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에 개장한 서귀포 치유의 숲은 해발 320~760m에 위치하고,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하고 있다. 특히, 평균 수령 60년 이상의 전국 최고의 편백 숲이 여러 곳에 조성되어 있다.
하루 입장객을 600명으로 제한해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하지만 입장객이 많지 않을 때는 예약하지 않고도 입장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치유의 숲이라 제주 사람들도 틈만 나면 수시로 찾는다는 자연의 보고다.
비 때문인지 입장객이 많지 않아서 예약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10시경 현장에 도착하니 비가 더 많이 내린다. 구내매점에서 우의를 사 입고 입장했다.
숲길이 대부분 야자 매트를 깔아놓아 비가 내려도 걷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코스가 다양해 적당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중간에 있는 힐링센터에서 되돌아간다. 그러나 이왕 온 김에 욕심을 내어 시오름 정상으로 향했다. 전망대가 있는 해발 760m 정상가는 길에는 마지막 200m 정도 경사가 있고 비에 젖은 나무계단이라 오르기 힘들었다.
막상 시오름 정상 전망대에 도착해 보니 비구름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날이 맑을 때는 전망이 아주 좋다는데... 주변에 우리 부부 외에는 아무도 없어 비가 내리는 데도 전망대 의자에 앉아
둘이 점심을 먹으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하산할 때는 비에 젖은 나무계단에 미끄러져 정신이 번쩍나게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고.....
비가 내리고 안개가 심한 상황이라
산길에서 비가 내리니 차분하게
숲을 즐기려는 마음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돌아가는 버스 시간이 넉넉해 조바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 숲속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한데 어울려 멋진 교향곡을 들려주었다. 비가 내리는데도 밤꽃 향기가 진동한다.
치유의 숲에 왔는데 조용히 걸으며 숲과 친밀하게 대화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눈은 카메라에 담을 걸 찾느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빗속에 좋은 사진 담으려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이지 제대로 된 사진을 담을 수 없었다.