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하차 통보' SBS 주영진 앵커 교체, 뒷말 무성
['대통령실 의식한 결정' 의혹]
대통령 '비속어 발언' 불거진 당시
주 앵커, 방송서 비판적 의견 개진
[SBS노조, 보도편성위서 입장 물어]
보도본부장 "터무니 없는 이야기…
모든 앵커에 개편 전날 하차 통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사진>’ 진행자 교체를 두고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나온다. 다음달 3일부터 시행되는 SBS 뉴스 프로그램 앵커진 개편에 뉴스브리핑을 진행하는 주영진 앵커도 포함됐는데 앵커 교체 발표 전날 밤에 제작진에게 통보해 교체 배경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주 앵커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는 점 등에서 이번 앵커 교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3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조정 보도본부장, 우상욱 보도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도편성위원회에서 주영진 앵커 교체 조치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고, 진행자 교체 배경 등을 질의했다.
앞서 지난 17일 SBS는 ‘나이트라인’ 제외 모든 뉴스 프로그램 앵커진을 대폭 교체한다고 알렸다. 다만 뉴스브리핑의 경우 지난 2월1일자로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개편 한 달 반 만에 앵커 교체는 제작진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였다. 심지어 제작진, 앵커 본인에게도 사전 상의 없이 발표 전날 밤에 진행자 교체를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욱 SBS 보도제작팀장은 “예고 없이 갑자기 앵커가 교체되어서 팀은 당황스러운 입장”이라며 “앵커진 개편 발표 전날 밤에 소식을 전달 받았고 앵커 전면 교체에 뉴스브리핑도 포함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저희 프로그램은 성격이 다르니 재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그렇게 결정이 됐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앵커 교체가 주영진 앵커를 불편해하는 대통령실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MBC에 대한 대통령실과 여당의 집중공세를 두고 주영진 앵커는 당시 뉴스브리핑에서 “왜 국민의힘에서 MBC만 비판하고 맹공을 가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SBS본부도 23일 보도편성위원회에서 당시 주 앵커의 발언이 이번 교체 건과 연관이 있는지 보도본부 측의 입장을 묻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조정 보도본부장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주영진 앵커가 프로그램을 만 7년 동안 맡았는데 이번에 교체하는 앵커 중 제일 오래 일했다. 변화를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차원으로 조치한 것”이라며 “연초부터 내부에서 앵커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앵커 교체에 대한 예고는 돼 있던 상황이었다. 하차 통보도 개편 발표 전날 오후 주 앵커뿐만 아니라 모든 앵커한테 똑같은 시점에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