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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
- 기후와 자연 IQ를 키우는 지구살이 안내서 -
루시 시글 지음 | 이상원 옮김 | 145*225 | 232쪽 | 17,000원 | 2023년 3월 10일
사회과학 | ISBN 979-11-976379-6-4 (03330)
기후위기, 탄소제로… 그 너머를 그려볼 때
비로소 지구와 공생하는 삶이 시작된다
“지구를 지키자!” 보다는 “지구와 함께하자!”고 제안하는
우리 행성에 관한 듣도 보도 못한 100개의 질문
“지구와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한 길에 들어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책의 저자 루시 시글이 건네는 첫 문장에 ‘친구? 지구랑? 갑자기?’ 하는 의문으로 좀 오글거린다면,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저자 말마따나 이 책을 집어 든 호기심과 선의만으로 독자들은 ‘대박 행성 지구’와 ‘절친’이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탐색해볼 흥미진진한 행운을 만난 셈이다.
그저 ‘기후변화’라 치부한 일이 어느새 ‘기후위기’가 되고 이젠 ‘기후비상’ 사태로 여겨지는 오늘날. 예상을 뛰어넘는 재난이 어떻게 눈앞에 닥칠지 몰라 누구나 걱정하지만, 또 탄소 배출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도 알지만, 거대한 흐름은 거스를 수 없고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미약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베테랑 기후문제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환경문제 활동가인 저자도 그 두려움을 고스란히 겪었다. 그리고 불안을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글과 방송과 행동으로 분투하는 과정에서, 이 첩첩의 위기에 대처하려면 더 많은 사람과 ‘지구와 좋은 친구로 지내는 법’을 공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우리에겐 혼란과 비관보다는 긍정과 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배운 것을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사랑하며 사랑하는 것을 보호한다”는 자크이브 쿠스토의 말도 큰 영감을 주었다.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는 총 10개 단계 100개의 퀴즈로 구성된다. 각 단계는 지구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음 직한 주제를 다루는데, 반면 100개 퀴즈는 ‘친구라면 이 정도 TMI는 필수’라는 듯 듣도 보도 못한 내용이 가득하다. 난이도는 만만치 않지만, 퀴즈 형식을 택한 이유는 소박하다.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풀어보며 더 잘 기억해주길 바라서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지구라는 큰 그림을 완성해내는 과정이 사뭇 뭉클하다.
전반 다섯 단계는 지구 자연환경을 살펴보는 데 주력했다(전 세계 대부분 과학자가 동의하듯이 기후위기란 자연 문제와 분리할 수 없으므로). 숲과 바다와 다양한 동식물 등 우리가 뭉뚱그려 알았던 생물권의 구석구석을 태곳적부터 들여다보면서 지구 공동생활자들의 삶을 밀착 탐색한다. 거대하고 촘촘한 자연의 경이로운 네트워크를 만날 수 있다. 후반부에는 이러한 지구의 자연적 작동 원리인 ‘순환 시스템’에 기초를 두고 인류가 어떻게 지구와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모색한다. 순환경제,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리와일딩 등 미래를 지향하는 지구사랑 움직임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낯설어서 더욱 승부욕을 자극하는 신선한 100개의 퀴즈를 통해 독자들은 지구와 친해지는 기쁨을 누려볼 수 있을 것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많은 독자가 지구 공동생활자로 거듭나고픈 의지를 되새기고, 책을 덮은 뒤 진정한 지구살이를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추천사
‘지구를 지켜라’와 ‘지구를 이해하자’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환경운동을 하다 보면 ‘인간이 망하지 지구는 괜찮아’라는 말과 종종 맞닥뜨리는데, 이는 죄 없는 수많은 생명까지 각각 동떨어진 존재로 여기는 무책임한 말은 아닐까, 새삼 생각해보았다. 지구 공동생활자로서 서로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때, 진정 균형 잡힌 공존이 가능하지 않을까? 책에 실린 100개의 퀴즈는 우리가 그동안 지구에게 일방적으로 얼마나 이기적인 요구만 해왔는지 눈뜨게 해준다. 환경보호에 이제 막 관심이 생긴 독자도 혹은 무력감에 지친 독자도, 모두 꼭 읽으면 좋겠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지구와 새록새록 친해지고 오래오래 함께하기 위해, 누구도 망하지 않을 방법을 꼭 찾고 싶어질 것이다.
이동이 _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
한 마디로 아름다운 책이다. 전문가의 잘난 체하는 어조도, 설교하려는 느낌도 없다. 일반 대중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과학으로, ‘모든 게 다 괜찮을 거야’ 눈가림하는 속삭임을 파고들며, 우리를 번뜩 깨닫게 한다. 많은 독자가 나처럼 밀려오는 충만함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팀 스미트 _ 에덴 프로젝트 공동 창립자
환경에 열정적 관심을 쏟는 자연 덕후로서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도 그러리라 믿어 마지않는다!
엘리 굴딩 _ 싱어송라이터. 유엔 환경친선대사
출판사 서평
‘지구와의 공존’이란 무엇일까?
지구를 보호한다는 수사학을 넘어
진정으로 지구와 가까워지는 낯설고도 신선한 100개의 질문들!
☑ 상공 1만 1,300미터부터 해저 1만 1,100미터까지 지구를 둘러보며 키우는 ‘지구 감수성’
☑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활발히 정보와 영양분을 주고받는 숲의 네트워크 들여다보기
☑ 탄소와 영양분을 배설해 바다의 생산력을 높여주는 ‘크릴’ 등 숨겨진 영웅들 소개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며, 일생 우리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는 존재는 무엇일까? 새삼스럽지만 다름 아닌 지구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 자칫 무관심하듯, 지구는 많은 지구인에게 잊히고 방치된 것만 같다. 이제 다시 관심을 환기하고 지구와 친구 되는 과정에 첫발을 내디뎌보면 어떨까? 이 책은 그렇게 ‘환경 감수성’과 비슷해 보이지만 살짝 다를 ‘지구 감수성’을 제안한다. 지구의 상공부터 바닷속 깊은 곳까지 생생하게 들여다보면서, 그곳에서 살아가는 지구 공동생활자들의 삶을 되짚어보면, 우리 인간이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할지 보이리라는 것이다.
퀴즈의 형식으로 지구에 재밌게 접근해보자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인데, 우선 지구의 다채로움을 들여다봄으로써 부담을 덜고 친구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자는 취지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후위기라는 문제 원인과 탄소제로라는 해결 방식의 도식을 넘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지구의 모습은 어떠한지 그릴 수 있도록 희망의 지평을 열어준다.
퀴즈의 점수를 따라 현 위치를 점검해보고 무엇이 더 필요한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 “녹는 속도가 워낙 빠르고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쳐 ‘지구 종말의 날 빙하’라고도 불리는 빙하의 진짜 이름은?” “남아공에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2000~2010년 사이에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한 코뿔소는 몇 마리일까?” “냉장고, 텔레비전, 스마트폰, 전기주전자 가운데 무엇이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할까?”와 같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꼭 알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법한 의외의 생경한 질문들도 많다. 하지만 시시콜콜하게 대화를 나누며 상대를 하나하나 알아가듯, 100개의 퀴즈를 다 풀고 나면 모호했던 지구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어느새 애틋하기까지 할지도 모른다.
예로, 생물다양성은 환경 논의에서 늘 빠지지 않지만, 많은 경우 구체적으로 지구에 어떤 생물이 살아가고, 이들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는 모른 채 넘어간다. 2021년 미국에만 22종이 멸종했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고, 현재 지구에서 생물다양성 보존도가 가장 회복이 어렵다는 스톡홀름복원력센터의 분석도 있었는데, 유엔의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는 수립된 2010년부터 단 하나도 달성되지 않았다. 이런 허점은 생물다양성이 단순 개념으로만 받아들여질 뿐, 실제 지구 공동생활자를 인식하는 단계까진 나아가지 못해 발생한다. 이 책이 말하는 ‘지구생활자’가 인간과 비인간동물, 이들의 터전이 되는 생물권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만큼, 단순 지구인에서 지구생활자로 나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다.
선진국의 과소비 문화, 의심해본 적 없는 풍요로운 식단
익숙함에 가려졌던 현실의 기묘한 자연 파괴 행동들
〈진정한 비용〉 프로듀서, 〈더 원 쇼〉 지구 리포터가 전하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
☑ 연간 생산되는 의류 절반이 소각되거나 매립 처리되어 쓰레기로 버려지는 현실
☑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4%를 차지하는 비효율적 푸드 시스템
☑ 미국에서만 하루에 1억 2000만 평 넘게 파괴되는 열대우림
저자인 루시 시글은 일반 가정집의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며 플라스틱 성분을 분석하는 일부터, 지하 하수도에 들어가 팻버그를 직접 마주하는 일까지 누구보다 현장에서 지구의 실태를 직관하며 대중에게 지구의 모습을 낱낱이 소개하고자 발 벗고 나서왔다. 저자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의 의류 생산 지역을 방문했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대량생산 체제에 맞춰 품질과 관리 감독이 느슨해지면서 일명 ‘부자’ 나라에서 유행하는 색으로 염색 공장 앞 강물이 물들었던 상황을 말이다.
또한 지구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점점 더 물건에 집착하는 기묘한 현실, 즉 산업화 국가의 컨슈머리즘을 비롯해 80조인분이 생산되지만 그중 6분의 1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 산업 구조, 선진국에 특히나 치중된 엄청난 쓰레기발자국 등, 익숙해서 더욱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탄소발자국을 하나하나 추적해나간다.
저자는 특히 소비가 필연적으로 남기는 탄소발자국 비용을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이 지불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이는 곧 개인의 소비 습관뿐만 아니라, 지구 공동 시민으로서의 공정한 책임, 생산과 소비의 시스템 문제로까지 확장된다. 현재 선진국의 소비 상품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고,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도 개발도상국이 처리한다. 우리가 이토록 쓰레기와 과소비 문제에 무관심한 이유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생활자란 자신만이 아닌 공동체의 더 나은 삶을 변화의 목표로 삼는 바, 당연하게 유지해왔던 우리의 소비 습관이 지구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알 때 삶을 개선할 의지까지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넓게, 새롭게 보며 공존의 상상력을 키우다
지구와 관계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지구를 상상하는
모두를 위한 지구살이 안내서!
☑ 재활용했다고 생각한 플라스틱, 의류, 장난감… 과연 얼마나 재활용될까?
☑ 한 번 쓰고 버려질 수밖에 없는 ‘다운사이클링’ 시스템, 과연 현재에도 유효할까?
☑ 순환경제, 업사이클링 디자인, 리와일딩 등 지구 곳곳에서 펼쳐지는 움직임들
‘지구살이’란 지구를 종종 생각하며 플라스틱 덜 쓰기 같은 친환경 실천을 하는 의미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구를 바라보는 프레임부터 바꾼다는 뜻을 내포한다. 그간 많은 이가 몰라서 지구에 이기적인 부탁을 해왔다면, 지구와 친구가 된 지금은 지구를 넓게, 다르게 바라봄으로써 말뿐이 아닌 진정한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산업 체계를 돌아보자면, 저자는 자본주의 시대에 권장되었던 ‘선형경제’가 자연 위기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말하며, 실제 지구 곳곳에서 대안으로서 ‘순환경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여기서 ‘순환’이란 지구가 살아온 방식에 맞춰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이 버려지지 않고 순환하도록 디자인·재사용한다는 의미이다. 궁극의 목표는 이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의 변화시키는 일이니 일상의 실천에서도, 사회에 요구할 때에도 토대를 순환 시스템에 두자는 말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우선 저자 특유의 유쾌함이 부담 없이 환경 논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하거니와, 순환이라는 지구의 기본 작동 원리에 관한 이해에 약간의 상상력만 쌓여도 변화는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렌트 더 런웨이’ 같은 명품브랜드 대여 서비스나, 계획적 구식화(소비자가 새 제품을 소비하게끔 기업이 상품을 개발할 때 일부러 수명을 짧게 제한하는 것)에 대항해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시작된 ‘수리할 권리’ 운동 등을 예시로 든다. 이처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도 상상해보지 않은 해결책들이 아직 많을 것이다. 지척의 지구가 아니라 더 넓은 지구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 때 저자가 말한 대로 “창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기 마련”이다.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는 이제 환경 감수성을 넘어 지구 감수성으로 나아가자고, 에코 프렌들리를 품는 지구 프렌들리까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친구에겐 뭐든 좋은 것을 해주고 싶듯이, 지구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럽게 지구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질 테니 말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 루시 시글
저널리스트이자 자연과 기후 문제 전문가. 영국 중앙일간지 최초의 생태 전문 칼럼니스트로, 《옵저버The Observer》지에 윤리적 삶에 관한 칼럼을 10년 넘게 기고해왔다. BBC 토크쇼 〈더 원 쇼The One Show〉에서 지구 리포터로 활동하며 개인의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조언을 해왔다. 《플라스틱의 흐름을 바꾸다Turning the Tide on Plastic》를 비롯해 여러 저서를 썼으며, 그중 《탐나는 옷이 지구를 망친다To Die for》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진정한 비용The True Cost〉으로 제작되기도 했다(시글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환경 비정부단체 SAS의 이사이고, 기후위기를 다루는 팟캐스트 ‘너무도 뜨거운 지금So Hot Right Now’을 진행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엘리 굴딩 등 여러 유명 환경활동가들과 기후 관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옮긴이 | 이상원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와 노어노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서로는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가 있다.
주요 내용
따라서 이 책은 인류와 지구의 친구 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생각할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지구를 좋은 친구이자 벗으로 여기면 지구 편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도 자연스러워질 거예요. 지구를 오염하고 자원을 빼앗고 짓밟는 현재의 의사결정과는 다르게 말이죠.
―머리말, 8쪽
스웨이츠 빙하는 과학자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는 집중 관찰 대상이에요. 라슨 B는 20년 전 바다로 부서져 내린 5000억 톤 규모의 빙하이고요. 당시 엄청난 사건으로 보도되었지만 환경 저술가 존 비달은 스웨이츠에 비하면 라슨 B는 고드름에 불과하다고 했어요. 크기도 100배일뿐더러 전 세계 해수면을 5미터 이상 높일 만큼 엄청난 양의 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지요. 위성 관측에 따르면 스웨이츠는 1990년대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녹는 중이라고 해요.
― 1단계, 〈플래닛 하이프에 입장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32~33쪽
그린란드의 기지에 눈이 아닌 비가 내린 적은 처음이었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라 기지의 과학자들에게는 강수량 측정 장비조차 없었다고 해요(아마 우산도 없었을 거예요)! 몇 차례 기회가 닿아 극 기지에서 일하는 연구자들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이 빙하가 녹아내리는 상황에 얼마나 잘 적응해갔는지 놀라기도 했었어요. 영국남극연구소의 한 과학자에게 담당 업무에 대해 물었을 때 이런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요즘은 수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 2단계, 〈인류에에서 홀로세로: 돌아가시겠습니까?〉, 55쪽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많아졌는데, 지렁이는 습한 날씨에 취약합니다. 지렁이가 이전엔 없던 캐나다 최북단 숲에서 발견되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어요. 과거 얼어 있던 땅이 기후변화로 녹으면서, 그리고 화석연료 운반용 파이프라인 등 여러 개발이 일어나면서 지렁이가 북쪽으로 퍼져나간 거예요. 숲에서는 유기물질을 먹어치우는 지렁이의 장점이 이곳에서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탄소가 추가로 배출되기 때문이에요.
― 3단계, 〈지구 공동생활자와 팀을 결성하시오〉, 63쪽
마일로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2022 여름 콜렉션에 포함되어 2021년 10월, 파리 패션위크에 등장한 프레이미 마일로백의 자료가 된 가죽 대체 버섯 재료에요. 마일로는 매카트니와 여러 해 긴밀히 협력해온 캘리포니아의 원료 회사 볼트 스레드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이 회사 연구진은 균사체, 물, 공기, 100% 재생에너지로 마일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혁신 기술은 재료과학 업계에 새 지평을 열었고, 아마존에 특히 파괴적이었던 동물 가죽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겁니다.
― 4단계, 〈경이로운 숲의 네트워크로 들어가보자〉, 94쪽
다금속단괴는 석탄 덩어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묘사되지만 그보다 훨씬 흥미롭습니다. 이 단괴는 조개껍질이나 상어 이빨 같은 해저 물질 주변에 물속 금속 화합물이 흡수되어 100만 년에 1센티미터 정도씩 자라나 만들어집니다. 현재 해저에는 수십억 톤에 달하는 다금속단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여기에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희귀 광물이 포함된다고 해요. 수많은 기업이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요.
― 5단계, 〈침입자들을 돌파하고 대양을 무사 횡단할 것〉, 110쪽
패스트패션의 공급망 아래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염색 공장을 만나게 됩니다. 염색 산업의 표준 품질이나 관리 감독은 계속 느슨해지는 중이에요. 20년 전만 해도 각 패션 브랜드는 고정 거래처에 염색을 맡겼고 엄격한 품질 기준을 요구했어요. 하지만 한없이 하락하는 가격에 맞춰 대량 생산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 6단계, 〈컨슈머리즘 탈출 대모험〉, 121쪽
지구 위 플라스틱의 총 무게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포유류 동물 총 무게의 두 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단 9%만이 재활용됩니다. 80% 정도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남는데, 엄청난 양이 바닷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근 몇 년 동안 밝혀졌지요.
― 7단계, 〈경이로운 숲의 네트워크로 들어가보자〉, 139쪽
청바지 업체인 MUD의 경우 청바지를 생산할 때 옷감이 가능한 한 오래 순환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청바지를 판매하지 않고 대여합니다. 고객이 다 입고 반납한 청바지는 수선과 세탁을 거쳐 다시 대여하거나 새 청바지로 만들어요. 순환경제가 자리 잡으려면 이런 대여 방식이 많아져야 합니다.
― 8단계, 〈순환경제를 타고 지구 한 바퀴〉, 165쪽
우리가 얻는 대부분의 열량과 영양소는 작물 170개 중 겨우 30개가 책임지기 때문이에요. 매일 섭취하는 열량 가운데 40% 이상이 쌀, 밀, 옥수수라는 단 세 가지 작물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면 편중은 한층 더 심해집니다. 이들 작물에 많은 압력이 가해질 테고, 심각한 편중 재배가 지구 행성에 나쁘다는 점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 9단계, 〈탄소 배출 없이 지구와 함께하는 브런치〉, 196쪽
전통 경제학을 공부하던 영국 학자이자 혁신가 케이트 레이워스는 경제학이 목표를 상실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성장’을 하면서 사회를 불공평으로 이끌고 생태 파괴를 낳았기 때문이에요. (…) 이에 레이워스는 모두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지루를 보호하는 새로운 경제를 제안합니다. 그는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달콤한 지점(sweet spot)’이라 불렀고, ‘도넛 경제’라는 이름이 여기서 파생되었어요.
― 10단계, 〈함께하는 여행은 끝나지 않아!〉, 214~215쪽
차례
머리말 지구의 진짜 친구가 된다는 의미: ‘지구를 지켜라’와 ‘지구를 이해하자’의 차이
1단계 플래닛 하이프에 입장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Q. 내 친구 지구를 소개합니다: 알수록 궁금한 우리 행성 이모저모
2단계 인류세에서 홀로세로: 돌아가시겠습니까?
Q. 인류세 범인 수색 작전: 지구의 과거에서 미래까지
3단계 지구 공동생활자와 팀을 결성하시오
Q. 함께일수록 풍요롭다: 크릴새우부터 코뿔소까지
4단계 경이로운 숲의 네트워크로 들어가보자
Q. 지구가 사랑했던 모든 나무들에게: 산을 거닐며 버섯과 만나다
5단계 침입자들을 돌파하고 대양을 무사 횡단할 것
Q. 언제까지 바다가 푸를까?: 블루 액셀러레이션에 브레이크를 걸다
6단계 컨슈머리즘 탈출 대모험
Q. 소비주의를 권장하는 기묘 사회: 과다 소비를 무찌르자!
7단계 웨이스트랜드 청소 작전
Q. 쓰레기 섬 격퇴: 플라스틱은 바다 생물이 될 수 없어
8단계 순환경제를 타고 지구 한 바퀴
Q. 정의로운 공존을 향해서: 행동에 책임을 지는 공동 시민
9단계 탄소 배출 없이 지구와 함께하는 브런치
Q. 생태식품으로 레벨 업: 모두를 살리는 음식을 찾아서
10단계 함께하는 여행은 끝나지 않아!
Q. 지구와 절친 되기: 더 나은 ‘우리’를 향한 도약
맺음말 작은 실천을 습관화하는 지구생활자: 당신은 이미 잘 해내고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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