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국 탄생
김성문
민족의 시원 국가인 환국 다음에 배달(倍達)이 있었다. 『환단고기』, 「삼성기전 하」에 보면, 환국 말기에 마지막 제7세 ‘지위리 환인’이 삼위산(三危山)과 태백산(太白山, 백두산)의 아래를 보며, 오가(五加 또는 五家)의 대표들에게 두 곳 모두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곳인데 누구를 보내면 좋은가를 물었다.
오가는 우가(牛加), 마가(馬加), 구가(狗加), 저가(猪加), 계가(鷄加 또는 羊加)로 ‘가’는 부족장이거나 높은 벼슬을 말한다. 그들은 모두 환웅(桓雄)이란 인물이 있다며 추천했다. 환웅은 용기 있고, 어질고, 지혜를 겸비하여 일찍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세상을 개척하려는 뜻이 있다고 했다. 지위리 환인은 환웅을 백두산이 있는 땅으로 보내 다스리게 했다. 이때 그는 무리 삼천 명을 이끌고 백두산 마루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와서 신시(神市)에 도읍을 정하고 배달(倍達)이라 했다. 배달은 '밝은 땅'이란 의미로 서기전 3897년에 탄생했다. 초대 임금을 환웅천황 또는 거발환이라고도 한다.
초대 환웅은 환국 지위리 환인으로부터 천부(天符)와 인(印)인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의 셋을 받는다. 이는 국가 통치 제도의 기본 조직인 풍백(입법관), 우사(행정관), 운사(사법관)를 말하는 관직명이다. 흔히 풍백은 바람신, 우사는 비신, 운사는 구름신을 말하나 신화 속의 주인공이 아니다. 환웅은 풍백 ‘석제라’를 시켜 새, 짐승, 벌레, 물고기의 해를 없애고, 우사 ‘왕금’을 시켜 사람이 살 집, 짐승을 길러 이용하게 했고, 운사 ‘육약비’를 시켜 남녀가 혼인하는 법을 정하게 했다. 또한 오사(五事)인 농사, 왕명, 형벌, 질병, 선악을 주관했다. 그리고 1년 동안에 360여 가지 일을 주관했다.
일반 역사서에는 배달을 없애고 단군왕검이 환웅천황으로부터 천부와 인을 받아서 세상을 통치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참역사가 가려져 있다. 천부와 인은 초대 환웅이 환국의 마지막 환인으로부터 받았다. 우리의 고대사 복원이 시급하다. 초대 환웅이 신시에 도읍을 정할 때 기이한 술법을 좋아하던 ‘반고’가 지위리 환인에게 개척의 길을 따로 나누어 가기를 청하므로 허락했다. 반고는 많은 재화와 보물을 싣고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의 신장을 거느리고 삼위산 납림(拉林)에서 임금으로 즉위했다. ‘반고가한’이라 불렀다.
배달에는 원주민인 호족과 이주해 온 웅족이 함께 살았다. 이들은 하늘(삼신三神)에 제사 올리는 신단수에 가서 참다운 백성이 되기를 원했다. 초대 환웅은 참다운 백성이 되겠다는 호족과 웅족의 소식을 듣고 가히 가르칠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매를 주며, “이것을 먹으면서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고 기도하라. 그러면 참된 인간이 되리라.” 했다. 두 족(族)은 함께 먹으면서 삼칠일(21일)을 지내더니 웅족은 능히 굶주림과 추위를 참아내고 계율을 지켜 인간의 참모습을 얻었다. 호족은 방종하고 게을러 계율을 지키지 못했다. 호족은 사해(四海) 밖으로 쫓겨나고 환족의 융성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후에 웅족 여인들이 시집갈 곳이 없어 매일 신단수 아래에 와서 주문을 외우며 아이 갖기를 빌었다. 이에 환웅이 이들을 임시로 환족으로 받아들여 남자들과 혼인하게 하여 환(桓)의 핏줄을 이은 자손으로 입적시켰다.
초대 환웅은 신령한 인물과 명철한 인재를 모아 신하로 삼았다. 그리고 웅씨족(熊氏族) 여인을 맞아들여 황후로 삼았다. 『삼국유사』에는 웅씨족을 사람이 아닌 곰으로 기록해 두었기에 곰을 사람 되게 해서 혼인한다. 환웅이 곰과 혼인해 단군왕검을 낳는 것으로 기록했다.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환웅은 혼인 예법을 정하여 짐승의 가죽을 폐백으로 삼았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게 했다. 시장을 열어 교역도 하게 했다. 모든 지역에서 공물과 세를 바치게 했다니 오늘날 세금의 시초가 되었다.
초대 환웅이 왕명을 주관하는 혁덕(赫德)에게 문자를 만들게 했다. 그 당시는 말(言)에만 의지할 뿐 문자로 기록하여 보존하는 방법이 없었다. 혁덕은 어느 날 사냥할 때 암사슴을 보고 활을 쏘려다가 놓쳤다. 찾아다니다가 모래에 발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는 기록보존하는 방법을 깨우쳐 태고의 문자가 시작되었다. 초대 환웅이 처음 백성들에게 교화를 베풀 때 천부경(天符經)을 풀어서 설명하고 삼일신고(三一神誥)를 강론하여 큰 가르침을 베풀었다. 천부경은 전문 81자로, 난해한 숫자와 교리를 담고 있어 여러 가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고대 한민족의 종교관, 우주관, 철학관을 담아낸 것으로 고도의 종교성을 띄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삼일신고는 다섯 장으로 나누어져 있어 하느님의 조화와 사람과 사물에 대한 교화의 근본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후 배달 제14세 치우 환웅은 배달의 영토를 가장 넓게 개척하고 구리와 철을 캐어 무기를 제조했다. 한편 병사를 훈련 시키고 산업을 일으켰다. 치우 환웅이 강력한 지도자로 인식할 수 있는 내용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보면, ‘천하의 제후가 모두 황제 헌원에게 와서 복종했으나, 치우가 가장 강포하여 천하에서 능히 그를 정벌하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치우 환웅은 백성들의 의견을 모아 하나로 통일하는 화백제도를 두었다. 삼국시대 신라 화백, 고구려 제가, 백제 정사암 회의의 모태라 생각한다. 씨름의 원조도 치우다. 씨름을 중국에서는 각저희(角抵戲) 또는 치우희(蚩尤戱)라 한다. 중국의 씨름은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겨룬다. 우리는 샅바를 걸고 겨룬다. 우리나라는 상으로 뿔이 달린 황소를 준다. 우두머리라는 말은 소뿔 달린 치우 환웅의 투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강(姜) 씨의 뿌리도 치우 환웅이다. 옛날에 여상(呂尙) 강태공(姜太公)은 치우 씨의 후손이다. 성이 강 씨이니, 치우가 강수(姜水)에 살면서 낳은 아들이 모두 강 씨가 되었다.
배달은 환웅이 18명으로 1,565년을 누렸다. 그 후 아홉 환족의 관경(管境)을 삼한으로 나누어 다스리는 천제의 아들이 등장한다. 바로 단군왕검이다. 나라의 쇠퇴는 리더의 능력이 부족할 때 민심의 동요로 질서가 무너져 발생한다. 이럴 때 능력 있는 강력한 리더의 출현으로 새로운 나라가 건국된다.
첫댓글 역사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배달국의 역사가 1565년이라니
긴 역사가 있는 배달국을 지금까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채>
긴 글 읽어 주시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