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참고들 하시라고..중간에 우리가 아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럴 의도는 없었겠지만, 상당히 부정적으로 그려져 있군요...-_-;;
[표지이야기] 청담동 출입증 ‘멤버십 카드’
입소문으로 회원 모으는 클럽문화 성황… 생음악에 맞춰 춤추고 퓨전음식 즐겨
사진/ 지난 4월20일 ㅈ클럽에서 열린 탱고 파티. 멤버십 클럽인 이곳에서는 춤을 주제로 요일별로 다양한 춤파티가 열린다.(박승화 기자)
청담동에서만 존재하는 문화 가운데 하나가 ‘멤버십 클럽’이다. 사실 청담동의 모든 업소들은 그 자체로서 이미 멤버십 클럽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청담동이란 지역 자체가 드나드는 사람들만 드나드는 터라,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의 ‘진짜’ 멤버십 클럽들도 따로 존재하고 있다. 탱고 클럽인 ㅈ클럽도 청담동에서만 있을 수 있는 풍속도인 멤버십 클럽 가운데 하나다.
ㅈ클럽은 청담동 다른 업소들처럼 일체의 선전이나 광고없이 입소문으로만 회원을 모으는 멤버십 클럽이다. 업소 주인의 개인적 친분으로 이어진 인맥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유지되고 있다. 주인 김씨가 홀에 나타나는 날에는 테이블마다 김씨에게 인사를 건넬 만큼 이 클럽은 개인적 공간에 가깝다. 평소 탱고와 살사, 룸바 등의 라틴춤에 관심이 많았던 주인 김아무개(50)씨가 자신처럼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지난 3월 초 문을 열었다.
회원가입비 100만원 받고 이용료 할인
현재 이 클럽에는 모두 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회원들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이 대부분이고 언론사 간부와 기자도 포함돼 있다. 회원가입비는 100만원인데 회원들에게는 주류의 경우 30%, 음식은 20%를 할인해준다.
이곳의 특징은 이름처럼 ‘탱고 바’라는 데 있다. 실내는 평범한 양식당처럼 꾸며져 있지만 중간에 공간을 비워놓아 언제든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다. 반주 음악도 3인조 연주자들이 늘 생음악으로 제공한다. 세명 모두 대학에 출강하고 있거나 출강경험이 있는 정통 클래식 연주자들이다. 바에서 칵테일과 포도주를 담당하는 바텐더 2명은 모두 러시아인으로 소믈리에(포도주 감별사) 자격증을 딴 정통파들이다. 청담동 추세에 맞춰 포도주는 100만원 이상의 특상품부터 7만원대의 ‘보통’ 포도주까지 30여종을 구비하고 있다. 음식값은 2인 기준 풀코스에 식전 샴페인과 식후 칵테일을 곁들일 경우 20만원선이고, 4명이 발렌타인 등의 양주에 안주 2∼3종류를 시킬 경우 100만원 안팎이다. 안주로 나오는 캐비어(러시아산 철갑상어 알젓) 등은 모두 현지에서 수입한 것들로 제공된다.
ㅈ클럽은 요일별로 주제를 정해 이벤트를 벌인다. 금요일은 탱고, 토요일은 살사 등의 춤을 정해놓는 식이다. 회원들에게는 건물 위층에 따로 마련된 연습실에서 무료 강습도 하고 있다. 주 3회 정도는 전문 춤꾼들이 공연하고, 이 공연 스케줄이 회원들에게 매달 우송된다. 지난 4월20일 <한겨레21> 취재진이 찾은 날은 마침 외국 탱고 댄서들의 공연이 열렸다. 이날 이곳을 찾은 공연자는 몇년 전 국내에서도 개봉된 영화 <탱고>에 출연했던 아르헨티나 탱고 배우들이었다. 8시30분부터 30여분간 이들의 공연이 열렸고, 회원들은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서 탱고 파티를 벌이기 시작했다. 주인 김씨는 “다른 곳에서는 남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춤을 추기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눈치볼 필요없이 내키는 대로 춤을 추고 퓨전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회원들이 편안해 한다”고 말했다.
“룸살롱보다는 훨씬 건전한 문화”
기자와 동행한 회원 고아무개(31)씨는 “일단 회원들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내가 VIP란 느낌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고, 춤문화를 접한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 고급스러워지고 품격이 생긴다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이곳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춤을 추지 못하는 고씨는 결코 스테이지에 나가는 법 없이 그저 남들 춤추는 모습을 보고 즐길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같이 춤도 추는 그런 것을 보고 자랐으면 이게 자연스럽겠지만, 안 그런 사람들에겐 너무 이질적이에요. 나만 해도 사실 이처럼 문화적으로 즐기며 살기에는 삶이 너무 바쁘거든요. 돈문제를 떠나 이 문화에는 앞으로도 섞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가 덧붙인 한마디는 “그래도 룸살롱에서 젊은 여자를 끼고 외박나가며 쓰는 것보다는 이 클럽이 훨씬 건전하고 문화적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