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에는 소리가 없는데 장면 내내 대사는 딱 한마디 나와.
아래는 이 영화에 관한 설명.
■ 줄거리
현마(남궁원)의 첩인 세란(최지희)은 단 하나뿐인 혈육 여동생 미란(윤소라), 식모(여운계)와 함께
서울 근교의 거대한 한옥 ‘푸른집’ 에서 살고 있다. 어느날 현마가 새로 고용한 남자 비서인 단주(하명중)를
데리고 푸른집을 찾는다. 첫 월경을 한 사실이 농담거리가 되자 화가 난 미란은 집을 나간다.
현마는 단주에게 미란을 찾아오라고 시킨다. 자신을 따라온 단주에게 미란은 그의 방에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단주의 방에서 두 사람은 하루 밤을 함께 보내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단주와 미란이 돌아오지 않자
단주를 사랑하는 현마는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혀 어쩔 줄을 모른다.
단주가 회사를 그만두고 미란과 함께 도피 여행을 떠나지만 현마는 포기하지 않고 단주를 찾아낸다.
현마는 단주를 실신상태에 이를 때까지 구타하고 푸른집 골방에 가둔다.
부도를 낸 현마가 일본으로 떠난 뒤 세란과 미란, 식모는 은근히 육체적으로 단주를 원한다.
어느날 아침, 푸른 집에 빚쟁이들이 몰려들어 집안을 풍지박살내고 그 와중에 세란은 성폭력까지 당한다.
세란이 죽고 미란이 떠난 후 단주 역시 푸른 집을 나선다.
■ 리뷰
유신 전야의 출구 없는 억압과 분노를 우회적인 방식으로 표출한 영화”(권은선)
“우리나라 영화사에 있어서 보기 드문 퀴어영화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영화”(서동진)
1970년대, 기존의 한국영화를 비판하며 미학적 혁신을 주장했던 영상시대의 대표기수, 하길종 감독의 데뷔작.
이효석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원작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로테스크하고 난해한 영화를 완성했다.
최고 권력을 연상시키는 ‘푸른집’ 이라는 영화의 주 공간이 암시하듯, <화분>은 영화 전체가 하나의 알레고리로 기능함으로써
억압적인 시대의 분위기를 환기해내고 있다. 영화는 주요한 모티브로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끌어들임과 동시에
이를 다시 권력과 계급, 성적 본능의 문제와 엮어짜고 있다.
영화는 현마가 군림하는 ‘푸른집’에 젊은 남자인 단주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현마와 단주는 권력과 계급관계를 매개로 동성애적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단주가 세란과 빠지면서 자신과의 관계를 청산하려고 하자 현마는 단주를 처벌한다.
현마라는 권위적 인물이 존재하는 한 단주와 미란의 순수한 사랑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의 불가능성은 시대의 억압성과 불구성의 알레고리적 표현으로 보인다.
이제 처벌된 단주는 유령처럼 푸른집을 떠돌며 이곳에 사는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자극한다.
단주는 푸른집이 권력적 장소로 기능하기 위해 억압한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다.
이 트라우마적 공간은 그 견고하고 화려한 외양 아래 파괴의 조짐을 숨기고 있으며, 이는 느닷없이 폭발한다.
화려한 파티가 있던 다음날 아침 푸른 집은 빚쟁이들의 손에 풍비박산이 난다.
이렇듯 하길종 감독은 엄격한 검열 체제 아래서 매우 우화적인 방식으로 박정희 독재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개봉 당시 파졸리니의 <테오라마>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분분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 제작후일담
- 하길종 감독은 애초 데뷔작으로 동학혁명을 다룬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준비했지만
어떤 영화사도 제작비를 대지 않아 제작에 착수할 수 없었다. 그 후 하길종은 동생이자 배우인 하명중이
건네준 시나리오 <화분>을 보고 영화화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영화 역시 영화사들이 나서지 않자
하 감독은 살던 집을 사채 시장에 내놓고 하명중이 번 돈을 쏟아 부어 가까스로 영화를 완성했다.
<화분> 제작에는 당시 평균 제작비보다 2배 많은 800만원이 들어갔다.
■ 수상내역
제16회 부일영화상 최우수촬영상
제9회(1972) 청룡영화상 장려상(윤소라)
제18회 아시아영화제 출품
뭔 영화인지 전혀 모르고 봤다가 갈수록 야릇한 분위기에 놀라서 (넌 나 하나로 만족 할 수 있어! 이런 대사가 뙇!!)
부랴부랴 영화 정보를 찾아봄. 그러다 감독과 주연배우 (등 주무르고 있는 남자) 가 형제관계라는 거에 흥미를 느끼고 더 찾아봄.
배우인 동생 하명중은 70년대 영화계 톱 남주였다고 함. (형의 죽음 이후 감독으로 전향)
감독인 형 하길종은 학생 운동 하다 잡혀서 고문 크리 이후 프랑스로 유학 가서 영화 공부하다 돌아옴
당연히 아무도 저 감독 영화에 돈을 대지 않음 ㅠㅠ 동생이 시나리오도 조달하고 제작비도 조달함 ㅠㅠ
영화에서 등장하는 푸른집은 절대권력의 청와대를 의미, 현마는 당시 박정희 정권을 상징.
지금봐도 난해한 정권 돌려까기에 관객들도 등을 돌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던 신문사에서 영화의 기본도 모르는
작품이라고 대놓고 깜. 감독 빡쳐서 영화사에서 지원 받는 신문사를 통해 비평가 존나 깜ㅋㅋㅋㅋㅋ 대박ㅋㅋㅋ
당시 신문사에서 영화의 비평을 다룬 것도 이례적이고 그걸 다른 신문사에서 맞디스 하는 것도 기존에 없던 일이라고 함.
하길종 감독의 또다른 작품으로는 1975년 '바보들의 행진' 이 있음.
38세 젊은 나이에 뇌졸증 및 간암 증세로 요절.
첫댓글 이게 72년도...작품이라고..와....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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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땜에 이것 저것 알아 보는데 감독 역량이랑 별개로 사람 자체가 너무 아까워 ㅠㅠㅠㅠ 다른 시대에 태어났으면 저 머리에 저 인물에 뭘 해도 했겠는데 ㅠㅠㅠㅠ
와 72년도 와 진짜 감탄ㅋㅋㅋㅋ
와.....
생각보다 퀴어영화의 시초는 오래되었네...
이영화 어디서 볼수있지? 영상원 같은곳 가서 봐야하나 진짜 꼭 보고싶다
나는 다운 받아서 보긴 했는데 영상 자료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어!
http://www.koreafilm.or.kr/
헐보고싶다. . .
헐 대박ㅠㅠ요절하셨다니 넘 안타까움ㅠㅠ
이건 책이 더 충격적....퀴어뿐만 아니라 처제인 미란에 대한 현마의 태도도 스폰서같고....
72년도에!!!!!!!!! 와 대박
우와 멋있어 보고싶은 영화다
오 내용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굉장히 흥미롭다!!! 박정희 돌려까기라니...영화 찾아봐야긋어
헐 대박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가 있엇다니...
멋있다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