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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는 ‘이란, 종전 14개 항목’ 제안…트럼프 수용 여부 주목’(프리얀카 샨카르)에서 이란이 미국에 영구 종전을 위한 14개 항목 제안을 전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이란 핵 역량 포기를 앞세우며 협상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안전보장, 미군 철수, 동결 자산 해제, 제재 해제, 전쟁 피해 보상, 적대행위 중단, 호르무즈 해협 관리 체계 마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은 제안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도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핵심 쟁점은 핵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가 맞물리면서 협상은 군사 압박과 경제 압박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란은 추가 공격을 막을 안전보장 없이는 영구 종전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해협 통제와 핵 역량을 먼저 문제 삼고 있다.
글의 요지는 세 가지다. 첫째, 침략과 봉쇄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 전략이 협상 동력을 키우기보다 불신을 키우고 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과 유가가 전쟁의 부수 변수가 아니라 협상 판을 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셋째, 파키스탄 중재와 이란의 새 제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군사적 선택지를 거두지 않는 한, 휴전은 평화협정보다 재충돌의 완충지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 편집자
프리얀카 샨카르
2026년 5월 3일
이란이 미국에 전쟁을 영구히 끝내기 위한 14개 항목의 새 제안을 전달했다. 이번 전쟁은 미국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토요일 현지시간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과 합의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파키스탄이 중재한 이란의 기존 제안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란은 목요일 밤 파키스탄에 새 제안을 전달했다. 파키스탄은 앞서 양측이 4월 8일 휴전에 합의하도록 중재한 바 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번 14개 항목이 미국의 9개 항목 평화안에 대한 답변이라고 보도했다.
휴전이 시작된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워싱턴과 테헤란은 아직 평화협정에 이르지 못했다. 이란은 영구 종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 수출 물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요충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역량도 '넘을 수 없는 선'으로 규정했다.
이란은 해협 봉쇄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한다. 휴전 합의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하면서 긴장은 더 높아졌다. 휴전 뒤에도 양측은 상대 선박을 공격하거나 나포·요격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사실상 해상전이 계속되는 셈이다.
이란의 ‘14개 항목’은 무엇인가
이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의 새 제안은 미국이 지지한 9개 항목 평화안에 대한 답변이다. 미국 측 제안은 2개월 휴전을 핵심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이번 제안에서 휴전 연장이 아니라 전쟁 종결에 초점을 맞추자고 요구했다. 모든 쟁점을 30일 안에 정리하자는 구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새 제안에는 다음 요구가 담겼다.
• 향후 공격 방지를 위한 안전보장
• 이란 주변 지역의 미군 철수
•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동결 이란 자산 해제
• 제재 해제
• 전쟁 피해 보상
• 레바논을 포함한 전면적 적대행위 중단
•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위한 새 체계 마련
이란은 지난해 6월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며, 추가 공격을 막을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또 이스라엘이 과거 이란 핵 과학자를 표적으로 삼고 핵 시설을 훼손하려 했다고 지적해 왔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서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선으로 못 박았다. 이란은 장기간 제재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어떤 합의든 제재 해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협 통항 문제와 전쟁 배상 요구도 협상의 난제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제안 전달 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이 “이제 공은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 외교의 길을 택할지, 대결을 이어갈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타르 소재 조지타운대의 폴 머스그레이브 교수는 이란이 제안을 “다소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도 내용이 맞다면, 이란이 ‘해협에서 이란 선박을 막는 미국의 원거리 봉쇄를 먼저 중단하라’는 선결조건을 내려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핵심은 여전히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해서도 통제 체계를 요구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머스그레이브는 특히 우라늄 농축과 고농축 우라늄 이전 문제에서 미·이란의 간극이 크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역량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수판센터의 케네스 캐츠먼 선임연구원은 핵 쟁점 자체보다 불신이 더 큰 장애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핵 문제의 차이는 여전히 크지만 좁힐 여지는 있다. 진짜 문제는 이란이 트럼프와 미국을 믿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이란은 봉쇄가 풀리기 전에는 본격 협상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미국의 추가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도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를 깨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결국 핵심은 해협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 모두 답답해하지만, 당장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이 “말썽을 부리면” 미국이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합의의 개념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휴전으로 전면 충돌은 멈췄지만, 재충돌 가능성은 열어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나쁜 일을 하면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란은 수개월간의 전쟁과 해상 봉쇄로 “초토화돼 합의를 절실히 원한다”고 했다.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는 알자지라에 “이란 항만 봉쇄가 초래한 경제적 비용이 백악관 예상보다 커졌고, 미국의 전략적 손실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47년 동안 각종 경제 압박과 제재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이란을 무너뜨리거나 항복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지난 47년 동안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대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고 썼다. 이란의 제안이 받아들일 만한 내용일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머스그레이브는 트럼프가 제안을 “읽지도, 제대로 보고받지도 않은 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선 평화 제안들
이번 14개 항목은 4월 8일 발효된 불안한 휴전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휴전 직전인 4월 7일, 이란은 10개 항목 평화안을 제시했다. 이 안에는 역내 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절차, 제재 해제, 재건 등이 포함됐다고 이란 국영 IRNA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10개 항목을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의 10개 항목은 파키스탄 중재를 전제로 미국이 3월 25일 제시한 15개 항목 계획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계획에는 한 달 휴전과 전쟁 종결 조건 협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채널12는 미국안에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해체, 핵무기 미개발의 영구 약속, 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국제원자력기구 이전, 유엔 감시 강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대이란 제재 종료와 ‘제재 자동 복원’ 장치 폐지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 안을 거부했다. 이란은 “일시 휴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재정비 시간을 주고 추가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10개 항목을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상황
휴전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토요일 “이전 조약을 지키지 않은 미국”을 거론하며 재충돌에 대비한 ‘완전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 정보조직은 일요일 엑스에 “트럼프는 ‘불가능한 군사 작전’과 ‘나쁜 합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미국의 선택지는 좁아졌다”고 썼다.
교착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따르는 기술적 난관으로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란의 기뢰가 남아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란은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뒤 해협을 닫았고,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은 크게 흔들렸다.
미국은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4월 13일 이란 전 항만 봉쇄를 부과했다. 알자지라는 금요일 오전 8시 8분(GMT, 그리니치표준시) 기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1.29달러였으며, 전쟁 전에는 65달러 안팎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해군의 봉쇄를 “아주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플로리다 행사에서 “우리가 화물과 석유를 가져왔다. 매우 수익성 좋은 사업이다. 우리는 해적 같지만 장난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를 “해적 행위의 자인”이라고 비판했다.
파르시는 “봉쇄는 트럼프에게 역풍이 됐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은 봉쇄와 별개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오히려 봉쇄가 외교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봉쇄에 나서기 전에는 휴전을 성사시키며 외교적 이점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휴전으로 전쟁과 유가 상승이라는 부담이 줄었고, 시간을 미국 편으로 만들었다면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란은 핵심 요구인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봉쇄로 시장에서 더 많은 석유가 빠져나갔고, “휴전 기간 유가가 전쟁 중보다 더 높아졌다. 봉쇄가 트럼프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신호”라고 파르시는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해협의 유가 위기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해상 자유 구축’이라는 해군 연합 구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합은 회원국 간 정보 공유, 외교 공조, 제재 집행을 통해 해협 통항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원문 출처:
https://www.aljazeera.com/news/2026/5/3/whats-irans-14-point-proposal-to-end-the-war-and-will-trump-accep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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