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야?
사탕이야?
미국 피엔지(P&G)의 자회사인 타이드가 제조.판매하는 '파즈(Pods.작은 쌈지)'라는
일회용 세제를 보면 절로 생기는 궁금증이다.
앞뒤다 납작한 빨간색 구형 용기에 날개로 포장되어 담긴 세제는 흰색 바탕에 주황색과
파란색 곡옥(曲玉)이 마주 보는 형태라 사탕 같다.
파즈는 세탁기에 빨래와 함께 넣는 비누.표백제.섬유유연제 등을
물에 잘 녹는 캡슐 속에 담는 난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빨래할 때마다 세탁기 속에 여러 종류의 세제들을 분량대로 챙겨 넣어야 하는 불편을 없앤
이 제품은 2012년 출시되자마자 타이드 세제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런데 파즈로 인해 예기치 못했던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출시 직후에는 어린아니들이 파즈를 먹는 사탕으로 오인하여 먹는 사고가 수천 건이나 발생했다.
타이드는 파즈를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자는 켐페인과 함께 용기의 뚜껑을 쉽게 열기
어려운 구조로 다시 디자인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며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부터 10대 청소년들이 파즈를 입에 물고 터뜨리는 모습을 유튜바너 SNS에 올리는
'타이드 팟 도전(Tide Pod Challenge)'이라 는 신종 놀이가 번졌다.
'미국독극물통제센터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2주 동안 아이들이 39건이나 발생했다.
유튜브에는 관련 영상이 넘쳐나고, 조회 수 180만 뷰를 기록한 것도 있다.
세제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입속에서 터뜨린 뒤 재빨리 뱉어내야 하지만
그대로 삼켜버려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타이드는 파즈가 '오직 세탁용'이라는 켐페인을 전개하며 비뚤어진 '영웅 심리'를 잡으려 노력하지만,
세제를 사탕처럼 디자인한 업보를 지우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