격은 2인 기준 5만원 선이며,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할인을 받았다.
조식은 별도다.
전체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편의만 제공한다.
클래식하고 깔끔하다.
Chunchonsejong.co.kr
🗺 강원도 춘천시 봉의산길 31
📞 033-252-1191
[7]
춘천사랑 닭갈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춘천행 기차를 찍어 올렸더니
영국인 친구가 맛집을 추천해줬다.
그래서 거기로 갔다.
그의 한국 이름이 막국수인 것도 있지만(영어 이름은 Marcus다),
춘천엔 닭갈비 집이 너무 많기도 했다.
숯불과 철판 두 버전 모두가 있다고 했는데 가서 보니 철판만 있다.
메뉴를 줄였다고 한다.
사장님은 앞으로도 철판만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게 더 맛있기 때문이란다.
철판이라야 사리도 마음껏 추가할 수 있고
남은 양념에 밥도 볶아 먹을 게 아니냐고. 그렇다.
오히려 좋다.
음식은 미리 익혀 나온다. 테이블에서 마저 익히는데,
여기서 사장님이 타이밍을 툭,
무심하게 알려준다. “지금 먹어요.”
이 집은 기름을 쓰지 않고
비트, 양배추, 마늘즙에 꿀을 더해 닭갈비를 볶는다.
채소에서 나온 물이 고기에 적당히 배어든 때를 알려주는 거다.
고구마, 떡, 양배추 같은 부재료 보다
고기 비율이 유난히 높다.
닭갈비는 먹고 나면 매운 양념에 속이 쓰린 메뉴였는데,
여기선 괜찮았다.
후식으로 막국수를 먹으려면,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주문해야 한다.
주문과 동시에 반죽해서 면을 뽑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춘천사랑의 닭갈비는 밀키트로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바닥을 긁어가며 먹으라고 주걱까지 배달온다.
63년생 유원진 사장님은 인스타그램을
마치 카카오 스토리처럼 운영한다.
매일 운동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재료를
손질하는 정직한 일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wonjinyu63(https://bit.ly/2Wpg0lU)
강원도 춘천시 낙원길 47-1 춘천사랑닭갈비
🕐 11:00 – 21:00
📞 033-256-9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