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만화의 매력
나는 만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아마, 게으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만화책을 빌리러 가고, 또 반납하는데 귀찮음.
아마 배달서비스가 되면 좀 읽었을 텐데..
만화가 소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소설은 활자로만 이루어졌다.
머릿속으로 주인공의 모습, 배경 등을 상상해야 한다.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 있다.
하지만 만화는 그런 주인공들의 모습, 배경 등을 상상할 필요가 없다.
만화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주인공들이
시각으로 전달되어 바로 뇌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거에 만화가 상상력이 기발하게 되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지칠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좋은 만화가의 기준은 얼마나 실제와 비슷하게 그렸냐가 아니고,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을 독자를 홀리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얼마전 <TV 책을 말한다>에 소개된 책이다.
여름 휴가에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된 책 중에 하나이다.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총 10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값이 만만치 않았다.
근 한달을 살까말까 망설이다 휴가를 며칠 앞두고
지름신이 내려와 구입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휴가 첫날 그 첫번째 책을 집어들었다.
1. 증선지의 십팔사략
원래 십팔사략은 원나라 초기를 살았던 증선지란 사람이 쓴 것이다.
그는 송나라 때 진사 시험에 합격하고 지방관을 역임하고
원나라가 들어선 뒤로 관직에 나가지 않고
평생 후학 양성에 힘썼다고 한다.
이 십팔사략은 18개의 역사서를 모아 당시 중국의 역사를 모아 놓은 책으로
18개의 역사서는 다음과 같다.
1) 사마천의 사기
2) 반고의 전한서
3) 범엽의 후한서
4) 진수의 삼국지
5) 방현령의 진서
6) 심약의 송서
7) 소자현의 남제서
8) 요사렴의 진서
9) 요사렴의 양서
10) 위수의 위서
11) 이백약의 북제서
12) 영호, 덕분 등의 주서
13) 위징 등의 수서
14) 이연수의 남사
15) 이연수의 북사
16) 구양수의 구당서와 신당서
17) 설거정의 구오대사와 구양수의 신오대사
18) 탁극탁의 송사
2. 고우영의 십팔사략
지은이 고우영은 신문만화연재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는 삼국지, 수호지, 임꺽정, 초한지 등 동양의 고전을 만화로 많이 바꾸었다.
이 <십팔사략>은 다른 작품과 달리
신문에 싣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열 권짜리 단행본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책을 만들기 전 중국의 현사현장 답사도 많이 많이 하고,
중간에 원고분실사고로 법정까지 갔었다고 한다.
이 만화책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증선지의 십팔사략보다 고우영의 십팔사략이 더 유명하다.
중국의 원고시대부터 송나라시대까지 중국의 역사를
일독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수작으로 뽑히고 있다.
올해 벌써 그가 떠난지 2년이 되었다.
유능한 작가를 한명 잃었다는 것이
우리 만화계의 큰 손실이고,
뒤늦게 훌륭한 만화가를 만난 나 또한 그의 부재가 너무 아쉽다.
세월은 우리에게서 너무 많은 것들을 허락도 없이 가지고 간다.
3. 중국의 시작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건국신화가 있다.
중국에도 그런 신화가 있는데,
책은 그런 중국의 반고, 여와 신화로 시작되고,
이후 신예, 상아 부부 신화로 이어진다.
그리고 보통 중국의 역사는 삼황오제로 시작된다.
그런데 가장 유명한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삼황은 다루지 않고
오제부터 다룬다고 한다.
삼황이란,
구석기 시대, 불을 발견한 수인씨,
목축을 시작하고 사냥기술을 발전시킨 복희씨,
신석기 시개 경작이라는 농업의 혁신을 가져온 신농씨가 그들이다.
오제의 첫번째라 부르는 인물은 헌원씨이다.
그는 총명하고 전략이 뛰어나 부족장이 되면서
그가 황색 옷을 입는데서 그를 황제라 불렀고,
그의 세력이 강해진 것을 보고,
신농씨는 그를 처들어갔지만, 헌원씨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이족의 치우도 헌원씨에게 전쟁을 걸었지만, 패하고
헌원씨가 처음으로 씨족나라를 통일하여 나라의 기반을 세우게 된다.
이후 왕은 유능한 사람에게 계승되었다.
요임금, 순임금의 평화로운 시기가 지났다.
하지만, 황하가 자주 범람하는 걱정거리가 있었다.
순임금은 이에 물을 잘 다스리는 우에게 왕위를 계승하였다.
하지만 우는 몸이 허약하여 곧 죽게 되고,
왕위를 백익에게 넘겼으나, 그는 우의 아들에게 왕위를 내주었다.
이때부터 왕의 자리는 아들이 물려받는 세습제도가 이어졌다.
4. 하은주
예전에 중국의 역사를 배우던 시절에 고대 중국국가의 이름을 외울때
'하은주'라면서 외우던 것이 생각났다.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평화를 누리던 하나라는 17대 폭군인 걸왕이 집권하면서
나라는 위태로워지면서 망하게 된다.
그리고 은나라가 들어서게 된다.
은나라도 500년 넘게 번창하다가
31대왕 전례없는 폭군인 주(紂)왕이 왕이 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사마천은 주(紂)왕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주(紂)왕은 두뇌가 뛰어나고, 웅변의 대가이고,
사물을 보는 눈이 밝고, 재능과 체력이 남달라서
맹수를 한 손으로 잡고, 용기가 대단하다.
하지만, 그 자질을 덕 쌓는데 힘쓰지 않고,
나쁜 방향으로만 발달하여 화를 자초하였다."
...
이런 주(紂)왕의 횡포를 걱정하는 이 중에 은나라 저쪽 제후인 주(周)나라 서백 창이 있었다.
그중 서백의 셋째 아들은 주(紂)왕을 무너뜨릴 계략을 세운다.
그는 '달기'라는 미인을 어린시절부터 입양하여 키우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주(紂)왕에게 시집보내게 된다.
달기는 폭군에 비위를 맞추면서 그의 횡포를 더욱 북돋게 하였다.
늘 술과 고기에 취해 산다고 하는 주지육림이란 고사성어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이런 횡포에 대해 창이 불만을 표시했다가 갇히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첫째아들 백읍고가 구명을 요청했지만,
주(紂)왕은 그마저 가두고, 아예 백읍고를 죽여 음식으로 만들어 창에게 주기까지 했다.
창은 이를 알고도 周나라 번영을 위해 거절하지 못했다.
...
후에 많은 제후들이 재물을 바쳐 창을 구하게 되고,
창은 세력을 확장하여 많이 이들이 그를 따랐다.
그리고 세월을 낚고 있던 강상(강태공)을 만나게 되어 周나라는 더욱 부상하게 된다.
이때 서백 창이 죽고 그의 둘째 아들 발이 왕을 계승했는데,
그가 바로 周 무왕(武王)이다.
무왕은 8백 제후의 지지를 얻어 주(紂)왕을 쳐들어가 승리하게 된다.
주(紂)왕은 당연히 효시되고,
주(紂)왕을 무찌르는데 남모르게 공헌을 한 달기도 민심으로 인해 효시되고 만다.
이때부터 주나라가 시작되었는데,
무왕은 공헌을 세원 이들에게 여러나라로 나누어 다스리게 하고,
중앙에 있는 주나라에게 조공을 바치게 하는 봉건제도를 실시하게 된다.
...
주나라도 번창을 이어갔지만,
그 번창이 끝이 없을리 있겠는가?
주나라 10대 왕 여왕때 재정난이 일자,
신하 이공이 엄한 세금 정책을 펴고 공포정치를 실시하였다.
이에 민중들이 봉기하여 여왕이 도망가고, 대신들이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다.
대신들은 여왕의 아들을 왕위로 세우게 되었다.
그러데, 얼마 못가 12대 유왕이 오르게 되었는데,
이 또한 주색잡기하면 뒤지지 않고, 난폭군의 진면목을 보여주어
민심이 흉흉해진다.
이때 또 한명의 여인이 등장하는데, 포사라는 여인이다.
천년전 하나라 말기에 나타났던 용이 흘린 침이며,
그 침이 다시 도마뱀으로 변해
일곱 살 소녀의 몸에 숨어
50년간이나 수태되었다가 태어났다는 포사.
유왕은 포사의 미모에 푹 빠지게 된다.
하지만, 포사는 웃질 않았다.
유왕은 포사가 웃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하였다.
거짓으로 군사집합을 했더니 포사가 웃었다.
이후 유왕은 거짓으로 군사집합을 하여 포사를 웃게 하였다.
이런 횡포를 보다못한 신하는 건융이라는 야만족을 이용하여 유왕에게 겁을 주려고 했는데,
건융족은 유왕을 그냥 죽여버렸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주나라 수도에 눌러 앉게 된다.
이에 제후들은 다시 힘을 보아 건융족을 몰아내고 13개 평왕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제 주나라의 힘은 많이 줄어들었다.
건융은 툭하면 주나라를 쳐들어오게 되고,
주나라는 이를 피해 서경에서 낙양으로 근거지를 옮기게 된다.
이때부터 東周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책제목 : 십팔사략 1 (삼황오제에서 서주까지)
지은이 : 고우영
펴낸곳 : 애니북스
펴낸날 : 2004년 11월 5일
독서기간: 2007.8.27 - 2007.8.27
페이지: 258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