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컴퍼니
북적거리는 버스 안. 시계는 어느덧 8시 37분을 가르키고 있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꽉 찬 버스는 쾌쾌한 매연을내며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불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
다들 이러한 아침이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지만 회사를 가야하는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기에 묵묵무답으로 '내일 아침에는 좀더 빨리나와야지.' 하는 생각 뿐이다.
만원 버스가 출발한지 십분도 체안되어 갑자기 차가 미친듯이 브레이크를 내며 급 정거를 하였다.
굉장한 마찰음과 함께 모두 앞으로 쏠려버린 사람들은 원치않게 불쾌한 아침을 두배로 더 불쾌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회사에 입사한지 일년째 되어가는 유리는 살면서 처음으로 갑자기 급정거를 한 기사 아저씨를 욕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급정거를 하면서 자신의 손에 있던 사원증을 앞으로 쏟아버린것. 그녀가 사원증을 찾지 못한다면 그녀의 회사생활도 이제 끝이다. 바로 불같은 부장이 사원증을 잃어버린 직원을 반기진 않을테니 말이다.
"후..."
유리는 그저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들어간 회사인데 겨우 사원증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회사생활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인가?
사방이 사람들로 뒤덮인 공간에서 사원증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사원증은 아마 바닥에 깔려있을게 뻔한데, 사방이 사람으로 꽉찬 공간에서 사원증을 찾는다는 것은 그녀를 더욱더 좌절하게 만들었다.
회사를 지각하더라도 사원증을 찾는것도, 사원증없이 회사로 뛰어가는 것또한 밉보일게 뻔하다.
이것은 전부 자신을 미워하는 차부장과 요즘 자꾸만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정과장 때문이랴.
"차부장,유과장 개자식!"
유리는 아무도 듣지못할만큼 작은 목소리로 읆조렸다.
분명 다른 직원들이 사원증을 잃어버렸다면 아마 사원증을 새로 발급받겠지만 유리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에게는 늘 항상 시시건건 유리를 마음에 안들어 꼬투리를 잡는 두 잡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부장같은 경우 워낙 깐깐하고 도도한 사람이라 유리도 딱히 화낼만한 일은 없었지만, 유과장은 조금 달랐다.
그는 그녀와 비슷한 또래지만 학벌과 외모, 집안과 성적까지 완벽한 엘리트라는 차이점이 있었고, 그는 30살이라는 꽤 어린 나이에 과장이라는 직급까지 올랐으며 회사에서 그만의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유리는 회사다닌지 일년밖에안된 27살, 겨우 일반 직원이었고 어느날 이유모를 이유로 유과장에게 완벽히 찍혀버려 신입사원때부터 쭉 늘 항상 구박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늘 자신을 해고시킬려는 유과장이라는 위험한 시한폭탄을 두고있었다.
분명 사원증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리면 유리는 회사에서 짤릴게 뻔했다.
그녀는 무슨일이 있어도 사원증을 찾고 회사에 가야만 한다.
망할 차부장과 유부장. 내가 이놈의 회사를 때려치든가해야지라는 생각에 앞서, 그녀는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버스에 있는 사람들에게 털어놓고야 말았다.
"유과장 개자식! 얼굴은 족제비처럼 생긴게 말이많아!"
그리고 순간, 유리는 방금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했음을 깨닫는다. 사람들의 이해한다는 눈초리..그리고 동정. 그녀에게 지금 이순간은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싶은 창피한 상황이기만 하다.
빨리 사원증을 찾아야하는데... 안그러면 또 차부장, 유과장이 그럴바엔 차라리 회사를 관두라며 엄청나게 날뛸게 뻔한데..창피함에 이상황을 빠져나가야하겠으나, 이곳에서 사원증을 찾지않는다면 그녀의 회사인생도 이걸로 끝이다.
그렇게 그녀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현실세계로 돌아온순간, 그때서야 유리는 누군가가 자신을 툭툭 쳤음을 느꼈다.
"누구..ㅅ"
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를 툭툭친 이는 한손에는 그녀가 그토록 찾던 사원증을 들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오랜..만이야."
이런.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 언젠가는 마주칠수있을거라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곳에서 그를 다시 재회하기는 싫었는데.. 이왕이면 조금 더 근사하고 우아하게 만나길 바랬다.
그것은 그녀의 작은 소원이자 소망이었다. 나는 지금 충분히 잘살고 싶다는 것을 그의 두눈으로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10년전 그때 왜그랬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나는 지금 너없이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언젠가 연락이 된다면, 유리가 그의 앞에서 충분히 당당할때 그가 자신을 놓친걸 후회하게 될때 그때 그를 만나고 싶었다. 물론 지금 버스안에서,그것도 그의 앞에서 당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안녕, 내 첫사랑 정유찬.나도 오랜만이야.'
속으로 그에게 말하던 유리는 슬픈 얼굴로 미소는 짓지 못한체.. 말한다.
잘지냈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더 잘생겨진것같다고. 실제로 그는 10년전 그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얀 티한장을 입었을뿐인데 굉장히 캐쥬얼하게 보이고 검은 바지를 입었을뿐인데도 180cm인 거구의 유찬은 그 기럭지가 바지를 충분히 소화해냈다.
곱슬머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머리는 아닌 반곱슬상태의 어두운 갈색 머릿결. 눈빛은 마치 한번만 보면 빨려들어갈것만같은 묘한 힘을 가진 유찬. 그때보다 훨씬더 남자다워졌다.
'역시 넌 안 변했구나.그런데..난 왜변했을까. 왜 이렇게 변한걸까.'
또다시 유리가 그를 보며 생각을 하고있는 찰나, 유찬은 유리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또 딴생각하고 있었지??"
"어,어떻게 알았어..?"
"넌 늘 그러잖아. 어떤 생각이나 고민이 생기면 다른 사람의 말은 못들을만큼 그것에 빠져버리잖아. 여전하구나, 너."
아니, 여전하지 않아. 난 너가 없어지고 많이 변했어. 너가 그것을 아직 잘 모를뿐이지..너야말로 예전과 바뀐게 없는 것같다.
바뀐것 딱 하나라곤..그때보다 더욱 더 잘생겨졌다는 것.
"..하하 그런가?아 나 사원증좀!"
"아,맞다. 여기,사원증. 근데 나..문자 한통만 빌려주면 안될까?내가 핸드폰을 잘 안들고다니는 건 너도 알잖아."
역시 넌 그때와 똑같아. 너가 연락을 잘 안받는 것 때문에 너하고 나, 꽤 많이 싸웠었지.
유리는 규찬에게 정말 고마워하며 사원증을 받아들었고, 답례로 그에게 문자 한통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곧 버스가 유리의 회사앞 정류장으로 다다르고, 유리는 규찬에게 핸드폰을 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를 언젠가 또 이렇게 마주할수있을까...언젠가 마주한다면 그때는 내가 진심으로 웃으며 너를 맞이할수있을까.
아니,글쎄. 내가 너보다 높은 자리에 있어도 다시 만나면 너앞에서 당당할 수있을까? 유리는 쓴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아니. 그럴수 없을것같아.'
핸드폰을 받아든 유리는 정말 활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언젠가..다시 보기를."
하지만 규찬은 유리를 보고 씽긋 웃으며 유리가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였다.
"다음에 또보자."
규찬이 문자를 보낸다는 핑계는 사실 자신의 번호였다.
그만큼 규찬은 다시만난 유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움이라고 할까,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다고 해야할까.
아직까지 그는 그저 옛사람을 만난 것에 대한 그리움과 반가움이라고 믿고있었다.
아니,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그는 그때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었으므로.
*
한편, 회사보다 한정거장에서 먼저 버스에서 내린 유과장은 곰곰히 생각했다. "개자식..하..족제비처럼 생긴 개자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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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쪽은 [로컴]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기대부탁드려요ㅎㅎ
담편 완전 기대되요 ㅋㅋㅋ 유과장이 듣고 말았군요 ㅋㅋㅋ
하하..앞으로 유리의 회사생활은 더욱더힘들테죠ㅋㅋㅋ!저도 글을쓰면서 유리가 불쌍하다고생각했어요ㅜㅜ
ㅋㅋ 유과장 다들었군요 ㅋㅋ 후안이 덮칠듯 ㅋㅋ
..그렇죠ㅋㅋㅋㅋ유과장 성격이 보통이아니라 다음화에 아마 큰 일이 있을것같네요!!
로컴..흥미진진해요~
업뎃신청감사합니당~~~~앞으로도많은 기대부탁드려요!!
로컴 어째 족제비 유과장이 들었어요...ㅋㅋ
업뎃신청감사합니당~~~~유리불쌍해서어쩌나요ㅜㅜ
하하하
헤헤헿...
흥미진진하네요.. 유과장이들었는데 유리의 회사생활이 더 고달퍼지겠죠...
감사합니당~~~~~정답을맞추셨어용빙고!!
재밌어요! !
감사합니당!!!앞으로도많은기대부탁드려욯ㅎ
앞으로 재밌어질듯...잘보고가요^^
넹..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앞으로도많은기대부탁드려용~~
재밌어요 ㅎ~
감사합니다ㅎ앞으로더욱더노력하겠습니다~~
재밌어요~^^앞으로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2편나왔어요한번들려주세요^^
네~
재미있어요 ^^ 로컴이요~
재밌어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