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주 전 경주 방문할 때 처럼 늦잠 자는 일은 없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경남 진해입니다.
2년 전부터 가 보고 싶었지만 일정이 안 맞아서 못 갔는데
이번에 휴무가 맞아서 진해를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리역에서 08:08 전동열차를 타고 회기역에 내립니다.(08:22)
경주 갈 때와는 다르게 바로바로 연결이 안 되는군요.
복잡한 계단을 비집고 승강장을 건너간 후
5분 정도 기다려서(출근길 5분이면...)
인천행 열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08:32)
매일 구리<->망우 구간만 승차하다가 1호선을 타 보니
콩나물 시루 그 자체입니다.
그래도 09:00 KTX 탑승에는 지장이 없을 듯 합니다.
경주 갈 때와는 달라서 진해 갈 때 09:00 KTX를 놓치면
다음 환승 가능한 열차는 11:15 KTX이기 때문에
열차를 놓치면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에 08:54에 도착하여 열차에 승차하였는데
17호차 자유석에 갔더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오호~~ 성북역에 근무하는 친구 송호진님도 이 열차를...
(이하 "호진선생")
요즘 못 만난지 몇 달 되었는데.. 이런 곳에서 보다니..
호진선생 목적지도 진해라고 합니다.
뭐.. 어차피 서로 혼자 가면 심심한 노릇이니..
같이 갔다 오기로 합니다.
일단 지나가는 홍익회(철도유통) 카트에서
맥주(생명수)와 오징어를 사서 낮술도 아닌 아침술(?)을 합니다.
한 캔 먹고 나니 열차는 대전역 도착.
대전역을 지나서 한 캔씩 더 먹고
객실 밖 간이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동대구를 지나 밀양역에서 내렸습니다(11:13).
밀양역에 내리는 것도 처음이군요.
우리가 이용할 열차는 11:31 진주행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밀양역을 구경하고 나서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합니다.
정말 날씨가 환상적입니다. Excellent!!
45분 정도 달린 열차는 창원역에 도착하였습니다(12:15).
창원역에서 12:25분에 진해로 떠나는 진해군항제 임시 통근열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4량 중 가운데 2량은 빈 자리가 거의 없는데 맨 앞칸과 맨 뒷칸은 자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열차가 정시로 출발하고 맨 뒷칸에 탄 우리는 객실에서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차장님께서 유심히 보시더니
(이 열차에는 전무님께서 승차하셨으나 편의상 "차장님"으로 함)
맨 뒷칸 차장실로 와서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하십니다.
우리 2명 말고도 다른 2명의 손님들이 차장실로 들어와서
이런 저런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성주사를 지나고 터널을 통과하면
진해시가 시작되고 벚꽃이 만개하였다는 차장님의 설명..
터널을 통과하자 시작되는 벚꽃들..
그리고 잠시 후 경화역을 통과할 때의 풍경들..
경화역은 마치 벚꽃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경화역을 통과한 우리 열차는
잠시 후 진해역에 도착하였습니다(12:45).
(구리역에서 진해역까지 4시간 37분)
진해역 구내에도 벚꽃이 멋있군요.
진해역 구내에서 사진을 찍고 안내자료를 받은 후
일단 진해역 밖으로 나옵니다.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마땅히 먹을 곳이 없습니다.
진해까지 와서 중국집에 들어갈 수도 없는 일이고..
일단 맥주도 먹었으니 좀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곳이 있으면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진해역을 나와서 중원로터리로 갔습니다.
먹거리 장터를 지나 제황산공원으로 올라갑니다.
365계단을 오르는데 상당히 가파른 계단입니다.
내려올 때는 다른 길로 내려와야 할 듯..
365계단을 다 올라가서 전망대에 올라가니
진해시내가 한 눈에 보입니다.
진해역도 작게 보이고.. 멀리 철길을 보니
광주에서 진해 오는 임시 관광열차가 들어오고 있군요..
우리의 호진선생이 명품 D80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 같습니다.
그에 비해 제 똑딱이 카메라로는.. ㅡㅡ;
전망대에서 내려오는데 호진선생 카메라가 좋아 보이나 봅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호진선생한테만 카메라를 내밀면서
자기네 일행들 사진 좀 찍어 달라고 합니다.
제황산 공원을 내려올 때는 아까 올라왔던 365 계단 말고
다른 길로 내려오는데.. 무슨 부대 영내로 들어온 듯 합니다.
위병근무 중인 병사에게 물었더니
군항제 기간에는 통행로를 개방하였다고 합니다.
일단 안심하고 완만한 고개길을 내려가는데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두 사람(군 간부인 듯)이 자기들끼리 하는 말.
"(벚꽃이 떨어져 눈처럼 쌓인)이 길을 병사들이 아침마다 쓸어낸다"
역시 대한민국 군대는 시키면 못 하는 일이 없군요.. ㅎㅎ
고개길을 다 내려가자 남산초등학교가 나오고
큰 길로 나가자 사거리가 나오는데
우리의 관심사.. 식당은 안 보입니다.. 그 때.
호진선생이 칼국수나 먹자고 합니다.
사거리 한 구석에 있는 식당인데 간판을 보니
"반죽도 특허, 국물도 특허"를 받은 집이라고 써 놓았군요.
중국집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오가리 칼국수/수제비. 055-542-4479"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값도 저렴하게 칼국수가 4천원씩이고 파전이 6천원입니다.
시켜 놓고 보니 양이 너무 많아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섭니다.
푸짐하게 먹고 14,000원을 계산하고 나오는데
사장님께서 명함을 하나씩 주시면서
다음에 올 때도 꼭 찾아달라고 하십니다.
다음 목적지는 해군기지사령부(통해역)입니다.
지금 14:30인데 기지사령부와 경화역을 다 보려면
빠듯할 것 같아서 택시를 타려고 보니 택시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택시도 없고 해서 일단 가는데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좀 걸어가다 보니 차가 많이 밀리는군요.
둘이서 택시 안 타기를 잘 했다고 말하면서 좀 걷다 보니
어느새 북원로터리까지 왔습니다.(20분 소요)
기지사령부 들어가는 시내버스를 탈까 했는데
호진선생이 사진 찍으려면 걷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하길래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걸어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영내를 들어가자 제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벚꽃이 아니라
통해역으로 들어가는 철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영내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경고문과
일정 간격으로 서 있는 군인들 때문에
소심한 저는 그냥 구경만 하기로 합니다.
전혀 사진을 안 찍은 것은 아니고..몰래 몰래 한 장씩..
통해역 맞은 편에 있는 손원일 제독 동상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서 북원로터리로 돌아와서
경화역까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로터리를 통과하자마자
밀리기 시작하는 차량의 행렬..
우리의 센스 있는 기사님께서 우회도로를 적절히 활용하여
경화역까지 1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15:40).
3,200원을 주고 택시에서 내려서 경화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통근열차를 타고 들어올 때도 경화역에 사람이 많았었는데
아침보다 더 많은 것 같군요.. 특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철길에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
창원에서 진해 들어오는 열차가 16:00과 16:23에 있으니까
(임시열차 포함)
경화역에는 16:15~20 / 16:35~40 정도에 지나갈 듯 합니다.
멋진 경화역 사진을 찍고 열차가 통과할 시간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16:15분이 좀 넘어서 통근열차가 천천히 등장합니다.
기차가 경적을 울리자 사람들이 놀라서 피하는데
일부 개념없는 사람들은 사진을 찍겠다고 기차가 들어오는데도 피하지 않는군요.
결국은 열차가 살짝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합니다.
제 카메라가 별볼일 없어서 사진이 별로 맘에 안 드는군요.
새마을호가 들어오면 잘 찍어 봐야지..
호진선생은 아까 그 열차 가로막은 사람 때문에
사진 못 찍었다면서 화가 났습니다.
25분 정도 사진 찍을 다른 포인트를 찾아서
구도를 잡고 좀 기다리니 잠시 후 새마을호가 등장합니다.
평소에 제가 입환할 때
열차가 지나가는데 무단으로 철길 건너는 사람이 있으면
"열차!!" 하고 큰 소리로 외치곤 했는데
새마을호가 등장하자 저도 모르게 "열차!!"하고 소리를.. ㅎㅎ
오호~~ 이번에 찍은 사진은 잘 나온 것 같습니다.
경화역 열차 통과 사진도 찍고 시간도 얼마 없어서
다시 진해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경화역을 나오자 길은 넓은데 지나가는 택시가 한 대도 없습니다.
마침 107번 시내버스가 지나가는데 빈 자리가 많습니다.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달려서
진해역 바로 전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차가 밀려서 진해역 앞까지는 갈 수 없다고 합니다.
마트에 들어가서 열차에서 먹을 음료수를 사서 진해역으로 갑니다.
시간 여유가 30분 정도 있었지만 하루 종일 걸었더니 피곤해서
새마을호 안에서 출발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새마을호에 승차하니 LCD 모니터가 다 떨어져 있군요.
30분이 금방 지나가고 열차가 출발하기 시작합니다(17:40).
신창원을 지나 창원역 출발할 때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 보니 열차가 경산역에 정차하고 있군요.
동대구역을 정시(19:30)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햄버거 하나씩 먹고
20:07 KTX열차에 승차합니다.
서울역에 도착(21:48)해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호진선생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면서 급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오늘이 월요일.. 23:15에 개그야 하는 날이군요.
전화기를 안 가지고 다니는 관계로 공중전화에 가서
개그야 때문에 빨리 가야 한다고 말하고 전철 타고 집에 왔습니다.
미리 말도 안 하고 와서 호진선생한테 미안하지만
볼건 봐야 하기 때문에.. ㅡㅡ;
더 우울한 사실은 FTA 타결 특집방송 때문에
개그야가 방송되지 않았다는 사실......
여행 사진은
http://www.cyworld.com/Baechujangsa
첫댓글 사진이 아주 멋지시구려. 부럽네......
머.. DSLR 가지고 다니는 분들에 비하면.. ㅎㅎ 14일 여수 불꽃축제는 어떠신지?? (본인은 친구랑 가기로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