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세운상가 사이로 골목 안쪽 깊숙히 들어 앉아 찾기도 쉽지 않은 이 집은 간판에 쓰여있듯 고급순대라는 말과는 다소 어울리기 힘든 외관을 갖춘 곳이지만 제일 함경도 순대맛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순대집입니다. 게다가 인심까지 후하여 더 달라는, 그리고 특 같은 보통이라는 요청에 그대로 후하게 음식을 내 주시는 푸근함을 느낄 수 있어 이미 그 지역에선 소문난 맛집으로 통하는 집입니다.
너무나 저렴한 가격 탓에 고급이란 말이 언밸런스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정작 중요한 맛은 말 그대로 럭셔리, 고급이라 부를만하답니다. 특히나 정식 7,000원이면 진한 사골 국물의 국밥과 함경도식 순대맛을 즐길 수 있어 근처 식사시간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작은 기쁨을 전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찾아가기엔 쉽지 않을만큼 골목 안이라 필자 역시 20분을 헤맸네요. 하지만 을지로 4가 우체국을 찾으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위 첫 사진의 세운상가 오른 편으로 들어가시면 두번째 사진의 우체국이 나옵니다. 그 옆에 둘둘치킨 빌딩의 옆 골목 안으로 들어가시면 알라스카를 찾으실수 있답니다.
소담스럽게 아담한 내부와 역시나 소박한 메뉴판입니다. 아침 10시에 들른지라 안주쪽보다는 식사인 정식(7,000원)을 주문합니다. 곧 몇가지 반찬들이 나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마늘과 마늘쫑도 보이고 시원하고 맛깔시러웠던 물김치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곰삭은 맛이 별미인 가자미 식해는 가자미에 좁쌀밥을 넣어 고추가루와 함께 푹 삭힌 토종음식으로 기본반찬으로 이렇게 준비 되어집니다. 추가는 1천원이라 합니다.
찹쌀을 비롯 15여가지의 재료를 섞어 넣어 만든 함경도식 순대맛은 일품. 고급순대라 할만합니다.
그리고 곧 이어 국밥이 나와줍니다.
이 집은 순대맛도 일품이지만 국밥의 국물 역시 진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것이 약한 불로 밤새 끓여 아침에 그 진국을 마시는 듯한 맛으로 국밥 역시 추천하고 싶습니다. 허나 이 안에 순대를 넣어 드시는 것은 좋겠지만 머릿고기등은 넣어 드시지 말길 바랍니다. 뭣 모르고 넣었다가 약간의 돼지냄새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전날의 숙취를 느끼시는 분들에게도 깔끔한 숙취해소로 적당할 듯 싶더군요.
식사가 끝나가자 순대를 좋아하시는 부모님 생각이 나 순대(8,000원)를 포장해 갔습니다. 포장해 주신 포장지를 보자니 아주 어렸을 적 철제 도시락을 신문지나 아무 종이에 싸 책가방에 넣어 다녔던 생각이 문득 납니다. 이에 감수성이 예민한 필자,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아련한 추억에 잠겨봅니다.
전자렌지보다는 냄비에 잠시 쪄서 내어 먹으니 그 온기가 오래가며 맛 또한 그대로 유지 된듯.
순대매니아라면 을지로의 알라스카순대를 찾아주셔서 그 맛을 공감하실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은 전번과 약도입니다.
이상은 모하라였습니다.... |
출처: 모하라의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moh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