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기 김세익입니다...
원래 TKHL이 뭐 영화소식이나 연재 르뽀를 기획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코엑스 몰 반디앤 루니스 북카페에 들렀다 우연히 만나뵌 황보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ㅡㅡ;;; 염치불구하고 영화감상 패키지를 마련했습니다... 요즘 영화만 디리 보는 처지라.... ^^;;;
(헤헤... 배경음악은 "피노키오"입니다... 이뿌죠??^^)
[조폭 마누라]
"조폭 대박"의 시류를 안고 등장한 2001 서세원 프로덕션의 야심작 조폭 마누라....
줄기차게 내리는 빗 속에서 벌어지는 초반 도입부 프롤로그 씬이 관객의 눈을 압도하며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암흑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차은진(신은경 분)을 정점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비단 폭력과 액션위주로 치부된 상업영화가 아니라, 한 여성 조폭의 인생관과 삶의 가치, 그리고 새로이 눈뜨는 따뜻하고 일반적인 세계로의 관심등을 그녀의 현직인 조직 폭력배라는 위치와 대립시켜 내면 갈등을 유발시키며 나아가 자신의 실존적 문제에 까지 이어지는 심도깊은 내용을 담고있.............으려 했으나 그 의도는 웃음을 유발시키는 코드의 잘못된 설정으로 철저히 묻혀버렸습니다.... ㅡㅡ;;;;
흔히 웃음에는 두가지 웃음이 있다고 합니다. 이성에 호소하는 수준이 높은 웃음과, 말초적 자극에 호소하는 저질 웃음이 그것이지요... 이런 면에서 볼 때 조폭 마누라의 웃음은 저속하고 가벼운 웃음 그 자체로 느껴집니다.. 인간의 말초신경을 가장 잘 자극하는 "욕설"과 "성"이라는 코드로 단단히 무장한 조폭마누라의 웃음은, 그래서 관객을 웃는 가운데서도 씁쓸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들지요.... 이런 웃음코드는 "아내가 전설로 불리우는 조폭의 실세였다"는 신선하고 참신한 소재를 조금 일그러뜨린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전체적인 구도는 갈등과 이완의 연속입니다. 크게 백상어파와 은진이 소속된 파의 대립아래 크고 작은 갈등과 긴장이 이어지지요.. 특히 은진이 수년만에 찾아낸 말기 암환자 언니와 갖는 감상적인 시간들은 조폭이라는 그녀의 위치와 비교되어 아련한 느낌도 가져다 줍니다...
개인적으로 "차라리 은진이 남편 수일(박상면 분)의 세계에 동화되어 조직의 보복을 피해 멀리 도망쳐 한 여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마지막 씬에서 남편 수일마저 조폭계의 전설이 되어 ㅡㅡ;; 아내와 함께 조폭의 실세가 된다는 다소 황당한 결말은, 영화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암환자 언니의 존재와 은진이 결혼 후 비춰지는 듯 했던 일말의 실존적 고뇌를 모두 무효화 시키는 결말로 여겨집니다....
시간때우기에는 그만이나 뒷맛이 개운치 못한 영화라고나 할까요....ㅡㅡ;;;;
[애니멀]
영화가 이렇게 짐승같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크윽.... 이 영화는 사실 비디오로 빌려 보기에도 아깝고... 나중에 텔레비젼에서 해 줘두 그리 썩 내키지가 않는 영화입니다... ㅡㅡ;;;
쥔공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주인공은 경찰이 되기를 소망하는 경찰 후보생입니다. 경찰 시험에서 네차례나 낙방하며 "오줌싸개"라는 불명예스런 딱지를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은 "어니스트 시리즈"나 "바보온달"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운을 안고 태어난 바보"입니다. 어느 날... 이 주인공이 한 경관의 자리를 잠시 맡아보게 됨으로 이야기는 속도를 탑니다. 나름대로 강도를 잡아보려고 출동한 주인공은.... 그러나 벼랑으로 차가 구르는 바람에 정신을 잃게 되는데요...... 이 장면.... 차가 벼랑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오직 볼 만한 단 한 장면이자 최고의 장면입니다.... 정말 멋진 추락 씬이었어요....^^;; 하여간 구사일생으로 한 비밀스런 과학자에 의해 "동물의 장기를 이식받고" 되살아난 주인공이 동물적 본능을 주체하지 못해 겪는 에피소드와 운명적으로 만나는 사랑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인데요.... 헐...... 왠만큼 돈이 안남아도시거나 시간이 안 썩으시거나 인생이 무가치하지 않으신 분들은 ..... 글쎄요..... 보시면 아마 후회 많이 할 듯 합니다..... 단지 제 의견일 뿐이오니.... 함 봐보심도.... ^^
[메멘토]
이 영화는 비디오로 보았습니다. 수능보기 전에 개봉되어 독특한 구성과 짜임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영화라 심히 기대하며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를 보고 한 이틀동안 우울했습니다...ㅡㅡ;;; 대체 결론이 뭐란 말인가........ 난 바보인가......... 범인이 누구지....... 전체적인 스토리가 대체 뭐야......... 등등... 소위 고등학교를 졸업한 고등 지식인으로써의 자존심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는 영화였습니다....ㅠㅠ..
적어도 저는 10분전 일을 기억못하는 "단기 기억 소실증" 환자는 아닌지라 나름껏 자신감에 부풀어 관람을 시작했으나...... 비디오 맨 끝에 캐스팅 나오고나서 이어지는 해설을 보고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이틀만에 전체 스토리를 유추해서 신댕에게 물어보기까지 ㅡㅡ;; 암흑속을 걷는 느낌이었다가..... 결론을 전해듣고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허헉..... ㅡㅡ;;;;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사이코이거나.... 천재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영화가 주는 교훈...... 글쎄요...... 첫째 메모를 열씨미 하자.... 둘째...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감사해라.... 셋째.... 영화는 함부로 보는게 아니다....ㅡㅡ;;;;
[달마야 놀자]
조폭 영화임에도 조폭영화 같지 않고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조폭과 스님이라는 서로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두 이질적인 집단의 만남과 갈등과 화해를 유쾌하게 다루고 있는 걸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섯의 조폭과 일곱의 스님들 각자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화면이 알차 보였습니다. 하지만 숱한 영화 평론과 같이 비구니 스님 (연화스님) 이랑 고시생의 존재는 너무도 강한 주연들의 개성에 파묻혀 겉도는 형상을 보이더군요.... 박신양이 촬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욕을 하지 않고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사실인 듯 싶었습니다...마치 조폭 마누라를 빗댄 표현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ㅋㅋ 이 영화에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코드가 여럿 스며있습니다. 엽기적인 캐릭터의 설정이나... 적절한 진행 속도 조절이나.... 사람들 누구나 가슴 징~ 하지 않을 수 없는 소스인 사랑과 우정... 극과 극을 극복한 협력... 뭐 이런 것 등등.... 다소 진부하거나 허탈한 웃음도 섞이는 게 사실이지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이런 코드들 덕분에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듯 싶습니다. 다시 말해 철저히 계산된 상업 영화라는 얘기죠.... 그리고... 이 영화는 제작 당시부터 불교계의 반발을 사지 않으려 노력했고 당장에 불교계도 이 영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관심을 보였던 만큼 우리 크리스챤들에겐 자칫 시험에 들 우려가 있는 영화이기도 한데요.... 촬영지라는 은하사의 멋진 풍경과 "톡톡 튀는"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캐릭터로 인해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불교가 점점 마음에 들어지는 엄청난 심리변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약하신 분들에겐 보호자의 동행이 필요한 ㅡㅡ;;;; 영화라고 할 수 있나요?? ㅡㅡ;;;;;;;;;;; 그렇지만 이 영화는 불교의 매력을 보여줌으로써 동시에 불교가 왜 "종교"가 아닐 수 밖에 없는 지를 명백히 보여주기도 하는군요.....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단순한 수행 방법중 하나라는 사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 한번들 보세요.... 시간나고 짬날때.... 비디오로 혼자 멀거니 보느니...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며 웃을 때 같이웃고, 손에 땀을 쥘 때 같이 쥐는 묘미가 필요한 영화인 듯 싶으니까요....^^~***
[킬러들의 수다]
투캅스 이후 가장 재미있게 본 한국영화였던 듯 싶습니다.
대입 수능 대비 언어영역 특강 시간에 배우던 "수미상관"의 구도를 기억하십니까...??
킬러들의 수다에는 수미상관도 아닌 수중상관의 기법이 나옵니다. 처음의 스타팅 장면이 나중에 절정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는 사건과 맞물리지요..... 헐..... 한국 영화여... 영원하라..... ^^
이 영화에는 포스터에도 나오다시피 네 명의 킬러가 나옵니다. 같은 "킬러"를 다룬 프랑스 영화 레옹이 인가 본연의 실존적이고도 성찰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 세계적인 대 히트를 이루었다면..... 킬러들의 수다는 똑같이 "프로의식"과 "사랑", 그리고 나아가 인간 존엄성, 사회의 모순점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레옹과 비견할 만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르가 코메디이다보니 작품의 무게면에서 레옹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 영화에서는 특히 신하균의 엽기발랄하고도 순수한 캐릭터 설정과 원빈의 순진무구하고도 엽기적인 캐릭터 설정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요..... 똑같이 "엽기&순수"라도 신하균과 원빈에 놓인 수식어의 순서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유념해 주십사...... 하며 한 번 보러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이 영화에는 두 번에 걸친 커다란 "작업"과 그 사이에 외부의 세 인물(검사, 학생, 이혼녀) 이 절묘하게 섞여서, 마치 여러 재료들이 비빔밥이라는 이름아래 모이면 새로운 가치를 형성하듯이 이 재료들이 맞물려 "킬러들의 수다"라는 새로운 가치를 형성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직접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하더라손 치더라도..... 처음과 중간이 이어지는 기법으로 시작이 산뜻한데에 이어 마무리에서도 " 왜 검사가 킬러(신현준)를 놓아주었을까...", "해설자(원빈)가 말하는 사회의 불합리성과 인간 존엄성, 생명, 그리고 킬러의 소명의식(?)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하는 등등의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다시말해 여운을 남겨주는) 진국 설렁탕 같은 영화였다는 점은 자랑스레 밝히고 싶습니다.....^^.....
영화 고프던 참에 더 이상 볼 영화가 없을 정도로 많이 영화를 보아 참 즐겁네요....^^;; 앞으로 영화 보는 족족 감상 올리겠습니다..... ^^;;; TKHL movie 는 계속 되어야 한다~~ 쭈우우우우우욱~~~~~^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