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hotmail
시간의 돛단배(Feat.있다) - 화나 (Fana)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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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앞의 구멍가게를 지나 집으로 걸어갈 때
, 어떤 사내가 슬쩍 내게 말을 걸어왔네.
그는 적지 않게 놀란 내 모습을 보면서 환해진 표정으로 기뻐하네.
"김경환! 설마 했는데 너 맞네?
정말 세상 좁다 얘. 몸은 건강해? 옛날하고 똑같애!"
아 기억나네. 열 살 때 전학 때문에 떠난 내 꺼벙한 옛 친구.
무척 조용한 내 성격관 정반대로
유별나게 촐싹대던 녀석한테 묘하게도 공감대를 느껴,
난생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주었던 그 녀석.
내가 똥싸개라고 불렀던 꼬마애.
"널 보면 꼭 거울같애."
라며 곧잘 얘기하던 녀석과 난 그 동안에 못한 얘기들을 정답게 늘어놨네.
"그럼 갈게."
"또 봐."
"그래, 이거 우리 집 전환데 꼭 연락해."
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는 것처럼, 눈이 시렸어.
어쩌면 환영을 봤던 것만 같아.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어.
그 날 새벽,
난 책상 서랍에서 뽀얗게 먼지 덮인 일기장을 꺼내 펼쳐봤네.
서로간의 소박했던 바램.
그 것을 쏟아내던 날에 관한 몇 장의 기록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
기억은 녹아내리고 소각돼.
흘러간 세월 앞에 파묻혀,
함께 있어 참된 행복과 옛 추억 조차 퇴색되어가네.
생각해 보면 낮에,
수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 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 명으로밖엔 보이지 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릿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
여긴 너무 적막해...
여긴 나 혼자 있는 방.
꽤나 오랫동안 여기 있었지.
누군가 문을 열고 이 방으로 들어와 줬으면.
(여보세요?)
"어 난데 너한테 할 말 있어.
한 때는 너가 내 코앞에 있다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했어.
한데, 니가 멀리 떠난 뒤엔 점차 내가 커감에 따라 변하게 돼버렸어.
난 너와의 어릴 적 관계 따위는,
고작해야 몇 판의 오락게임처럼 무가치하게 느껴져
무표정한 얼굴로 만났던 좀 아까도 너와 난 서먹했었잖아..."
"경환아, 걱정 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
마냥 널 탓하고 속상해하지마.
시간이 흐르면 누구도 변하는 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 그래, 어?"
넌 참 괜한 걱정만 해. 대체 뭘 바래?
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
멀어져간 몇몇 관계를 솎아내는 건 무정한 게 아냐. 괜찮아..."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 않아.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 않아.
첫댓글 추억돋아 미친 ㅠㅠㅠㅠㅠㅠㅠ 화나 솔컴에서 제일좋아했다....
와........... 진짜 오랜만에 들어ㅠㅠ 추억의노래ㅠㅠㅠㅠ고마워 잊고지냈는데
중딩때 들었을땐 무슨감정인지 1도 몰랐거든
근데 20후반쯤 들어보니 완벽하게 이해가 가더라
엄청 친했던 인연이 멀어졌을때와 다시 만났을때의 반가움, 근데 이상하게도 이전같지 않은 어색함에 오는 현타가 딱 저 느낌이었음 ㅠㅠ
과거는 과거여서 아름답고 그걸 굳이 이어붙이려 하면 실망할 일이 생기는 것 같아
화나도 저거 꽤 어릴때 작사작곡 한것 같은데 그때부터 생각이 깊었나봐 멋짐
진짜 띵곡.. 어쩌다 한 번씩 생각나서 듣게 됨
와 진짜 오랜만이다 한국 힙합이 이 느낌 계속 이어갔다면 계속 좋아했을듯
내말이 소울컴퍼니 ㅜㅜ
와 진짜 오랜만이네… 이제서야 가사가 참 와닿네
와 이노래 엄청 많이 들었는데…노래재생 안했는데 머리속에서 자동재생된다
와이거 엠피쓰리 시절에 듣던노랜데 지금보니 가사가 정말 좋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