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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저항이란?
요즘 미국인들은 고탄수화물 저지방식에 몰두하고 있지만, 실은 대부분 고탄수화물 '고'지방식을 먹는다. 그간 식생활이 타격을 받다 보니 우리들은 대부분 자신의 인슐린에 대해 점점 덜 민감해지게 되었다. 인슐린은 기본적으로 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사용되거나 지방으로 저장되게 하는 저장 호르몬이다. 인체는 혈당을 조절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인체가 자신의 인슐린에 덜 민감해지면, 보다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 보상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몸은 혈당 수치의 증가에 반응하여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 베타 세포로 하여금 보다 많은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한다.
인슐린 저항을 지닌 사람들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슐린 수치 상승(고인슐린혈증)은 혈당을 조절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아울러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인슐린 수치 상승이 유발하는 해로운 결과가 다음에 나열되어 있다. 제럴드 레번스 박사는 이와 같은 장애들을 묶어 X 증후군 이라고 부른 것이다.
● 동맥의 현저한 염증, 심장발작과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음
● 혈압 상승(고혈압)
●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외 혈중 지방) 상승
● HDL(좋은) 콜레스테롤 하락
● LDL(나쁜) 콜레스테롤 상승
● 혈전 형성 경향의 증가
● 현저한"조절불가" 체중 증가(대개 복부 비만)의 발생
이러한 X 증후군 인자들을 모두 지니면 심장질환 발병 위험은 실제로'20배' 증가한다. 심장질환이 오늘날 선진국에서 사망률 1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심장질환 발병 위험의 증가를 간과할 수 없다.
X 증후군이 수년간(아마도 10~20년까지) 지속될 경우에 췌장의 베타 세포는 지쳐서 더 이상 인슐린을 높은 수치로 생성할 수 없다. 이때부터 인슐린 수치는 하락하고 혈당은 상승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혈당이 경미하게 상승할 수 있는데, 이를 '내당능 장애(glucose intolerance)' 또는 '당뇨병 전단계(preclinical diabetes)' 라 한다. 미국에서는 2,400만 명 이상이 이러한 내당능 장애 단계에 있다. 그런 다음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보통 1~2년 이내에 완전한 당뇨병이 발생한다. 그러면 혈당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동맥의 노화는 한층 더 가속화된다.
인슐린 저항의 원인은?
몇 가지 이론이 우리가 해가 거듭됨에 따라 인슐린에 대해 점점 덜 민감해지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러나 나는 인슐린 저항이 서구식 식사의 결과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우리는 식사에서 지방을 줄이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탄수화물에 대한 애호는 여전하다. 많은 미국인들이 완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탄수화물이 인체가 다양한 비율로 흡수하는 긴 당사슬(sugar chain)이란 점이다. 흰빵, 흰 밀가루, 파스타, 쌀과 감자가 설탕보다 훨씬 더 빨리 당을 혈류로 방출한다는 것을 아는가? 이는 사실이다. 이러한 식품은 당 전환이 빠르기 때문에 '고당지수(high-glycemic index)' 식품이라고 불린다.
반면 초록깍지 강낭콩(green bean), 어린 양배추(brussels sprout), 토마토, 사과, 오렌지와 같은 식품은 훨씬 더 느리게 당을 혈류로 방출하므로, 즉 당 전환이 느리므로 '저당지수(low-glycemic index)' 식품이라 한다.
미국인들은 고당지수 식품을 너무 많이 먹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혈당을 아주 급속하게 상승시키고 인슐린의 방출을 촉진한다. 혈당이 떨어질 때 우리는 허기를 느낀다. 그래서 간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며, 그러면 전 과정이 되풀이된다. 어느 정도 기간이 흐르면 인슐린의 방출이 너무 자주 과다 촉진되어 우리 몸은 인슐린에 점점 덜 민감하게 된다. 몸이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췌장이 보다 높은 수치의 인슐린을 생성해야 한다. 이렇게 상승된 인슐린이 X 증후군과 관련된 파괴성 대사 변화를 유발한다.
X 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의사들은 대부분 환자들의 혈중 인슐린 수치를 검사하지 않는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X 증후군 또는 인슐린 저항을 판단하는 간단한(간접적이긴 하지만) 방법이 있다. 혈액검사를 받으면 대개 총 콜레스테롤, HDL(좋은) 콜레스테롤, LDL(나쁜)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가 나온다. 또한 총 콜레스테롤을 HDL 콜레스테롤로 나눈 비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당신이 중성지방 수치를 HDL 콜레스테롤 수치로 나누어 보면, 그 비로 X 증후군의 판단이 가능하다. 이 비가 2보다 크면 당신은 X 증후군을 일으키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혈압 또는 허리둘레가 증가하고 있다면 당신은 중증 X 증후군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이 간단한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예를 들어보자. 당신의 중성지방 수치가 210이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0이라고 하자. 210을 30으로 나누면 그 비는 7이 된다. 이 수치는 위에서 제시한 비2보다 훨씬 크므로 당신은 인슐린 저항 또는 X 증후군의 초기증후를 가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인슐린 저항이 생기기 시작하면 곧 의사는 생활습관 변경을 권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때 심혈관 손상이 실제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사들은 중성지방/HDL 콜레스테롤 비를 통해 인슐린 저항 발생의 초기 증후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인슐린 저항은 완전히 되돌릴 수 있다. 의사가 완전한 당뇨병을 일으킬 때까지 치료하지 않고 그냥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환자가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생활습관 변경으로 자신의 인슐린 저항을 치료하면 동맥에 대한 가속적인 손상은 물론 당뇨병 자체도 예방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예방의학이다. 우리가 처방하는 약물이 아니라 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의사들이 당뇨병을 치료할 때 지나치게 약물에 의존해왔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대부분 식이요법과 운동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할 것이나, 이들에게 생활습관 변경이 당뇨병의 치명적인 합병증에 대한 '최선의' 방어라는 사실을 이해시키도록 돕는 데는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나도 환자들에게 운동과 영양에 주요 변화를 유도하도록 교육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보다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약물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지 않는다면, 당뇨병은 한층 더 잘 조절될 것이다. 내 진료실을 방문하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조차도 저당지수 식품을 포함하는 고섬유식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이들은 환자들이 대개 식사를 이런 식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므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늘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내가 보아온 것과 배치된다. 내 경우에 대다수의 환자들은 의사의 태도와 접근법에 상당히 의존함에도 불구하고 약물을 더 복용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을 변경하려 한다. 내가 시간을 내어 이 모든 것을 환자들에게 설명한 후 이들에게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90% 이상이 생활습관 변경을 먼저 시도해 보겠다고 일관되게 대답한다.
이와 같은 시도의 효과는 조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조가 어떻게 X 증후군을 물리쳤을까?
조는 검사 결과가 나오자 아주 우려했고 그래서 즉시 생활습관을 바꿔보고자 하는 동기를 느꼈다. 나는 그에게 적당한 운동 프로그램, 저당지수 식이요법과 항산화제 및 미네랄 보충요법을 처방했다. 그런 다음 12주 후 조에게 혈액검사를 다시 실시한 결과, 놀라운 호전이 나타났다. 즉 콜레스테롤 수치는 250에서 150으로, HDL콜레스테롤은 10포인트 증가해 41로, 그리고 중성지방 수치는 1,208에서 102로 급락했다. 그의 중성지방/HDL 비는 40에서 2.5로 감소했다. 조는 이 모든 것을 약물 없이 그것도 단 12주 만에 달성했다.
만약 당신이 건강상으로 조와 같은 곤경에 처해 있을 경우에 동일하게 생활습관을 변경하고 식사를 조정하면 비슷한 결과를 얻을수 있다. X 증후군과 그 치명적인 합병증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당뇨병이 이미 발생한 경우로 관심을 돌려 인체에 대한
그 파괴적인 효과를 역전시키는 방법을 살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